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홈런 타자 ‘멸종 위기’…김태형이 원하는 ‘외인 거포’, 사직까지 올 수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2.03 13: 40

롯데의 2024시즌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은 순조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지난해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후반기 13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2.26의 성적을 남긴 애런 윌커슨과 속전속결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달 16일 총액 9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 다른 외국인 선수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는다. 윌커슨과 짝을 이룰 외국인 선수는 2년 연속 활약했던 찰리 반즈가 1순위다. 올해 30경기 11승10패 평균자책점 3.28의 성적을 거뒀던 반즈와 재계약을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러브콜이 있고 선수 본인도 숙고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과정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리그 전체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느린 편도 아니다.
반즈와의 계약이 틀어질 경우도 대비한 플랜B도 생각 중이다. 최근 다른 매체를 통해 알려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 출신 딜런 피터스도 플랜B 선수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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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 구드럼 /OSEN DB

하지만 외국인 타자의 경우 아직 뚜렷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 시장이 전체적으로 기근인 상황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편은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0월25일 선수단 상견례 자리에서 외국인 타자와 관련된 질문에 “외국인 타자는 아무래도 장타력이다. 컨택도 좋아야겠지만 장타력을 첫 번째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영상과 리포트의 평가와 현실은 다르기 때문에 투수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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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렉스 /OSEN DB
김태형 감독이 장타 외국인 선수를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롯데의 타선 자체가 장타와 멀기 때문. 롯데는 올해 팀 타율 2할6푼5리로 리그 5위, 팀 득점은 653득점(평균 4.53득점)으로 리그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타 영역으로 지표를 돌려보면 홈런은 69개로 리그 9위, 장타율은 .362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팀 타율과 팀 득점은 중위권이지만 홈런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홈런 한 방의 영향력은 미미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두 자릿수 홈런 타자도 2명에 불과했다. 전준우가 17홈런으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고 유강남이 10홈런으로 그 뒤를 따랐다. 2명이 전부다. 올해 8홈런을 기록했던 안치홍은 FA 자격을 얻어서 한화와 4+2년 72억에 계약하며 떠났다. 
외국인 타자의 도움도 전혀 받지 못했다. 올해 시작을 함께했던 잭 렉스는 무릎 부상 여파로 4개의 홈런만 때려낸 채 퇴출됐다. 운동능력과 멀티 플레이어 능력에 중점을 두고 대체 선수로 영입한 니코 구드럼은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고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한 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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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구장인 사직구장 자체가 넓어지고 담장도 높아지는 등 홈런을 치기 힘든 환경이 됐다. 이전보다 공인구의 반발력도 확연하게 작아지면서 공은 덜 뻗어나간다. 최근 롯데의 외국인 선수 선발 기조도 이와 비슷했다. 장타보다는 수비력, 운동능력에 중점을 뒀다. 그럼에도 힘으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가 라인업에 한 명은 있어야 한다. 그게 외국인 타자여야 한다는 게 김태형 감독의 지론이기도 하다. 
롯데는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이전에 몸에 배어있던 타석에서의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는데 중점을 뒀다. 좀 더 공격적으로 타격하고 과감하게 휘두르자고 선수단에 꾸준히 주문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의 한 방까지 더해진다면 김태형 감독의 공격적인 야구는 꽃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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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화끈하고 공격적인 야구로 다시 팬들을 사직구장으로 불러모으겠다고 했다. 과연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거포형 외국인 타자가 사직땅을 밟을 수 있을까. 그리고 사직구장의 담장까지 지배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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