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가 다부지게 잘해” 2R 지명→KS 4할 맹타→태극마크까지…19세 루키의 잊지 못할 2023시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15 15: 40

역시 행복은 지명 순이 아니었다. 2라운더 정준영(19)이 1라운더 김정운을 제치고 올해 가장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KT 신인 선수로 거듭났다. 
신인 외야수 정준영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NC와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신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데뷔 시즌에 가을야구를 하는 기쁨을 안았다. 
강백호가 플레이오프 대비 청백전에서 옆구리 부상을 당했고, 이에 따라 시즌 내내 그의 공백을 메운 안치영의 승선이 예상됐지만 이강철 감독은 “고민을 하다가 송구와 수비가 좋은 정준영을 선택했다. 1년 동안 고생한 안치영에게 미안하지만 이게 현실적이 선택이다”라고 정준영을 뽑았다.

KT 정준영 / backlight@osen.co.kr

9회말 1사 1루에서 KT 정준영이 좌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3.11.10 /jpnews@osen.co.kr

정준영은 장충고를 나와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0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좌타 외야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공격, 수비, 주루에서 평균 이상의 야구 센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명 당시 KT의 외야를 이끌 포스트 배정대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준영은 김정운, 손민석, 김건웅, 류현인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데뷔 시즌을 준비했다. 
정준영은 첫 시즌을 맞아 34경기 타율 2할9푼2리 6타점의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수원보다 익산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1군에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자기 몫을 해냈고, 특히 수비에서 인상적인 호수비를 종종 선보이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KT 정준영 / OSEN DB
가을야구에 정준영을 데려간 이강철 감독의 안목은 적중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안타와 득점을 올리더니 2차전에서 대주자로 출전해 도루를 신고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승선해 3경기 타율 4할(5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정준영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 송민섭의 대타로 출전해 LG 이정용 상대로 데뷔 첫 한국시리즈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11일 4차전에서 경기 초반 오금 부상을 당한 앤서니 알포드를 대신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정준영은 13일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선발 출전의 기쁨까지 안았다. 당시 이 감독은 “잘하고 있어서 선발로 기용해봤다. 꼬마가 다부지게 잘한다”라고 정준영의 담대함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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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정준영은 “처음에는 가을야구가 이렇게 큰 무대인지 몰랐다. 플레이오프 때까지만 해도 보너스 경기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팬들도 많아지고, 함성도 크고, 분위기 자체가 달라서 큰 무대라는 게 실감이 났다. 내가 이런 무대에서 뛰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기쁘다”라고 데뷔 시즌 가을야구를 경험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큰 무대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지 않았다. 똑같은 타석이라고 생각했다. 치려는 욕심을 부리기보다 편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활약 비결을 덧붙였다. 
1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퓨처스 올스타전이 열렸다.경기에 앞서 KT 정준영이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7.14 /foto0307@osen.co.kr
정준영은 첫 시즌 활약에 힘입어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국각대표팀 24인 엔트리에 승선했다. 2022년 WBSC U-18 야구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정준영은 “한 달 전에 소식을 들었는데 왜 뽑혔는지 의아했다. 재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간 책임감이 생기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 기간 동안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게 좋은 일로 이어진 것 같다. 다시 한 번 나라를 대표해 뽑혀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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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한국시리즈를 뛴 친구 김범석(LG)과 함께 가는 대회라 더욱 기대가 된다. 정준영은 “김범석이 엄마 같은 성격이다. 장난을 잘 받아주고 착하다”라며 “이번 시리즈에서 (김)범석이가 치고 싶은 욕심이 과해 보였다. (배)제성이 형이 좋은 공을 던졌지만 첫 안타를 쳤고, 끝나고 축하 연락을 했다. 범석이도 나한테 축하한다고 해줬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정준영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하면서 너무 큰 경험을 했다. 아시아야구선수권에 가서도 주눅들지 않고 잘할 자신이 있다”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한편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는 오는 12월 3일부터 10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와 타이중에서 개최된다. 대만, 홍콩, 팔레스타인과 함께 A조에 묶인 대표팀은 오는 22일부터 국내 강화 훈련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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