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NO 휴가→뮌헨 합류' 계속 달린 김민재, 2023년 딱 1경기 남았다...'지옥 같던' 전반기 끝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20 16: 09

정말 철인처럼 달렸다. '괴물'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이젠 2023년 마지막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21일 오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16라운드에서 볼프스부르크와 맞붙는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11승 2무 1패(승점 35)로 2위, 볼프스부르크는 6승 1무 8패(승점 19)로 9위에 올라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경기 결과와 별개로 전반기 2위를 확정 지었다. 다만 한 경기 더 치른 선두 레버쿠젠(승점 39)을 추격하기 위해선 승점 3점이 꼭 필요하다.

김민재는 이번 경기에도 선발 출전이 확실시된다. 또 다른 센터백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벤치에 복귀하긴 했지만, 아직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결국 토마스 투헬 감독으로선 다시 한번 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 조합을 꾸릴 수밖에 없는 상황.
사실 선수가 누가 있든 간에 김민재를 뺄 이유가 없다. 그는 지난 18일 슈투트가르트와 맞대결에서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 
김민재는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슈투트가르트전 3-0 대승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경기 내내 한발 빠른 예측 수비와 적극적인 압박, 빠른 공간 커버로 슈투트가르트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분데스리가 득점 2위(16골) 세루 기라시와 데니스 운다브(8골) 모두 김민재의 철벽 수비에 막혀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데뷔골까지 터트렸다. 김민재는 후반 18분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하며 팀의 3번째 골을 뽑아냈다. 김민재는 크게 포효하며 그간 비판에 시달렸던 마음고생을 모두 털어냈다.
사실 멀티골도 가능했다. 김민재는 전반 24분에도 파블로비치의 프리킥을 머리에 맞추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함으로 아쉽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일부 카메라가 고장나면서 오프사이드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극찬이 쏟아졌다. 모든 독일 매체들이 김민재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부여했다. 언제나 점수를 짜게 주던 내리던 '키커'와 '빌트'조차 나란히 1점을 주면서 경기 최우수 선수(MOM)로 뽑았다.
'아벤트자이퉁'은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공중을 홀로 지배했다. VAR 고장으로 헤더 득점이 취소됐지만, 머리로 케인의 골을 도왔다. 그리고 나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트리며 3-0을 만들었다. 물론 그의 시즌 첫 골은 머리로 만든 골이었다! 뮌헨에서 최고의 경기"라고 극찬했다.
[사진] 분데스리가 소셜 미디어.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공식 이주의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분데스리가는 "괴물은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경기장 양 끝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최고의 활약"이라며 그를 15라운드 베스트 11 중 스리백의 한 축으로 뽑았다. 지난여름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스포르트1'은 "괴물이 살아난다.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며 바이에른 뮌헨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며 "신입생 김민재는 일주일 전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슈투르가르트와 중요한 상위권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의심하는 이들을 침묵시켰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사진] 육군훈련소 제공.
이제 김민재는 2023년 마지막 경기만 남겨뒀다. 분데스리가는 어느덧 시즌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도 볼프스부르크전을 끝으로 3주 넘게 휴식기를 보냈다. 그런 다음 내년 1월 13일 호펜하임전을 시작으로 다시 리그 일정에 돌입한다.
그동안 김민재는 정말 바쁘게 달려왔다. 그는 지난여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곧바로 뮌헨으로 날아가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프리시즌 투어에도 모두 참가하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1라운드에서부터 선발 출전했고, 데뷔와 동시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우파메카노, 더 리흐트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니 그 반대였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다치면서 김민재는 쉴 새 없이 뛰어야 했다.
주전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혹사 논란에 휩싸일 정도였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21경기에 출전하며 1813분을 소화했다. 독일축구연맹(DFB)-포칼컵 1라운드 프로이센 뮌스터전과 골반 타박상으로 쉬어 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코펜하겐전을 제외하곤 모두 선발 출전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해야 했다. 김민재는 클린스만호에서도 핵심 자원인 만큼, 9월 A매치와 10월 A매치, 11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모두 소집됐다. 그는 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서 총 526분을 뛰었다. 베트남전 빼고는 모두 풀타임이었다.
독일 현지에서도 우려가 컸다. 'TZ'는 "김민재는 지옥 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라고 꼬집었고, '스포르트 1' 역시 "김민재는 불평하지 않는다. 하지만 괴물도 지친다. 뮌헨이 언제 휴식을 줄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도 "김민재는 너무 지쳤고, 한계에 달했다. 그도 인간인 만큼 집중력을 잃는 게 당연하다"라고 걱정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큰 부상도 없이 계속해서 바이에른 뮌헨 최후방을 지켰고, '지옥 같았던' 전반기도 어느덧 한 경기만 남았다. 그는 최근 들어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슈투트가르트전 대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박한 평가를 내리던 키커도 김민재에게 박수를 보냈다. 매체는 "김민재의 경기력은 다시 상승하고 있다"라며 "그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활약한 뒤 군사 훈련을 받아야 했고, 휴가도 없이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더 리흐트가 오랫동안 부상당하면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키커는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모든 잠재력을 발휘했고, 공중과 지상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경합에서 승리했다. 공격에선 득점까지 했다. 만약 '괴물'이 내년에도 이렇게 활약한다면 바이에른 뮌헨은 많은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김민재는 볼프스부르크전을 끝으로 한동안 쉬는 시간을 갖는다. 그는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달리 26일부터 국내에서 진행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대비 소집 훈련에서도 제외된 만큼, 체력 회복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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