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안 했으면 어쩔 뻔…꼴찌→기적의 2위 이끈 ‘무패 승률왕’ “LG를 무찌르고 싶다는 생각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0.15 11: 00

“쿠에바스가 돌아온 게 가장 컸다.”
KT 이강철 감독은 최근 정규시즌을 결산하는 자리에서 기적의 2위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꼽았다. 
KT의 2023시즌은 쿠에바스가 오기 전과 후로 나뉜다. 새 외국인투수 보 슐서를 비롯해 KT가 자랑하는 선발진이 동반 침체에 빠지며 6월 초 꼴찌 수모를 겪었지만 6월 중순 쿠에바스의 복귀와 함께 마법 같이 순위가 올라갔다. 2년 전 통합우승을 이끈 에이스가 마운드의 중심을 잡으며 막강 선발야구를 이끈 결과였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backlight@osen.co.kr

현장에서 만난 쿠에바스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각자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2위를 해낼 수 있었다. 이 팀에 내가 속해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며 “내가 합류했을 때 팀이 처져있는 상황이었다. 분위기를 일으키고 동료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게 내 역할이었는데 그런 부분이 팀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면 충분히 만족한다. 난 이 팀에서 광대 역할도 한다”라고 한 시즌을 결산했다. 
2위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에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쿠에바스는 “감독님이 그런 말을 해주셔서 영광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역할을 잘해줬기 때문에 2위를 한 것이다”라며 “KBO리그의 경우 시즌 초반에는 순위가 큰 의미가 없다. 이 곳은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순위가 낮았어도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역할을 잘하다보니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쳤다”라고 전했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OSEN DB
그러면서 “클럽하우스에서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면 나가서 좋은 경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우리 팀은 가족 같은 팀 분위기가 클럽하우스에 형성돼 있다. 서로 대화가 너무 잘 통한다. 우리 팀의 분위기 또한 2위의 큰 원동력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2019년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한 쿠에바스는 3년차인 2021년 KBO리그 35년 만에 열린 삼성과의 타이브레이커를 승리로 이끈 뒤 한국시리즈에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당시 KT의 우승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며 승승장구했다.
쿠에바스는 2022시즌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45를 남기고 부상을 당하며 KT를 떠났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로 향해 감각을 끌어올렸고, 지난 6월 9일 총액 45만 달러에 슐서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컴백했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OSEN DB
쿠에바스의 재영입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됐다. 6월 17일 수원 삼성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쿠에바스는 18경기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위력투를 뽐내며 1992년 오봉옥(13승), 2002년 김현욱(10승)에 이어 KBO리그 역대 3번째 무패 승률왕을 확정했다. 외국인선수로는 최초였다. 8월 5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0의 압도적인 투구로 월간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비결을 묻자 “이 팀에는 어메이징한 동료들이 뒤에 있다. 난 내 역할을 했을 뿐이다. 점수를 많이 뽑아준 야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OSEN DB
KT는 오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준플레이오프 승리팀과 대망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쿠에바스를 필두로 2021년 통합우승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 우승반지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쿠에바스는 “가장 중요한 건 승리하는 것이다. 한국시리즈에 가기 전에 플레이오프 거쳐야하는데 그걸 통과해서 LG를 이기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머릿속에 LG를 무찌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다”라고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국시리즈에 가게 된다면 최대 내달 15일까지 초겨울 야구를 해야 한다. 취재진이 추위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쿠에바스는 “미국에서 눈이 올 때도 던져봤다. 올해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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