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에도 사의 표명…KIA 우승감독은 왜 KT 2군 지휘봉을 내려놨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2.08 06: 00

익산에서 육성 시너지를 내며 KT 위즈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뒷받침한 김기태(54) 감독이 KT 2군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KT 위즈 관계자는 지난 7일 OSEN에 “김기태 2군 감독이 최근 구단에 사의를 표했다”라고 밝혔다. 
KT는 작년 10월 14일 체계적인 육성을 통한 뎁스 강화를 위해 2017년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이끈 김기태 감독에게 퓨처스팀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KT 나도현 단장은 “김기태 감독은 퓨처스팀과 1군을 두루 거치면서 경력을 쌓았고, 리더십이 검증된 지도자다. 유망주 발굴 등 육성 강화를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라고 육성의 선순환을 기대했다. 

김기태 전 KT 퓨처스팀 감독 / OSEN DB

대표팀 김기태 코치가 그라운드를 정비하고 있다. 2023.02.17 /jpnews@osen.co.kr

건강 문제로 잠시 휴식을 가졌던 김 감독은 5월 중순 현장으로 복귀해 1군 뎁스 강화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서용빈 퓨처스팀 수석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밀착 지도하며 미완의 유망주들의 잠재력 발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 안치영, 강현우, 정준영, 손동현, 이상동, 이선우 등 무명 선수들이 1군 콜업 후 대거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며 기적의 2위 도약에 힘을 보탰다. 손동현, 이상동은 KT가 발굴한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이기도 하다. 
무명의 반란을 일으킨 선수들은 하나 같이 익산 생활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안치영은 “퓨처스팀은 분위기가 좋다. 김기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시는 것을 강조하신다. 자율 속에서 필요한 부분을 코치해주시니 많이 성장하는 걸 느낀다”라고 말했고, 신인 정준영은 “김기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열정을 담아 지도해주신다. 퓨처스리그에 있을 때 내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가르쳐주셨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김기태 전 KT 퓨처스팀 감독 / OSEN DB
대표팀 이강철 감독과 김기태 코치가 훈련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pnews@osen.co.kr
그런 가운데 김 감독이 2023시즌을 마친 뒤 KT 구단에 사의를 표했다. 무슨 사연일까. KT 나도현 단장은 7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감독님이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고,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하셨다”라며 “구단이 11월 말까지 계속해서 잔류 설득을 했지만 감독님께서 결국 그러한 결정을 내리셨다”라고 아쉬워했다. 
KBO리그에서 육성 전문가로 정평이 난 김 감독이었고, 실제 2023시즌 2군에서 성과를 냈기에 이번 사의 표명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나 단장은 “감독님이 떠나신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 감독님이 개인적인 재충전을 생각하셔서 가신 거니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김기태 코치가 타격 훈련을 돕고 있다. /jpnews@osen.co.kr
KT는 김 감독의 사의를 수용한 뒤 곧바로 퓨처스팀을 이끌 수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김태한 1군 투수코치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외부 영입이 아닌 내부 인사가 2군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나 단장은 “이강철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다.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보직 변경이 유력하다”라며 “감독님께서  생각을 마무리하시고 최종적으로 인사를 결정하시면 그 때 공식적으로 2군 감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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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전 KT 퓨처스팀 감독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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