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도 관제탑 설치' 문선민 "GK 정훈이랑 수비진 덕분에 이겼다"[홍콩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29 22: 44

문선민(31, 전북 현대)이 홍콩에도 '관제탑'을 설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북 현대는 29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킷치 SC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북은 3승 2패, 승점 9점으로 조 2위 자리를 지켰다. 한 경기 덜 치른 1위 방콕 유나이티드(태국, 승점 10)와 격차는 이제 1점이다. 반면 킷치는 1무 4패, 승점 1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북의 16강 진출 희망을 밝히는 귀중한 승리였다. 전북은 이날 패하거나 비겼다면, 조 3위로 밀려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었다. 하지만 원정 부담과 수적 열세를 딛고 승점 3점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역전 1위 가능성도 생겼다. 만약 방콕이 라이언 시티(싱가포르, 승점 6)을 꺾지 못한다면, 전북이 홈에서 열리는 최종전에서 방콕을 잡고 1위에 오를 수 있다. 방콕이 라이언 시티를 누르고 조 1위를 확정하더라도 최악은 아니다. 전북이 동기부여 없는 방콕을 꺾고 승점 12점을 만든다면, 동아시아 권역 5조 중 각 조 2위 상위 3개 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된 문선민은 "전반이 끝나기 직전에 퇴장이 나오면서 상황이 힘들어졌다. 골키퍼 (김)정훈이를 비롯해서 수비진이 정말 희생하면서 잘 막아줬다. 정말 고맙다. 우리 수비랑 정훈이가 아니었으면 승점 3점을 따지 못했을 것"이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북의 올 시즌 ACL 첫 원정 승리였다. 전북은 앞서 있었던 방콕 원정과 라이언 시티 원정에서 각각 2-3, 2-0으로 패했다. 문선민은 "지난 두 차례 원정 경기에서 모두 승점을 가져오지 못했다. 시간이 많진 않았지만, 준비를 잘해서 원정에서 꼭 이겨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다 잘 준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북은 전반 종료 직전 정태욱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처했다. 하지만 10명으로 남은 45분을 잘 버티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문선민은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 막판 퇴장이 나왔다. 어쨌건 선수들끼리 잘 마무리하고 들어왔다. 후반에는 우리가 한 명이 없는 상황에서 승점 3점을 지켜야 했다. 2골을 앞서고 있었지만, 한 명이 부족한 만큼 공격수든 윙어든 다 같이 희생하면서 수비적으로 탄탄히 나서려 했다. 비록 한 골을 내주긴 했지만, 수비적으로 탄탄했기에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날 문선민은 선제골을 터트린 뒤 라이언 시티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슬릭백 세레머니' 대신 '관제탑 세레머니'를 펼쳤다. 그는 "멀티골을 넣으면 슬릭백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긴 했다. 하지만 어쨌든 내 시그니처는 관제탑이다. 그래서 일단 관제탑만 했다. 슬릭백은 너무 어려워서 다음에도 할지 모르겠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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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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