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서 KS까지…마법의 여정 이끈 강철매직 “여기까지 생각도 못해…졌지만 지지 않았다” [KS5 일문일답]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13 21: 44

  KT의 기적의 여정이 한국시리즈 5차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KT 위즈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LG 트윈스와의 5차전에서 2-6으로 패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따냈던 KT는 1승 뒤 4연패에 빠지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을 거뒀다. 2021년 이후 2년 만에 창단 두 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1위 LG에 벽에 막히며 다음을 기약했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KT 이강철 감독이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3.11.13 /dreamer.osen.co.kr

5회말 무사 1,3루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고영표를 교체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2023.11.13 / jpnews.osen.co.kr

선발 고영표가 4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 난조를 보이며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1차전에서 트윈스 포비아를 극복했지만 우승까지 1승을 남겨둔 LG 타선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타선도 상대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필두로 한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4번타자 박병호와 외국인타자 앤서니 알포드의 부진이 뼈아팠다.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LG, SSG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된 KT는 예상치 못한 부상자 속출에 모든 플랜이 꼬여버렸다. 필승조 김민수, 주권을 시작으로 배정대, 소형준, 엄상백, 황재균, 박병호, 조용호 등 핵심 선수들이 한 차례씩 부상 이탈하며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KT는 6월 초만 해도 승패마진이 –14까지 벌어진 리그 꼴찌였다. 
KT는 6월 3일 수원 두산전부터 6연승에 성공하며 반등쇼의 서막을 열었다. 6월 15승 8패(전체 1위)에 이어 7월에도 13승 6패(3위)로 선전하며 마침내 5할 승률 그 이상을 달성했고,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8월 19일 대전 한화전 승리로 2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KT는 두 달 가까이 순위를 유지하며 감격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KT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2023.11.13 / jpnews.osen.co.kr
플레이오프 또한 기적 그 자체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NC에 1, 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전부터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역대 3번째 플레이오프 리버스스윕을 이뤄냈다.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플레이오프 3연승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마지막 9회 문상철이 LG 마무리 고우석 상대로 짜릿한 결승 2루타를 때려내며 예상을 뒤엎고 시리즈의 기선을 제압한 것. 
이후 2차전에서도 1회 LG 선발 최원태 상대 4점을 뽑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지친 타선이 추가점에 실패했고, 믿었던 필승조 박영현이 박동원 상대로 뼈아픈 역전 투런포를 허용했다. 
시리즈를 돌아보면 역대급 명승부가 전개된 3차전 패배가 가장 뼈아팠다. 4-5로 뒤진 8회 황재균의 역전타에 이어 침묵에 침묵을 거듭하던 박병호가 역전 투런포를 때려낼 때만 해도 시리즈가 2승 2패 동률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마무리 김재윤이 9회 오지환 상대로 역전 스리런포를 맞으며 승리가 좌절됐다. 결과적으로 KT는 그 경기를 기점으로 힘을 잃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무사 1, 3루 상황 KT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해 선발 고영표를 교체하고 있다. 2023.11.13 / dreamer@osen.co.kr
1승 2패에서 맞이한 4차전. 동력을 잃은 KT는 선발 엄상백과 조기 투입된 김재윤의 난조와 함께 필승조를 아끼고 패전조를 투입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결과는 4-15 대패. 이어 5차전마저 믿었던 고영표가 5회를 버티지 못하며 씁쓸하게 LG에게 우승 트로피가 들어 올리는 걸 지켜봤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온 것 자체가 KT에는 기적이었다. 부상자가 속출하며 시즌 내내 정상 전력을 한 번도 가동하지 못했지만 2위를 해냈고, 가을에 와서도 박영현, 손동현, 김재윤 필승조 3명으로 뒷문을 꾸렸다. 뎁스의 약화를 세대교체와 이강철 감독의 지략으로 극복해 2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밟았다. 
LG 선수들이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2023.11.13 / jpnews.osen.co.kr
다음은 KT 이강철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시리즈 총평
LG 우승을 축하하고 초반 참 힘들게 왔는데 정말 우리 선수들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고맙고 수고 많았다. 팬 여러분들과 KT 임직원 여러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린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 팀 KT다운 야구 하도록 준비 잘하겠다. 
-정규시즌 최하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여기까지 온 건 우리 선수 전체가 부상 많았는데 비어있는 자리에 어떤 선수든 다 올라와서 팀 KT답게 다 열심히 잘했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KT 이강철 감독이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3.11.13 /dreamer.osen.co.kr
-올해 WBC 사령탑부터 맡으며 긴 시즌을 보냈는데
긴 시즌이었다. 초반 바쁘게 움직이다가 KT 맡아서 바쁘게 왔는데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초반만 해도 여기까지 생각 못했다. 포기하지 않고 날 믿어줬다. 우리 스태프도 정말 고생 많았다. 양 팀 선수들 좋은 경기했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 우리도 너무 잘했다. 좋은 타구가 잡히면서 경기를 내줬다. 우리가 마지막에 졌지만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잘해줬다. 
-이상동, 손동현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우승 못했지만 얻은 게 많은 한해라고 생각한다. 팀이 앞으로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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