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승·2000이닝' 좌완 투수의 은퇴, 베테랑들 고민 깊어지는 찬바람 부는 시기 왔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10.28 20: 20

개인 통산 132승 투수가 은퇴를 결심했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아직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찬바람 부는 계절에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던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132승 투수’ 장원준(38)이 20년간 정든 마운드와 작별한다. 두산 구단은 28일 "장원준이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부산고 출신 좌완투수 장원준은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1차지명을 받았고, 2015시즌에 앞서 FA 계약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해 30경기에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며 14년만의 ‘V4’ 1등공신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듬해 2016년에도 27경기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판타스틱4’의 일원으로 통합우승에 앞장섰다.

두산 구단은 28일 장원준이 은퇴한다고 밝혔다. 장원준은 통산 132승과 함께 KBO 역대 9번째 2000이닝 기록을 남겼다. / OSEN DB

두산 장원준. / OSEN DB

장원준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9년간 188경기에서 47승42패1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4.49로 활약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46경기 등판 132승 119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4.28. 올해는 KBO리그 역대 11번째이자 역대 좌완 최고령 130승(37세9개월22일)을 달성했으며, 역대 9번째 2000이닝을 채우는 등 ‘낭만야구’로 팬들의 감동을 일으켰다.
2023년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이 진행된 지난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등판한 장원준은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3회 들어 4실점 후 4회에는 김성현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4실점을 했지만,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준 뒤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박신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그는 5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만들며 개인 통산 2000이닝을 채웠다. KBO 역대 9번째 기록이다. 장원준이 현역으로 남긴 마지막 기록이 됐다.
SSG에서 활약하다 은퇴한 김태훈. / OSEN DB
SSG에서 활약하다 은퇴한 김태훈. / OSEN DB
장원준이 마지막으로 던진 날 SSG 구단에서는 지난 2018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 주역 좌완 김태훈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SSG 구단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5년간 구단의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2018년 역대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한 김태훈 선수의 노고를 격려하고자 은퇴식을 기획했다.
이날 경기 종료 후 기념 선물 및 꽃다발 수여, 선수단 영상 편지 상영, 은퇴 소감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김태훈은 이날 2만명 넘게 모인 팬들 앞에서 은퇴 소감을 말했다.
김태훈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2군에서 2년 정도 오래 있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좋은 후배들이 많다. 이제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결정하게 됐다”고 은퇴를 결심하게 된 때를 되돌아봤다.
후배의 은퇴식을 지켜보던 1982년생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41)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김강민도 SSG가 준플레이오프 3연패로 막을 내린 후 깊은 고민을 할 시기를 맞았다.
두산 장원준. / OSEN DB
두산 장원준. / OSEN DB
장원준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선택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이러한 결심을 했다”며 “FA 계약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해주시고, 부상으로 힘들 때 기회를 더 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장원준처럼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고민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SSG 경우 김강민을 비록해 동갑내기 추신수도 고민하고 있다. 가족과 구단주 등 여러 의견을 듣고 결정할 예정이다.
NC와 KT의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남았고, 이후 LG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도 있다. 2023년 일정이 모두 끝나면 구단마다 선수단 정리를 하게 되는데, 30대 후반, 40대 선수들은 아무래도 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찬바람 부는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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