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모든 것을 배웠다"…스승과 작별에 울먹인 21세 저격수, '포수 조련사' 명장에게는 무엇을 배울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0.31 08: 40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배우고 있다.”
2021년 전국단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손성빈(21)은 올 시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 시킨 시즌이었다. 2021년 입단한 뒤 1년 만에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 일찌감치 병역을 해결했다.
6월 말, 전역한 뒤 곧바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만큼 기대를 모았고 상무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후 손성빈은 1.8~9초대의 메이저리그 포수급 ‘팝타임(포수가 투구를 받은 시간부터 야수 글러브까지 전달되는 시간)으로 ‘도루 저격수’로 떠올랐다. 

롯데 손성빈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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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 코치 /OSEN DB

손성빈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 뛸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겼고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경기에 꾸준히 출장하며 올해를 완주했다. 45경기 타율 2할6푼3리(76타수 20안타) 1홈런) 15타점 OPS .624의 타격 성적. 그리고 도루 저지율은 무려 70%(7개 저지/3개 허용)를 마크했다.
손성빈의 출장 기회는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이 있었고 백업 포수로는 정보근이 버티고 있었다. 대신 손성빈은 1군 최경철 배터리 코치와 경기 전 구슬땀을 흘리면서 기량을 키웠다. 손성빈은 시즌 중 “모든 것을 내려놓고 최경철 코치님이 알려주시는 것을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배우고 있다”라면서 최경철 코치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훈련은 고되지만 그만큼 많이 호흡하면서 정이 쌓였다. 최경철 코치도 손성빈의 상무 시절 경기들을 챙겨보면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고심했고 전역 후 이를 실행했다.
롯데 손성빈 /OSEN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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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올해 경기에 나가면 너무 어렵고 복잡하고 할 게 많았다. 야구를 제대로 알고 느끼면서 하는 게 올해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코치님을 비롯해서 (유)강남이 형에게도 엄청 많이 배웠다.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배우면서 조금씩 풀어나갔던 시기였다”라고 첫 시즌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경철 코치와 손성빈의 인연은 6개월도 가지 못하고 끝났다. 롯데는 한국시리즈 7년 연속 진출에 빛나는 명장 김태형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재편을 시작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물갈이 됐고 최경철 코치와 재계약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손성빈은 “최경철 코치님께 너무 많이 배웠다. 떠나셔서 아쉬웠다”라면서 “사실 통화를 하면서 조금 울먹였다. 이제 막 가까워지고 엄청 배우고 그럴 시기였는데 너무 슬펐다”라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많은 정이 쌓였다.
롯데 손성빈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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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손성빈은 작별의 슬픔과 아쉬움을 잊고 새로운 감독, 새로운 배터리 코치와 함께할 미래를 기대했다. 포수 출신 명장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양의지(두산) 박세혁(NC) 등 베테랑 포수들을 조련하고 길들인 인물.
손성빈은 “김태형 감독님과 빨리 훈련을 해보고 싶다. 포수에 특화된 감독님이시지 않나. 기대가 되면서도 무서우실 것 같다”라면서 “저도 혼날 것은 각오하고 있다. 원래 혼나면서 배우는 게 더 빨리 늘고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엄청 많이 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김태형 감독과 함께할 마무리캠프를 기대했다.
아울러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보필할 배터리 코치로 정상호 코치를 데려왔다. 앞으로 손성빈의 새로운 스승이다. 정상호 코치는 현역 시절 SK와 LG, 그리고 두산을 거치며 1154경기를 소화했다. SK 시절 우승도 경험했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까지 행사한 바 있다. 손성빈은 “새로 오시는 코치님에게도 엄청 배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곧 손성빈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으로 떠난다. “우리 팀 포수진은 리그 최상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김태형 감독은 손성빈의 재능에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대표팁 합류를 위해 팀을 떠나는 게 아쉽다. 김태형 감독은 “방망이 치는 것을 조금만 교정을 하고 싶더라. 힘이 있는 선수인데 힘에 맞는 스윙을 해줬으면 좋겠다. 충분히 장타를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타이밍을 잡고 때리지를 못한다”라면서 타자로서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봤지만 지도할 시간은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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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과 정상호 /OSEN DB
손성빈으로서도 2024년이 중요하다. 김태형 감독은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신예 선수들에게 “지금보다 내년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건 착각이다”라면서 야구적으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성빈 역시도 ‘반짝’선수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는 “어느 부분에 뛰어나다는 것보다 실전에서 확실하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얘가 1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게 당연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해야 할 것 같다. 올해보다 훨씬 더 준비를 잘 할 수 있을 것 것 같다. 앞으로 야구장에서 잘하는 날이 더 많도록 만들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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