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연봉 79억원, 롯태형의 탄생과 SBS 중계팀의 완승
OSEN 백종인 기자
발행 2023.10.25 09: 40

[OSEN=백종인 객원기자] 지난 14일이다. 베어스가 트윈스를 잡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 경기는 SBS Sports가 실황을 전했다. 정우영 캐스터, 김태형 해설이 마이크를 잡았다. 끝나고 이승엽 감독과 그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우영 “두산이 거의 일주일가량을 매 경기 포스트시즌과 맞먹는 압박감 속에 게임을 치르고 있는데,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는지.”
이승엽 “조언보다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양의지 선수도 지명타자가 아닌 포수를 계속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중요한 시점이니까 양의지 선수가 팀을 위해서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형 신임 감독이 24일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활짝 웃으며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 foto0307@osen.co.kr

김태형 “아~ 미리 쳐놓고 가네요(모두 웃음). 그런데 선수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지만, 감독 스트레스도… 이거는 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그다음이다. 의미심장한 캐스터의 말이 이어진다.
정우영 “오늘이 공교롭게도 이승엽 감독이 해설위원 시절 ‘플레이오프 때 뵙겠다’고 하고, (두산 감독으로 결정돼) 이젠 다시 안 온 그날이거든요. 그런 날 또 의미 있게 중요한 승리를 만드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14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이승엽 감독이 SBS Sports 중계팀과 인터뷰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SBS Sports 캡처
당시만 해도 김태형 감독의 거취에 대해 ‘설’만 무성할 때다. 이른바 ‘단독’ 보도도 나오기 전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후 김 위원은 중계석에 앉지 못했다. 이날이 해설위원으로 고별 방송이 된 셈이다.
아무튼.
롯태형의 탄생은 몇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일단은 SBS 중계팀의 완승(?)이라는 점이다. 2년 연속 감독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게다가 프런트 요직까지 나왔다. 2015년부터 9년간 활약하던 이종열 위원이 직장을 옮겼다. 삼성 라이온즈 단장으로 취임한 사실이다.
최근 방송 해설자들이 현장 요직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많다.
작년만 해도 2명이 감독으로 취임했다. 트윈스 염경엽(KBS N Sports→LG)과 베어스 이승엽(SBS Sports→두산)이다. 공교롭게도 빈 자리는 류지현(LG→KBS N Sports)과 김태형(두산→SBS Sports)이 맡았다. 초유의 방송사와 야구단 간의 맞트레이드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물론 방송사 처지에서는 전력 손실이 크다. 하지만 영전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인사다. 올겨울 상황은 아직 모르지만, 현재까지 비교하자면 SBS측의 완승이 분명하다. (현장으로) 재취업의 아카데미로 불릴만하다.
정우영 캐스터는 최근 SNS에 김태형 감독 취임과 관련해 몇 차례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첫번째는 지난 20일이다.
‘한 시즌 함께 중계하면서 매번 즐거웠고 항상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완벽하게 이해했을지는 모르지만 감독님의 야구관도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 굵직한 철학으로 부산의 오랜 숙원 풀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대체 몇 번의 이별사를 써야하는 걸까요?’
그보다 하루 전에는 이런 얘기도 남겼다.
‘아니, 해설위원 한 분이 나가시는 건데 회사 내 롯데팬 직원들이 환호를 하네요. 이 사람들이 정말 ㅎㅎㅎㅎㅎ. 부산의 마음도 이런가요?’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신임 감독이 24일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들의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 foto0307@osen.co.kr
롯태형의 취임식이 어제(24일) 열렸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다. 당당하게 목표를 밝힌다. “우승이 뉘 집 애 이름도 아니고, 말처럼 쉽게 되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무조건 우승이 목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고는 선수들 자리를 지긋이 쳐다본다. “각오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인터뷰 중 이런 질문이 나왔다.
‘취임 선물에 대한 기대감도 있나.’ 당연히 전력 보강에 대한 얘기다.
해설자 출신의 대답이 다시 한번 웃게 만든다.
“취임 선물은 내가 24억을 받았으면 그건 뭐…(좌중이 빵 터진다) FA를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그건 구단에다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구단에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맞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선물을 받았다. 3년간 매년 6억원씩을 받는다. 계약금은 따로 6억원이 책정됐다. 합계 24억원이다. 이는 현역 감독 중 최고 대우다. KT 이강철 감독과 같은 조건이다.
김 감독은 베어스에서 2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첫 임기가 2015~2016년이다. 2년간 7억원의 조건이었다. 두 번째가 2017~2019년이다. 몸값이 껑충 뛰었다. 3년간 20억원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3년이 연장된다. 2020~2022년이다. 이 때는 28억원이 됐다. 현재까지 KBO 최고액이다.
두산 감독 8년간 연봉과 계약금을 합하면 5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번 롯데와의 금액을 보태면 총액은 79억이 된다. 웬만한 FA 선수 못지않은 금액이다. 어쩌면 3년 뒤에는 100억원을 돌파하는 최초의 감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태형 감독이 24일 열린 취임식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포스트시즌 진출과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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