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배제' 황의조 불법 촬영 혐의 여파 심각...발등 불 떨어진 클린스만호, 최후의 1인은 누가 될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3.11.29 05: 19

황의조(31, 노리치 시티)의 사생활 논란이 아시안컵까지 한달여를 남겨둔 대표팀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논의기구를 꾸려 논의한 결과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 선수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올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는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가 대표팀 공격수 황의조는 성관계를 나눈 당사자의 사전 동의 없이 영상 촬영을 한 혐의로 지난 18일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피해자는 황의조가 합의 없이 불법촬영을 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황의조는 지난 6월 그리스에서 활약할 당시 핸드폰을 분실해 영상이 유포됐으며, 성관계와 촬영 역시 피해자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다.
소속팀 노리치 시티에서는 황의조 사건을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황의조가 영국에서 영국 여성을 대상으로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팀 출전과 사생활은 별개라는 논리다.
실제로 황의조는 26일 잉글랜드 노포크 홈구장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챔피언십 17라운드에서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황의조는 전반 21분 리그 2호 골을 터트려 팀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황의조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셈이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다른 사안. 황의조는 싱가포르전 직후 휴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대표팀과 KFA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팀에서는 문제가 없더라도 국가대표팀 경력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전 황의조의 교체 투입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단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황의조는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중국전에 황의조를 출전시켰다. 이미 아시안컵 엔트리 구상을 마친 클린스만은 조규성, 오현규와 함께 황의조에게 대표팀 공격을 맡길 생각이었다.
이런 감독들의 반응과 달리 한국에서는 황의조 사태가 갈수록 크게 번졋다. 체육계는 물론 사회단체와 정치인까지 나서 황의조를 규탄하고 나섰다. 황의조의 범죄여부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그가 성관계 영상을 핸드폰에 저장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황의조가 국가대표로서 품위를 손상했기에 그의 국가대표 자격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국가대표선수 품위유지의 조항에 따르면 '각급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황의조가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소지한 것만으로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정치권까지 나섰다.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 “황의조에게 출전 금지 등 엄중한 징계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도록 했다면 처벌 대상”이라고 공론화했다.
논란이 커지자 KFA는 28일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논의기구를 통해 황의조의 처벌을 논의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과 달리 KFA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국가 대표팀 선발 자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원근 공정위원회 부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박태하 전력강화위원,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참석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국가대표는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위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점, 이에 따라 정상적인 국가대표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오늘 논의에 앞서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에게 선수와 관련된 제반 상황을 설명하였으며,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날 KFA의 용단으로 인해 황의조는 당분간 국가 대표팀 발탁이 어렵다. 클린스만 감독이 내년 1월초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아시안컵 출전 명단(23명)을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황의조의 아시안컵 참가는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기존 23인 자리에서 한 자리가 비게 되는 것이다.
11월 A매치 싱가포르-중국 2연전서 클린스만호는 손흥민, 조규성, 황의조, 오현규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경기 모두 최전방은 조규성-손흥민이 선발로 호흡을 맞추고 황의조가 교체로 나서는 형식으로 공격진을 운영했다.
이런 상황서 클린스만 감독의 대표팀 구성에 대한 고민은 필수가 됐다. 먼저 황의조를 대신해서 최전방 원톱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소집하는 것이다. 유력 후보로는 울산 현대의 주민규가 있다. K리그 득점 1위(17골)을 달리고 있는 그로 빈 공백을 채울 수도 있다.
아니면 굳이 전문 최전방 공격수보다는 2선 자원을 발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로톱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송민규나 2선 전반이 가능한 이승우, 엄원상 같은 자원들도 있다. 단 정통 9번을 선호하는 클린스만 감독 성향상 가능성은 낮다.
사실 아시안컵 전체의 밸런스를 생각하면 굳이 공격수보다는 수비형 미드필더나 센터백이 가능한 멀티 자원을 택할 수도 있다. 이전 11월 A매치에서 정통 센터백은 김민재, 정승현, 김영권이 전부였다. 홍현석이 부상으로 빠지고 중국전에 박진섭이 대체 발탁된 것처럼 멀티 수비 자원을 고를 수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큰 틀에서 변화 없는 선발과 대표팀 명단을 고수했다. 이런 상황서 터진 황희조의 사생활 문제로 인해서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과연 클린스만 감독의 마지막 한 자리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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