'직장인 은메달리스트' 주재훈, "자세는 유튜브로, 대회는 휴직 내고" [오!쎈 인터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10.04 13: 55

"오늘을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한국 양국 주재훈-소채원 조는 4일 오후 12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에서 인도 오야스 프라빈 데오탈레-조티 수레카 벤남과 맞대결을 펼쳐 158-159로 패배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값진 은메달을 추가한 주재훈-소채원이다.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소채원(현대모비스)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한국 양국 주재훈-소채원 조는 4일 오후 12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에서 인도 디오탈레 오하스-벤남 조티와 맞대결을 펼쳐 158-159로 패배했다.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소채원, 주재훈이 시상대에사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04 / ksl0919@osen.co.kr

경기 종료 후 만난 소채원은 "우선은 은메달을 걸 수 있어서 굉장히 값지고 귀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결과인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주재훈은 "저도 서채원 선수와 같은 생각"이라며 "정말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저희 연습 때 점수만큼 충분히, 그리고 떨림 없이 경기를 진행했다고 생각하고 결과도 정말 만족한다. 하지만 남은 단체전 경기가 있어서 그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주재훈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는 '직장인'이다. 엄연히 본업이 있는 주재훈이지만, 이날 만큼은 태극 마크를 단 국가대표 선수로 소채원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며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주재훈은 "제가 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못 하셨을 건데 그래도 응원은 정말 열심히 해 주셨다. 지역사회분들, 그리고 가족분들, 회사 관계자분들 정말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이 영광을 같은 가족분들에게, 또 지역사회분들, 회사 관계자분들에게도 함께 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주재훈은 지역 사회가 어디인지 묻는 말에 "경북 울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회사 승진과 은메달 중 더 좋은 것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주재훈은 "죄송하지만, 은메달이 더 좋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주재훈은 "사실 이전 국제대회를 총 세 번 뛰어봤다. 3등 안에 들어야만 단체전을 뛸 수 있다. 그런데 전 매번 그 4등만 했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예선전 1위로 아시안게임 신기록까지 세우고 그다음에 혼성 단체전 개인전 자격까지 얻게 돼서 '이건 정말 천운의 기회다' 그리고 '다시 없을 기회니까 정말 최선을 다하자' 이런 마음으로 임했다. 그랬더니 오늘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남은 단체전 경기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주재훈은 동호회에서 처음으로 활을 잡았다. '선수로 일찍 시작할걸' 하는 후회는 없을까. 주재훈은 "선수분들 스케줄이 비유하자면 군대식이었다. 만약 제가 선수로 시작했으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냐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좀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선수들 같은 경우는 좀 억제되는 부분이 있다. 오히려 저는 그런(자유로운) 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노력도 많이한 주재훈이다. 그는 "주로 해외 선수들 영상 유튜브를 통해서 봤다. 자세나 장비 튜닝 방법 그리고 멘털 관리 방법을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도움받았다. 각종 협회 대회나 동호인 대회를 직접 뛰면서 쌓은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주재훈은 "오늘을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국제대회 첫 메달이기도 하고 영광스러운 아시안게임 첫 메달이기도 하다. 정말 잊을 수 없고 이건 정말 가보로 남겨야 될. 그런 수준"이라며 감격했다.주재훈은 "열정과 노력을 조금 기울인다면 본인의 적성을 찾을 수 있다. 적성을 찾은 뒤 꾸준히 노력하면 전문 선수 못지 않는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국제대회도 충분히 해외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기량을 보유할 수 있는...그리고 저희 사실 우리나라 국민들을 활의 민족이라고 한다. 분명히 이 주변에서도 활을 잡은 순간 '이건 내 길이다' 싶을 정도로 양궁에 소질 있으신 분이 있을 거다. 시작하지 않으면 결과도 없듯이 시작이 정말 반"이라고 강조했다.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소채원(현대모비스)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한국 양국 주재훈-소채원 조는 4일 오후 12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에서 인도 디오탈레 오하스-벤남 조티와 맞대결을 펼쳐 158-159로 패배했다.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소채원, 주재훈이 메달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04 / ksl0919@osen.co.kr
주재훈은 "우리 와이프 애들 키우느라 고생 많지. 메달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고 상금은 (좋아할 것 같다). 우리 현수랑 태준이 그렇게 뒷바라지 해주고 못난 남편 이렇게 혼자 국제대회도 이렇게 뛸 수 있게 뒷바라지 해줘서 정말 고맙고 이거는 정말 남들과...정말 천생연분을 만났다. 그런 생각이고...정말 고맙고 집에 가면 정말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정말 고마운 것 같아. 사랑하고"라며 집을 지키고 있는 아내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전했다.
뒤이어 그는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텐데 이렇게 휴직 처리까지 해주시고 국제대회 무대까지, 국가대표 선발 후 국가대표 자격을 유지하게 해주시고 그다음 국제대회까지 참여하게 해 주신 회사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아직 경기가 남았지만, 값진 결과로 꼭 보답하겠다"라며 자신을 배려해준 한국수력원자력에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한편 주재훈의 복직은 2024년 3월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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