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호형 바라기' 김진수의 악담(?) "5경기 다 져서 오래 기억에 남길"[오!쎈 현장]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0.18 12: 50

김진수(31, 전북 현대)의 눈엔 이근호(38, 대구FC)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가 은퇴를 앞둔 선배 이근호를 향해 살벌한 농담을 던졌다.
2023시즌 K리그1 파이널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가 18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렸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김기희를 포함해 파이널A에 진출한 6개 구단(울산, 포항, 광주, 전북, 대구, 인천) 감독과 주장단 선수들이 참석했다. 120여 명의 팬들도 함께하며 행사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사진] 은퇴를 앞둔 이근호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김진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은 김기동 감독과 김승대, 광주는 이정효 감독과 안영규, 대구에선 최원권 감독과 은퇴를 앞둔 이근호, 인천은 조성환 감독과 오반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전북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과 홍정호 대신 발레리우 보르데아누 수석 코치, 김진수가 자리했다.
[사진] 김진수와 발레리우 수석코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지막 5경기를 앞둔 각오와 가장 위협적인 상대, 올 시즌 가장 아쉬웠던 순간 등 여러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김진수의 머릿속엔 온통 이근호뿐이었다. 그는 어떤 질문이 나와도 이근호 이름을 꺼내며 모두를 웃게 했다.
김진수는 가장 위협적인 팀을 뽑아달라는 말에 "발레리우 수석코치님은 광주FC를 뽑았다. 개인적으론 내가 뛰었을 때 광주에 진 적이 없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난 대구를 이기고 싶다. 근호 형이 선수로서 몇 경기 남지 않았다. 선배니까 마지막을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대구에 선전 포고를 날렸다. 이를 들은 이근호도 어이없다는 듯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진수는 "현실적 목표는 3위라고 생각한다. 포항이 다 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나도 포항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대구가 다 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근호 형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다 지길 바란다"라며 모두를 웃게 했다. 악담(?)을 들은 이근호와 최원권 대구 감독마저 웃을 수밖에 없는 입담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근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이틀 전 은퇴 결정을 발표하며 프로 데뷔 후 20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남은 5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뛰고 웃으며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근호는 이날도 "아직까진 실감 나지 않는다. 마지막 경기가 돼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마지막이란 단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더 힘을 쏟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오랫동안 함께한 이용래 플레잉 코치를 위한 메시지도 남겼다. 이근호는 "(이)용래가 날 많이 원망하고 있다. 대구에 와서 3년째 열심히 뛰어주고 있다. 사실 내가 용래보다 1살 더 많다. 내가 동안이라 많은 팬분들이 오해하고 있더라"라며 "용래가 내게 많이 의지하고 있었는데 올해까지 한다고 하니까 많이 섭섭해하고 걱정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용래는 정말 열심히 하고 성실한 선수인 만큼 앞으로도 플레잉 코치로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근호는 당분간 육아에 집중하며 지도자 생활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가장 첫 번째는 육아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났다. 옆에서 같이 케어하고 싶다"라며 "나름 육아가 체질인 것 같다. 아직까진 재밌다. 해보려고 많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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