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10호 골 무산' 토트넘, 또또또또 역전패...웨스트햄에 1-2 패배→5G 무승→PL 역전패 신기록까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08 11: 00

또또또또 역전패다. 토트넘 홋스퍼가 안방에서 무너지며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졌다.
토트넘 홋스퍼는 8일 오전 5시 1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5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최근 리그 5경기 1무 4패. 첼시와 울버햄튼, 아스톤 빌라, 웨스트햄에 모두 패했고,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만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따냈다.

이젠 5위 자리도 위태롭다. 토트넘은 일단 승점 27점(8승 3무 4패)으로 5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이 같아졌다. 9위 웨스트햄(승점 24점)과 격차도 3점에 불과하다.
로메로 복귀+호이비에르 선발, 힐&에메르송 벤치행...손흥민은 8시즌 연속 리그 10+골 도전
토트넘은 지난 10월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첫 승리에 도전했다. 토트넘은 리그 10라운드까지 8승 2무를 거두며 무패 행진을 달렸지만, 이후 3연패에 빠지며 위기를 맞았다.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반 더 벤의 부상 이탈,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퇴장 징계가 치명적이었다. 다행히 직전 경기였던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3-3으로 비기며 연패를 끊어냈다.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가 각각 1골 1도움씩 기록했고, 지오바니 로 셀소도 멋진 왼발 슈팅으로 골을 보탰다.
하지만 이젠 정말 승리가 필요한 상황. 여기서 더 미끄러진다면 4위권 경쟁은커녕 아예 중위권까지 추락할 위기였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손흥민, 브레넌 존슨-지오바니 로 셀소-데얀 쿨루셉스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이브 비수마, 데스티니 우도지-벤 데이비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로메로가 오랜만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 첼시전에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울버햄튼전과 아스톤 빌라전, 맨체스터 시티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예고했던 대로 임시로 센터백을 맡았던 에메르송 로얄 대신 곧바로 로메로를 선발 기용했다.
벤치엔 에메르송을 비롯해 프레이저 포스터, 알피 도링턴, 파페 사르, 올리버 스킵, 히샬리송, 제이미 돈리, 브리안 힐, 알레호 벨리스가 앉았다. 영국 '풋볼 런던'이 예상대로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맨시티전에서 부진했던 힐을 대신해 호이비에르를 베스트 11에 추가했다.
손흥민도 대기록을 조준했다. 리그 9골 2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한 골만 추가하면 8시즌 연속 PL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게 된다. 동시에 PL 통산 113골을 기록하며 '아스날 전설' 이안 라이트와 역대 최다 득점 공동 23위에 오른다.
웨스트햄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루카스 파케타-모하메드 쿠두스-재러드 보웬, 에드손 알바레스-제임스 워드프라우스-토마시 소우체크, 에메르송 팔미에리-나예프 아게르드-퀴르트 주마-블라디미르 초우팔, 우카시 파비안스키가 먼저 출격했다.
'로메로 속죄포' 토트넘, 8경기 연속 선제 득점...점유율 77%·슈팅 13개로 전반전 압도
토트넘이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전반 1분 박스 부근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침투하는 쿨루셉스키 앞으로 전진 패스를 넣었다. 쿨루셉스키는 골키퍼를 제치려다가 넘어졌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토트넘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앞세워 웨스트햄을 압박했다. 웨스트햄은 쿠두스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비에 집중하면서 일단 공을 걷어내기에 급급했다. 토트넘은 전반 10분까지 무려 점유율 92%를 기록했다.
돌아온 로메로가 속죄포를 터트렸다. 전반 11분 우측에서 포로가 코너킥을 올렸고, 로메로가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공을 돌려놨다. 공은 절묘하게 골키퍼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루턴 타운전을 시작으로 8경기 연속 선제골을 뽑아낸 토트넘이다.
웨스트햄이 오랜만에 반격했다. 전반 13분 초우팔이 오른쪽에서 골문 앞으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쿠두스의 슈팅은 골대 옆으로 빗나갔고, 오프사이드까지 선언됐다.
웨스트햄이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20분 주마가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머리에 맞췄다. 골키퍼 비카리오도 자리를 비우고 나왔기에 골문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골인 상황. 하지만 공은 골대 왼쪽으로 흘러 나갔다.
토트넘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5분 로 셀소가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왼발 발리슛을 터트리며 3경기 연속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파비안스키가 침착하게 막아냈다. 
토트넘이 달아나지 못했다. 전반 40분 로 셀소가 감아올린 얼리 크로스를 파비안스키가 뛰쳐나와 쳐냈다. 직후 나온 쿨루셉스키의 슈팅은 수비벽에 걸렸고, 이어진 비수마의 왼발 슈팅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웨스트햄이 전반 들어 가장 좋은 기회를 날렸다. 전반 44분 쿠두스가 우측면에서 데이비스를 힘으로 이겨낸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했다. 하지만 파케타의 헤더는 골대 안으로 향하지도 못했다. 전반은 그대로 토트넘이 1-0으로 한 골 앞선 채 마무리됐다.
토트넘의 추가골이 골대에 가로막혔다. 전반 추가시간 2분 로 셀소가 박스 왼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주마가 발을 뻗어 건드렸다. 굴절된 공은 골문 방향으로 날아갔지만, 골대를 때리고 나갔다.
전반은 그대로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수치만 보더라도 토트넘이 압도한 전반전 45분이었다. 토트넘은 점유율 77%와 슈팅 숫자 13대4, 패스 횟수 444대129를 기록했다.
'뒷심 부족' 토트넘, 또 실수로 자멸...보웬 동점골→워드 프라우스 역전골 쾅쾅!
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주장해봤다. 후반 5분 존슨의 헤더가 쿠팔 왼팔에 맞았다. 하지만 주심은 쿠팔의 팔이 몸에 붙어 있었다고 판단해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웅크리고 있던 웨스트햄이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7분 쿠두스의 슈팅이 로메로와 데이비스에 연달아 맞고 굴절되며 골대 앞으로 흘렀다. 보웬이 이를 놓치지 않고 뛰어들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경기는 다시 1-1 원점이 됐다.
흔들리는 토트넘이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21분 호이비에르와 로 셀소를 빼고 히샬리송, 올리버 스킵을 투입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으로 빠졌고, 히샬리송이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았다. 쿨루셉스키가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뛰었다. 
토트넘이 결정력 부족에 울었다. 후반 25분 우측면에서 공을 잡은 포로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날카롭게 감아올렸다. 이를 히샬리송이 수비 방해 없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공은 간발의 차로 빗나갔다. 히샬리송도 머리를 감싸 쥐었다.
기회를 놓친 토트넘이 치명적 실책으로 무너졌다. 후반 29분 우도지가 골키퍼에게 안일한 백패스를 보냈다. 패스가 보웬에게 끊길 위기에 처하자 비카리오가 뛰쳐나와 겨우 쳐냈다. 그러나 흐른 공을 따낸 워드프라우스가 그대로 슈팅했고, 골대 맞고 나온 공을 다시 밀어 넣으며 역전골을 터트렸다.
안방에서 역전패 위기에 처한 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추가 교체를 단행했다. 후반 39분 비수마와 존슨을 불러들이고 부상에서 돌아온 사르와 힐을 투입했다.
손흥민까지 벤치로 물러났다. 그는 후반 37분 동료에게 패스한 후 쓰러지며 절뚝였다. 불편해 보이던 손흥민은 후반 43분 알레호 벨리스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후반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졌다. 그러나 토트넘은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깊숙이 내려앉은 웨스트햄 수비를 뚫는 데 실패했다. 결국 토트넘은 안방에서 허망한 역전패를 허용하며 지난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리그 경기 홈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절뚝이며 교체된 손흥민, 팀 내 최하점 혹평..."용납할 수 없는 패배"
손흥민은 약 88분간 경기장을 누볐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그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기회를 엿봤으나 별다른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경기 초반 동료들에게 몇 차례 좋은 패스를 제공한 걸 빼면 존재감이 희미했다. 리그 10호 골 사냥도 다음으로 미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약 88분간 슈팅 1회, 기회 창출 2회, 태클 성공 3회(3/3), 패스 성공률 79%(34/43) 등을 기록했다. 매체는 그에게 평점 7.2점을 줬다.
하지만 영국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4점을 줬다. 치명적 실책을 저지른 우도지와 호이비에르, 쿨루셉스키, 존슨과 함께 최하점이었다. 매체는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그는 후반 막판 교체될 때 다리를 약간 절뚝이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비판했다.
'이브닝 스탠다드' 역시 손흥민에게 팀 내 가장 낮은 점수인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그의 높은 기준을 생각하면 조용했다. 교체 장면에서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라고 평가했고, '스퍼스 웹'도 "손흥민은 중앙 지역에서 뛰면서 효과적인 공격 기회에 굶주렸다. 히샬리송이 투입되면서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측면에서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라며 5점을 매겼다.
손흥민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아마존 프라임'과 인터뷰에서 "더 잘했든 아니든 아무 의미 없다. 우리는 경기에서 졌다. 용납할 수 없다. 이기고 있던 경기에서 패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자책했다.
이어 손흥민은 "웨스트햄은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 1-0으론 충분하지 않다. 노력해야 하고,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 팬들이 이런 결과를 받아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부족도 지적했다. 손흥민은 "일찍 1-0으로 앞서 나가면 더 많은 에너지를 얻고, 더 뛰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고, 그게 패배한 이유다.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을 때 더 잘해야 한다. 우리는 경기에서 졌다. 앞으로 나아가 다시 뛰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공격수들은 경기를 끝낼 수 있었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팬들에게 매우 슬프고 실망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팀으로서 최대한 빨리 반등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분노한 포스테코글루, 만족한 모예스...토트넘, PL 역전패 기록까지 세웠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가 경기를 잘 통제하고 있었고, 아마도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경기다. 우린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린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박스 안에서 확신이 부족했고, 내주지 않아도 될 골을 두 번이나 허용했다. 거의 자업자득이었다"라며 "박스 안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마무리에 있어서 훨씬 더 많은 확신을 가져야 한다. 팬분들께도 우리가 만들어 나가려는 축구에도 실망을 줬다. 오늘 봤듯이 아직 갈 길이 멀다. 실망스러운 날"이라고 덧붙였다.
공격과 수비 모두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늘 밤 우리는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정말 형편없었다. 마무리와 두 차례 실점 모두 끔찍했다. 우리에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기회가 있었다. 지난 빌라전과 같았다. 주중에 난 우리의 공격 플레이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오늘 밤이 그에 대한 더 많은 증거"라고 채찍질했다.
손흥민의 부상 우려도 남아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몸 상태 이야기가 나오자 "모른다. 잘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승점 3점을 거머쥔 데이비드 모예스 웨스트햄 감독은 "우리는 공을 갖고 더 나은 경기를 하고 싶었다. 몇 차례 빠른 역습은 정말 좋았다. 선수들이 정말 잘 해냈다. 엄청난 재능을 가진 토트넘을 상대했지만, 우리도 좋은 선수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실점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골들을 넣고 승리해서 기쁘다. 토트넘은 정말 재능 있는 팀이고, 우리는 그들을 정말 잘 막아냈다"라고 기뻐했다.
보웬은 이번 득점으로 PL 역사상 3호 '원정 7경기 연속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2017년 세르히오 아게로가 세운 기록과 같다. 이제 보웬은 2011년 로빈 반 페르시가 아스날 시절 세운 원정 9경기 연속 득점에 도전한다. 웨스트햄은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풀럼 원정을 떠난다.
중앙 공격수로 변신을 마친 보웬은 "엘링 홀란과 모하메드 살라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라며 "언제나 코치들과 함께하며 발전하고자 노력하고, 경기를 뛰다 보면 자신감을 얻게 된다. 중앙에서 뛸 때는 공을 잘 지켜야 한다. 계속 득점할 수 있다면 나도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한편 토트넘은 충격적인 역전패 기록을 썼다. 지난 첼시전과 울버햄튼전, 빌라전, 맨시티전 그리고 이날 경기까지 5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지키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토트넘은 PL 역사상 최초로 5경기 연속 1-0으로 리드하고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또한 1-0으로 앞서 나가다가 홈에서 3연패를 기록한 첫 팀"이라며 "토트넘했다(spursy)"라고 전했다.
이제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7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26)다. 토트넘은 오는 11일 뉴캐슬을 홈으로 불러들여 6경기 만의 승리에 도전한다. 승점 1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 두 팀의 맞대결인 만큼,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는 승점 6점짜리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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