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대회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투수의 기본은 제구력이라는 걸 증명한 좌완 베테랑 [오!쎈 경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11.16 13: 38

2021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거두며 2007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백정현(삼성). 지난해 4승 13패 평균자책점 5.27로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공부할 부분이 참 많았다"고 지난해를 되돌아본 그는 조용히 칼을 갈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올 시즌 18경기에 나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3.67로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한 게 아쉬웠다. 
경산 볼파크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백정현은 "계속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새로운 훈련 방법도 시도해보고 안 던졌던 공도 던져보고 있다"면서 팔꿈치 상태에 대해 "이곳에서 열심히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정현은 4월 18일 고척 키움전에서 8⅓이닝 퍼펙트 행진을 펼치는 등 이른바 인생투를 선보였다. 그는 "운이 좋았다. 안타가 될 게 잡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스트라이크를 열심히 던지는 것뿐이었다. 나머지는 다 운이었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8월 26일 키움전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마감한 그는 "올 시즌 부상으로 일찍 마감하게 되어 너무 아쉽다. 잘하고 못하고 떠나 안 다치고 올 시즌을 완주하는 게 목표였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다. 비활동 기간 중 삼성 트레이너 출신 이한일 대표가 운영하는 재활 센터에서 몸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힌 그는 "지난해 일본 이지마 치료원에 가서 효과를 봤는데 이번에도 가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12일 오후 인천 SSG랜더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무사에서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3.08.12 /sunday@osen.co.kr
올 시즌 안우진(키움), 문동주, 김서현(이상 한화) 등 파이어볼러의 광속구 경쟁이 화제를 모았다. 백정현은 최고 구속 140km 초반에 불과하나 칼날 제구력으로 승부했다. 투수의 기본은 스피드가 아닌 컨트롤이라는 걸 스스로 증명한 셈. 
백정현은 "저도 구속에 대한 욕심을 낸 적이 있었다. 야구를 해야 하는데 혼자 싸우고 있더라. 제가 무슨 스피드 대회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왜 스피드에 집착했는가 싶었다. 결국 투수의 기본은 제구력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백정현의 취미는 사진 촬영과 독서. '백작가'라고 불릴 만큼 사진 찍는 솜씨가 뛰어나다. "사진 촬영은 요즘 안 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요즘에는 뇌과학에 대한 책을 자주 읽는데 뇌가 어떻게 작용하고 도파민 형성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백정현은 마지막으로 "안 아파야 야구를 하는데 부상 때문에 올 시즌 일찍 마치게 되어 팀에 미안하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아쉽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올 시즌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부상 없는 시즌을 다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3.04.06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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