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일본 제물로 ‘세 마리 토끼’ 사냥 열망 불태워[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3.10.06 06: 20

2023년 10월 7일 밤 9시. ‘운명의 한판’이 펼쳐진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남자축구에서,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황선홍호’의 마지막 항해다. 하나 남은 암초인 ‘숙명의 맞수’ 일본을 제치고 희망봉에 ‘금빛 닻’을 내리며 항행(航行)을 마무리할지 이목을 모으는 최후의 일전이다.
황선홍호는 화룡점정의 열망을 불사른다. 결승전에서, 마지막 한 점을 훌륭하게 찍어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사로잡겠다는 야망에 가득 차 있다. 아시안 게임 최초 3연패(覇)를 디딤돌로 최다 등정 경신(5→6회)의 꿈을 이루겠다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울러 각급 대표팀 맞겨룸에서 이어지는 ‘연패 고리’를 끊고 전통의 강세를 되살리는 한편, 새로운 한-일전 양상의 첫걸음을 내딛겠다며 왕성한 전의를 불태운다.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시작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10.04 / dreamer@osen.co.kr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렸다.경기 시작을 앞두고 한국 황선홍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3.10.04 / dreamer@osen.co.kr

4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렸다.전반 한국 정우영이 다시 앞서가는 골을 작렬시킨 뒤 이한범과 기뻐하고 있다. 2023.10.04 / dreamer@osen.co.kr

황선홍호이 우즈베키스탄마저 잡아내면서 마지막 숙명의 한일전 결승에 나서게 됐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4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강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서 정우영의 멀티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경기를 마치고 결승에 진출한 한국 백승호를 비롯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3.10.04 / dreamer@osen.co.kr

황선홍호이 우즈베키스탄마저 잡아내면서 마지막 숙명의 한일전 결승에 나서게 됐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4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강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서 정우영의 멀티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경기를 마치고 한국 선수들과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04 / dreamer@osen.co.kr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황선홍 감독. 2023.10.01 / dreamer@osen.co.kr
마지막 한판에서, AG 3연패-최다 등정-일본전 연패 고리 차단 노려
한국 축구와 아시안 게임은 인연의 끈으로 엮여 있다. 대회 최다 우승이 입증한다. 1970 방콕 대회에서 버마(현 미얀마)와 함께 정상에 오른 이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모두 다섯 번이나 금 고지를 정복한 한국이다. 물론 최다 등정이다.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뜻한 대로 우승하면 우리나라가 보유한 기록에서 한 걸음 더 올라서는 금자탑을 쌓는다. ‘아시아 맹주’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곧추세울 수 있다.
또 한 마리의 토끼는 아시안 게임 남자축구 사상 첫 3연패다. 2014 인천 대회(‘이광종호’)-2018 대회(‘김학범호’)에서 거푸 금빛 항해의 개가를 올린 한국 U-23대표팀이다. 지금까지 2연패를 이룬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현 차이니즈 타이베이)과 버마와 이란뿐이다. 대만은 1954 마닐라 대회와 1958 도쿄 대회에서, 버마는 1966 방콕 대회와 1970 대회에서, 이란은 1998 방콕 대회와 2002 부산 대회에서 각각 2회 연속 우승한 바 있다.
[사진]OSEN DB.
36년 만에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남과 북. 120분 혈투 속에 마지막에 웃은 쪽은 북이 아닌 남이었다.이광종 감독이 지휘하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일 인천문학경기장서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북한과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 승리를 거뒀다. 28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 한국은 이날 북한을 제치고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한을 풀었다.축구대표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마지막 토끼는 각급 대표팀 연패 고리 절단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A대표팀을 비롯해 U-23대표팀과 U-17대표팀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거푸 쓴잔을 들었다. 우위를 지킨 U-20대표팀을 제외하면 연패의 나락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표 참조). 통산 전적에서 강세를 보이며 한 수 아래로 볼 수밖에 없었던 발자취를 찾아보기 힘들게 된 요즘이다.
한 나라 축구를 대변하는 A대표팀마저 2연패의 위기에 맞닥뜨렸다. 2021년 3월에 열린 친선 경기와 2022년 7월에 맞붙은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서 거푸 0-3의 쓴맛을 봤다. 2019년 12월에 벌어진 역시 EAFF E-1 챔피언십 승리(1-0)가 마지막으로, 3년 10개월 동안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했다.김학범호의 와일드 카드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 꼭 어울리는 문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서 일본과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했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의 천금 선제골과 연장 전반 11분 황희찬의 결승골을 더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경기 후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 관계자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sunday@osen.co.kr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했다.김학범호의 와일드 카드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 꼭 어울리는 문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서 일본과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했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의 천금 선제골과 연장 전반 11분 황희찬의 결승골을 더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sunday@osen.co.kr
반대로, U-20대표팀은 3연승을 질주했다. 2016년 5월 수원 JS컵 U-19 국제 대회(1-0 승)부터 올 8월 2023 SBS컵 국제 대회(1-0승)까지 패배를 몰랐다. 9년 전인 2014년 10월에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 패배(1-2 패)가 마지막이다.
그러나 이번 항저우 대회에선, 다른 모양새가 펼쳐지리라 자신하는 황선홍호다. 이 대회 준결승전까지 옮긴 발걸음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다. 전문가들도 한국의 승리를 내다본다. 2018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과 자웅을 겨뤄 2-1로 개가를 올리며 금빛으로 인도네시아 하늘을 수놓았던 추억도 한국의 우승 낙관론에 힘을 실어 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막강의 공격력을 뽐내며 파죽지세의 6연승을 내달려 왔다. 그룹 스테이지(E) 3경기에서 16득점 무실점을, 녹아웃 스테이지 3경기에서 9득점 2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총 6경기 25득점 2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4.2득점 0.33실점의 공수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전력을 보였다. 9년 전, 한국의 5회 우승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자취를 남긴 ‘이광종호’가 7전 전승을 거두며 올린 13득점 무실점 전과를 훨씬 뛰어넘는 전적이다.
일본도 제법 위력 있는 공격력과 잘 짜인 수비력을 보이며 5연승했다. 그룹 스테이지(D) 2경기에서 4득점 1실점을, 녹아웃 스테이지 3경기에서 13득점 1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총 5경기 17득점 2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3.4득점 0.4실점의 전력을 나타냈다.
황선홍호가 16강 상대 키르기스스탄에 5골을 퍼부으면서 8강으로 향했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진화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6강을 치러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8강에 진출했다.경기를 마치고 한국 이강인-송민규-정우영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3.09.27 / dreamer@osen.co.kr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렸다.전반 한국 송민규가 팀 두번째 골을 작렬시킨 뒤 황선홍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2023.10.01 / dreamer@osen.co.kr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전을 치르며 정신력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플레이를 2-1로 잠재우며 전력을 재점검하고 아울러 정신 재무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황선홍호가 마지막 파고를 넘기고 세 마리 토끼를 획득하는 데엔, 또 하나의 깊은 의미가 깃들어 있다. 출범(2021년 9월) 후 처음 맞이하는 희망봉이다. 그곳에 닿아 승전고를 울리며 개선가를 소리 높이 부를 황선홍호의 그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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