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곧 사라진다" 바이에른, 김민재 대활약에도 한숨...투헬도 "안타까운 타이밍"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20 10: 00

바이에른 뮌헨이 한 경기 뒤면 '괴물' 김민재(27)를 잃는다. 토마스 투헬(50)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21일 오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6라운드에서 볼프스부르크와 맞붙는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11승 2무 1패(승점 35)로 2위, 볼프스부르크는 6승 1무 8패(승점 19)로 9위에 올라 있다.
분데스리가는 어느덧 시즌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도 이번 볼프스부르크전이 올해 마지막 경기다. 그런 다음 3주 넘게 휴식기를 보낸 뒤 내년 1월 13일 호펜하임전을 시작으로 다시 리그 일정에 나선다.

바이에른 뮌헨의 가장 큰 목표는 선두 탈환이다. 아직 한 경기 덜 치르긴 했지만, 1위 레버쿠젠(승점 39)에 4점 차로 뒤져 있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선 연승을 이어가면서 레버쿠젠을 압박해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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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랑크푸르트전 1-4 대패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바이에른 뮌헨은 당시 승리했다면 1위 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열흘 가까이 쉬고 온 바이에른 뮌헨은 5경기 무승(1무 4패)에 빠져있던 프랑크푸르트를 만나 와르르 무너졌다. 
우니온 베를린전 폭설 취소가 오히려 독이 된 듯 보였다.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비롯한 우측 수비가 크게 흔들리며 연달아 실수를 저질렀다. 디트마어 하만은 "(바이에른 뮌헨은) 9일에서 10일 정도 훈련할 시간이 생겼었다. 하지만 이 긴 휴식은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경기 리듬이 전부다. 이번엔 그 리듬이 없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재 역시 책임을 피할 순 없었다. 그는 상대 공격수와 경합 도중 잘못된 판단으로 공을 내주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반 23분 받은 경고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는 중앙선 부근에서 상대 역습을 막으려다가 옐로카드를 받은 뒤 평소보다 소극적으로 수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패배의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8일 슈투트가르트를 홈으로 불러들여 3-0 대승을 거뒀다. 패했다면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는 승점 6점짜리 경기였지만, 90분 내내 압도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경기의 주인공은 김민재였다. 그는 경기 내내 한발 빠른 예측 수비와 적극적인 압박, 빠른 공간 커버로 슈투트가르트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분데스리가 득점 2위(16골) 세루 기라시와 데니스 운다브(8골) 모두 김민재의 철벽 수비에 막혀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김민재는 공격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그는 후반 18분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하며 바이에른 뮌헨 데뷔골을 터트렸다. 김민재는 크게 포효하며 그간 비판에 시달렸던 마음고생을 모두 털어냈다.
사실 멀티골까지 가능했다. 김민재는 전반 24분에도 파블로비치의 프리킥을 머리에 맞추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함으로 아쉽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일부 카메라가 고장나면서 오프사이드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케인도 멀티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김민재에게 돌아갔다. 모든 독일 매체들이 최고 평점인 1점을 부여했다. 언제나 점수를 짜게 주던 내리던 '키커'와 '빌트'도 김민재에게 나란히 1점을 주면서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뽑았다.
'아벤트자이퉁'은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공중을 홀로 지배했다. VAR 고장으로 헤더 득점이 취소됐지만, 머리로 케인의 골을 도왔다. 그리고 나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트리며 3-0을 만들었다. 물론 그의 시즌 첫 골은 머리로 만든 골이었다! 뮌헨에서 최고의 경기"라고 극찬했다.
[사진] 분데스리가 소셜 미디어.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공식 이주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분데스리가는 "괴물은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경기장 양 끝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최고의 활약"이라며 그를 15라운드 베스트 11 중 스리백의 한 축으로 뽑았다. 지난여름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스포르트1'은 "괴물이 살아난다.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며 바이에른 뮌헨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며 "신입생 김민재는 일주일 전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슈투르가르트와 중요한 상위권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의심하는 이들을 침묵시켰다"라고 극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17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평가전을 진행했다.전반 김민재가 선제골을 넣고 팬들에게 하트를 보이고 있다. 2023.10.17 / soul1014@osen.co.kr
다만 바이에른 뮌헨은 마음껏 웃지 못하고 있다. 합류 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김민재가 곧 팀에서 이탈하기 때문. 그는 내년 1월 중순부터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를 앞두고 있다.
아시안컵은 무조건 차출에 응해야 하는 대회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김민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내년 2월 11일 열리는 결승 일정까지 고려한다면 최대 한 달이 넘도록 김민재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
[사진] 토마스 투헬 감독.
투헬 감독으로서도 반갑지 않은 일이다. 이제 막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벤치로 복귀하면서 오랜만에 센터백 3명을 가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엔 김민재가 떠나버리면서 또 한동안 2명으로만 중앙 수비를 꾸려야 할 판이다. 부상 변수라도 발생한다면 레온 고레츠카 등 미드필더를 내리는 긴급 처방을 쓸 수밖에 없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 1월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때문에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다. 문제를 알고 있다. 우리는 선수들을 보내줘야 한다. 그들은 조국을 위해 뛰기를 좋아한다. 안타까운 타이밍이지만,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과 내가 처리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스포르트1도 걱정에 빠졌다. 매체는 "김민재 역시 곧 사라진다. 시즌이 갈수록 바이에른 뮌헨은 불가피하게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라며 "그는 내년 1월 12일부터 한국 대표팀과 함께 아시안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바이에른 뮌헨이 치르는 모든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매체는 "(김민재 공백은) 슈투트가르트전 활약을 고려하면 쓰라린 손실이다. 특히 선수단에는 명목상의 중앙 수비수 4명도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괴물이 살아났지만, 잠시 떠나야 한다. 동료들과 팬, 코칭스태프 모두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 없이 최대 6~7경기를 소화해야 할 수도 있다. 호펜하임과 베르더 브레멘, 우니온 베를린, 아우크스부르크,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상대한 뒤 내년 2월 10일 1위 레버쿠젠과 맞대결을 펼친다. 2월 15일엔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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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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