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앞에서는 맨유 FW도 꼼짝 못해...여기에 세트 피스서 자책골 유도 [오!쎈 상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3.10.13 22: 04

차원이 다르다. 공수에서 말 그대로 한 수 위의 존재감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국가대표 친선경기서 이강인의 멀티골 슈퍼 활약을 앞세워 4-0으로 승리했다.
이강인 덕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에 부임하고 드디어 홈 첫 승을 신고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첫 5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월 A매치 첫 경기 콜로비아에 2-2로 비겼고 우루과이에는 1-2로 패배했다.

6월 만난 페루에는 0-1로 패배를 기록했고 엘살바도르와는 1-1로 비겼다. 9월에 마주친 웨일스에는 0-0으로 비겼다. 그나마 첫 승리는 웨일스와 맞대결 직후 만난 사우디아라비아전 원정이었다. 당시 한국은 전반 32분 터진 조규성의 결승 골로 승리,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첫 번째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손흥민-황희찬-이강인-김민재 등 주전 멤버들이 유럽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기에 분발이 요구됐다. 여기에 홈팬들 앞에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기에 이번 튀니지전에 거는 기대가 컸다. 전반은 여전한 최악의 내용이었으나 후반전 이강인의 슈퍼 활약으로 홈팬들에게 첫 승을 신고하게 됐다.
이날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서 주장 손흥민은 경기에서 빠졌다. 대신해서 주장 완장을 찬 것은 '철벽' 김민재. 태극 전사의 주장으로 나선 그는 쉽지 않은 강호 튀니지 상대로도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면서 월드 클래스 수비수라는 것을 제대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김민재의 클래스는 경기 내내 나왔다. 그래도 누구나 이 장면에서 감탄했을 것 같은 모습이 포착됐다. 바로 전반 40분에 나온 메브리 한니발과의 대결. 한니발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망주로 최근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을 정도로 주목받는 선수다.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인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한니발도 김민재 앞에서는 숨도 쉬지 못했다.
전반 40분 한니발은 튀니지가 상대 공격을 차단하자 패스를 받아 그대로 오른쪽 측면으로 치고갔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인해서 다른 수비수들이 제쳐질 것 같은 순간. 김민재가 더욱 빠른 속도로 다가와서 저지했다. 그는 한니발을 그대로 개인 기량에서 압도하면서 농락하듯 역습을 막아냈다.
여기에 전반 45분 한니발이 다시 패스를 시도하려고 하자 발빠르게 공을 찾아내서 공격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한니발 입장에서는 벽을 느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철저하게 막혔다. 다른 튀니지의 공격도 모두 김민재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김민재가 달라붙자 상대적으로 체격 조건이 떨어지는 튀니지 공격수들이 제 힘을 보여주지 못할 정도였다. 
김민재 압도적인 신체 조건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서도 돋보였다. 그는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자로 잰듯한 왼발로 올린 코너킥을 그대로 헤더로 찍어 눌렀다. 다흐만이 반응조치 하지 못하면서 세 번째 골로 이어졌다. 이강인의 킥만큼이나 김민재의 압도적인 개인 기량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다만 이 골은 김민재의 골이 아닌 메리아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하지만 김민재의 지분이 90% 이상이었다. 공수 모두 맹활약하면서 김민재는 자신이 대체할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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