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활잡이'와 '직장인 궁사'가 쏜 '은빛 드라마' [오!쎈 항저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10.05 06: 05

두 선수 모두 출발은 늦었다. 하지만 아시아 최고의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다.
한국 양국 주재훈-소채원 조는 4일 오후 12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에서 인도 오야스 프라빈 데오탈레-조티 수레카 벤남과 맞대결을 펼쳐 158-159로 패배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주재훈-소채원은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소채원(현대모비스)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한국 양국 주재훈-소채원 조는 4일 오후 12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 컴파운드 결승전에서 인도 디오탈레 오하스-벤남 조티와 맞대결을 펼쳐 158-159로 패배했다.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소채원, 주재훈이 메달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04 / ksl0919@osen.co.kr

리커브와 달리 기계식 활로 승부하는 컴파운드는 세트 스코어가 아닌 각 발당 점수를 합산해 승패를 가린다. 같은 조에 속한 남녀 두 선수는 각각 8발, 총 16발을 쏜다. 총 4세트로 치러지며 한 세트마다 4발을 쏜다.
두 선수는 비교적 활을 늦게 잡은 늦깍이 궁사들이다. 주재훈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는 '직장인'이다. 엄연히 본업이 있는 주재훈은 동호회에서 양궁을 시작했다.
소채원도 남들보다 시작이 느렸다. 일반적으로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활을 접하고 훈련에 돌입하지만, 소채원은 고등학교때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에 입문했다.
남들보다 느렸지만, 아시아 최고 무대에서 2위 자리에 올라선 이들이다. 경기종료 후 주재훈은 "제가 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못 하셨을 건데 그래도 응원은 정말 열심히 해 주셨다"라며 "주로 해외 선수들 영상 유튜브를 통해서 봤다. 자세나 장비 튜닝 방법 그리고 멘털 관리 방법을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도움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소채원은 "중학교 때 학교에 양궁부 동아리가가 있었다. 양궁학교 출신 체육 선생님이 계셔서 그분께 배우다가 진로를 정할 때쯤에 '양궁 학교 한번 가볼래?' 제안하셨다"라고 전했다.
주재훈은 오히려 동호회에서 시작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분들 스케줄이 비유하자면 군대식이었다. 만약 제가 선수로 시작했으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다"라며 "좀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선수들 같은 경우는 좀 억제되는 부분이 있다. 오히려 저는 그런(자유로운) 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작은 늦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정상에서 만났다. 합을 맞춰 값진 은빛 드라마를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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