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국대' 박진섭이 바라본 클린스만 감독 "역동적·공격적 축구...더 배우고파"[오!쎈 인터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26 07: 48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원하시는 것 같다. 더 배우고 싶다."
박진섭(28, 전북 현대)이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직접 만난 소감을 공개했다.
전북 현대는 2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에서 광주FC를 2-0으로 제압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싱가포르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경기 전 클리스만 감독이 애국가 제창 후 박수를 치고 있다. 2023.11.16 /cej@osen.co.kr

이로써 전북은 승점 57(16승 9무 12패)로 4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제 3위 광주(승점 58)과 격차는 단 1점이다. 양 팀의 순위는 마지막 38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게 됐다.
전북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반 18분 안현범이 헤더 선제골을 터트렸고, 전반 추가시간엔 송민규가 행운의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북은 이후로도 광주의 조직적인 공격을 잘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완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진섭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힘을 보탰다. 그는 "많은 팬분들이 찾아 주셨다. 승리로 보답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박진섭은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그는 우여곡절을 딛고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인 태극마크까지 가슴에 달았다.
대학교 시절만 해도 공격수였던 박진섭은 2017년 내셔널리그(현 K3리그) 실업팀 대전 코레일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다음 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로 이적했고, 여기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꾸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로는 탄탄대로였다. 박진섭은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맹활약하며 K리그2 베스트 11에 뽑혔고, 지난해에는 전북에 합류하며 K리그1 무대를 밟았다. 그는 곧바로 베스트 11에 선정되며 펄펄 날았고, 와일드카드로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A매치 데뷔에도 성공했다. 박진섭은 지난 16일 열린 싱가포르전에서 후반 45분 박용우 대신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포함 약 4분간 피치를 누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21일 오후 중국 진화 스타디움에서 '제19회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한국 박진섭이 교체되며 황선홍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9.21 / dreamer@osen.co.kr
꿈을 이룬 박진섭은 "전북으로 오면서 좋은 상황들을 많이 맞게 됐다. 좋은 선수들이랑 하다 보니까 나 스스로도 많이 발전하게 됐다. 그러면서 좋은 상황들이 계속 와줬다. 팀원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가르쳐주신 코칭스태프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사실 몇 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입됐다. 그래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들어갔다. 일단 '드디어 내가 꿈꿨던 모습이 현실로 이뤄지는구나'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박진섭은 인간 승리 이야기가 나오자 "너무 감사하다. 팬분들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축구 스토리를 다 아시고, 그런 부분에서 많은 응원을 해주시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든다"라면서도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표팀 경험이 있는 동료들은 어떤 조언을 건넸을까. 박진섭은 "조언보다는 축하를 정말 많이 해줬다. (백)승호도 그렇고 (김)진수 형도, (홍)정호 형도 너무 많이 축하해 줬다. 대표팀에서는 내가 처음이다 보니까 진수 형이 적응에 도움을 많이 줬다. 그 덕분에 조금 편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박진섭이 직접 만나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어떤 감독이었을까. 그는 "감독님은 엄청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원하시는 것 같다.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려 하는 성향인 것 같다. 비록 짧은 소집이었지만, 다음 소집 때도 갈 수 있다면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클린스만 국가대표 감독이 포항 스틸야드를 찾아 전북 현대 단 페트레스쿠 감독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1.04 / foto0307@osen.co.kr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과도 닮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박진섭은 "내가 느끼기엔 페트레스쿠 감독님과 비슷한 성향 같다. 페트레스쿠 감독님도 클린스만 감독님도 생활면에서는 완전 자율적이다. 또 운동장에서는 선수들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는 걸 원하는 부분이 가장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늘릴 일만 남은 박진섭. 그는 "대표팀에서 몇 분을 뛰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출전만 해도 좋다. 일단은 그게 가장 큰 목표다. 출전 시간을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먼저 뽑혀서 대표팀에 가야 할 것 같다"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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