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방인, 먼저 다가가야해” 진심어린 김하성의 조언, 이정후 영어 자기소개에 SF팬 열광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3.12.17 05: 3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5)가 새로운 팬들과 유쾌한 첫 만남을 치렀다. 
이정후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번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지난 10일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3억원) 계약에 합의하며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대 계약을 따냈고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도 야수 최대 계약 기록을 새로 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큰 기대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향한 이정후는 지난 15일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며 공식적으로 계약이 발표됐다. 16일에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냈다. 
파르한 자이디 야구운영부문 사장의 소개를 받은 이정후는 영어로 “안녕하세요, 자이언츠. 내 이름은 이정후다.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다. 나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 존슨 구단주 가문과 래리 베어 CEO, 자이디 사장,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특히 감사하다. 어머니, 아버지에게도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고, 항상 베이에어리어(샌프란시스코 지역 명칭)를 좋아했다. 이곳에 이기기 위해 왔다.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레츠고 자이언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기쁘고 좋은 활약을 하겠다는 다짐이 느껴졌다. 이정후는 등번호 51번이 새겨진 샌프란시스코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취재진을 향해 “잘 생겼나(handsome)?”라고 물어보며 여유 있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이정후는 한국 최고의 타자로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을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정후 영입에 뛰어들었다.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이 이정후를 원했지만 샌프란시스코보다 더 간절히 이정후를 원한 팀은 없었다. 오랫동안 이정후를 지켜본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KBO리그 마지막 타석을 보기 위해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을 정도로 이정후에게 진심어린 모습을 보였다. 
마침내 이정후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는 내년 시즌 이정후가 팀의 핵심선수로 활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이디 사장은 “우리는 이정후 영입이 완벽하게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번 오프시즌에 우리는 공격적으로 팀 전체가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더 많은 컨택을 하면서 리그에 유행하는 야구를 하는 게 목표였다. 내년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중견수로 뛸 것이다. 주전 중견수로 활약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이정후의 입단을 반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KBO리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하성(샌디에이고)도 빅리그 첫 해에는 크게 고전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20일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 갈거라고 생각도 못해서 영어공부를 아예 안했고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어린 친구들은 꿈이 있다면 미리 준비하면 야구가 아니더라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정후와 (고)우석이는 대단한 선수들이다. 두 선수도 영어를 잘 못하는걸로 알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공부을 하면 좋겠다. 메이저리그에서 우리는 이방인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 그러면 그들도 먼저 다가올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언어의 장벽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어려움이다.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선수들도 리그에 적응하지 못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한국선수들 역시 같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이정후는 시즌 중 인터뷰에서 “영어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매일 해야 느는데 하루 늘고 하루 까먹는 것 같다. 선배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신게 결국 영어를 해야한다는거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며 영어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영어로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낸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이정후의 의지가 엿보인 장면이었다. 이정후가 내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는 한국과 미국 팬들이 모두 뜨겁게 달아올랐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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