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도 못한 한화 최초 고졸 신인 100안타, 고교 후배가 해냈다 "레전드 분들처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10.05 08: 40

김태균도 하지 못한 한화 고졸 신인 최초 100안타 기록을 천안 북일고 후배 문현빈(19)이 해냈다. 
문현빈은 지난 2일 대전 NC전에서 5회 태너 털리에게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시즌 100안타를 돌파했다. 7회 중전 안타로 1개 더 추가한 문현빈은 KBO리그 역대 7번째 고졸 신인 10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문현빈에 앞서 1994년 LG 김재현(134개), 1995년 삼성 이승엽(104개), 1996년 현대 박진만(102개), 1999년 해태 정성훈(107개), 2017년 넥센 이정후(179개), 2018년 KT 강백호(153개)가 이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사에 남은 레전드 선수들과 천재로 불리는 현역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화 문현빈. 2023.08.20 / dreamer@osen.co.kr

한화 문현빈. 2023.08.20 / dreamer@osen.co.kr

한화 구단 최초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2001년 20홈런을 폭발하며 신인왕을 차지한 영구결번 레전드 김태균도 첫 해 안타는 82개로 100개를 넘지 못했다. 당시 김태균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5월말부터 1군에서 주전으로 뛰어올랐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54타점 OPS 1.085로 단기간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주면서 신인왕을 따냈다. 
신인 시절 김태균 같은 거포는 아니지만 문현빈은 타격 재능을 인정받아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에 생존했다. 올 시즌 127경기 타율 2할5푼5리(396타수 101안타) 4홈런 44타점 OPS .660으로 순수 신인 중 최다 안타, 홈런, 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중반까지는 중견수로 뛰다 8월 중순부터 주 포지션인 2루수로 들어와 풀타임 규정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규정타석 순수 신인도 문현빈과 김민석(롯데) 둘뿐이다. 
문현빈은 “100안타 기록을 달성하신 분들을 봤는데 다 KBO리그에 이름을 남기신 레전드 분들이시더라. 저도 거기에 이름을 같이 올릴 수 있어 기쁘다. 나중에 다른 후배들이 이런 기록을 달성했을 때 저도 본받을 수 있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90안타를 넘긴 뒤 기록이 의식됐다. 욕심도 나고 그랬는데 그럴수록 투수와 타이밍에 집중하려고 했다. 100안타로 가는 과정에서 또 배웠다. 기록이 걸려있을 때 멘탈적으로 신경쓰지 않고 타석에서 차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시즌을 시작할 때는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그게 쌓이다 보니 기록도 따라온 것 같다”며 “체력이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아직 노하우는 없다. 계속 해봐야 한다. 이제 한 시즌을 치른 신인이고, 더 많은 경기를 치르다 보면 저만의 노하우가 생길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한화 문현빈이 역전 우월 스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오선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9.10 / dreamer@osen.co.kr
한화 문현빈. 2023.09.23 /jpnews@osen.co.kr
2루수로 들어온 뒤 확실히 타격감도 살아났고, 수비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낯선 중견수로 계속 뛰다 2루수로 들어와 처음에는 다시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문현빈은 “이제 진짜 많이 적응됐다. 불편한 것도 없고,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수비 부담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달 21일 대전 KIA전에선 1회 수비에서 몸을 날려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빠뜨려 실점으로 이어지는 안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최원호 한화 감독이 2회 곧바로 질책성 교체를 했다. 문현빈은 “감독님께서 파이팅 있는 모습을 원하셨다. 신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도 많이 느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메시지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현빈은 시즌 후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한다. 최원호 감독은 캠프 때 많은 훈련량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수비 쪽에서 집중 연습을 예고했다. 2루 자리에서 선배 정은원과 경쟁도 계속 이어간다. 신인 정안석, 황영묵도 2루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문현빈은 “선배님들께 마무리캠프에서 실력이 많이 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훈련량은 걱정하지 않는다. 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가서 많이 배우고 준비 잘하면 내년에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한화 문현빈. 2023.09.29 / foto0307@osen.co.kr
한화 문현빈. 2023.06.15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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