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왜 '잠실 19홈런' 외인 포기했나...'MVP급 극찬' 라모스 있었기에, 국민타자도 원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2.21 16: 35

“로하스보다 더 좋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022시즌 시범경기 도중, 당시 새 외국인 타자였던 헨리 라모스를 향해 극찬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컨택 능력은 생각만큼 괜찮은 것 같다”라면서 “로하스보다 더 좋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라모스가 가진 능력치를 좋게 보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로하스는 2020시즌 타율 3할4푼9리 47홈런 135타점으로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특급 타자였다. MVP를 수상한 뒤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최대 550만 달러 규모의 잭팟을 터뜨리며 KBO 무대를 떠났다.
2021시즌 통합 우승을 했지만 외국인 타자는 조일로 알몬테, 제러드 호잉 등이 아쉬움을 남겼다. 라모스는 아쉬움을 지웠다. 우선 2022시즌 시범경기에서 12경기 타율 3할8푼7리(31타수 12안타) 4홈런 9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정규시즌에서는 상대의 견제에 다시 적응기가 필요했다. 타율 2할5푼(72타수 18안타) 3홈런 11타점 OPS .721로 시범경기처럼 폭발적인 성적은 아니었다. 그래도 서서히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4월22일 수원 NC전 결승 투런포를 때려내며 기세를 올렸다.

두산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 2022시즌 KT에서 활약한 바 있다 /OSEN DB

두산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로하스 /OSEN DB

두산 라모스 /두산 베어스 제공

그런데 불의의 부상이 라모스의 ‘코리안드림’을 꺾었다. 4월23일 수원 NC전에서 NC 선발 송명기의 투구에 우측 발가락을 맞았다. 당시 경기를 끝까지 뛰었지만 통증이 심해지면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우측 5번째 발가락 기절골 골전 진단’ 소견을 받았다. 복귀까지 4~6주가 소요되는 부상이었다. 그러나 당시 KT는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전력을 꾸리기 힘들었고 즉시 전력이 필요했던 KT는 라모스를 퇴출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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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스는 부상에서 회복한 뒤 제 페이스를 찾았다. 올해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메이저리그까지 콜업됐다. 23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74타수 18안타) 5타점 OPS .660의 기록을 남겼다. 무엇보다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하게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다.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배츠에서 76경기 타율 3할1푼8리(280타수 89안타) 13홈런 74타점 OPS .954로 활약했다. 타격 생산력이 트리플A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고 41볼넷 65삼진으로 선구안도 괜찮은 편이었다. 타율과 출루율(.411)이 1할 가까이 될 정도로 출루 능력도 과시했다. 
라모스는 KT 시절부터 KBO리그 무대를 원했다. 2022년 스프링캠프 당시 “전부터 한국 야구를 알고 있었다. 3년 전부터 한국에서 뛸 기회가 주어지길 희망했다. 한국행을 원했기 때문에 결정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다. 수월하게 결정했다”라면서 KBO리그를 갈망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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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라모스는 KBO리그 구단이 다시 내민 손을 거절하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를 고민하던 두산이 라모스를 눈독 들이고 있었다. 두산은 라모스와 총액 7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사실 두산은 올해 호세 로하스라는 외국인 타자와 함께했다. 122경기 타율 2할5푼3리(403타수 102안타) 19홈런 65타점 OPS .819의 성적을 남겼다.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쓰면서도 20홈런에 가까운 생산력을 보여줬다. 최근 공인구의 반발력이 떨어졌던 상황에서 이만한 파워를 갖춘 선수는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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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로하스에 대한 만족감이 크진 않았다. 넓은 잠실구장에서 19홈런을 때려낸 파워를 갖췄지만 잠실의 광활안 외야를 책임질 수비력은 부족했다. 사실상 낙제점이었다. 
일단 두산은 시즌을 리뷰하고 2024시즌 외국인 선수 구상을 하면서 로하스를 보류선수 명단에는 포함시켰다. 내부적으로 만족도가 크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수 시장이 너무 좋지 않았다. 여차하면 재계약도 할 수 있다는 구상까지 했다. 
그러나 시장에 라모스라는 ‘MVP급 호평’을 받았던 선수가 있었고 두산은 로하스 대신 라모스를 선택했다. 타선의 생산력을 강화하면서 수비까지 갖춘 외야수를 원했던 이승엽 감독도 라모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후문. 
두산은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 특성상 수비 능력 갖춘 외야수 물색했다. 라모스는 MLB 평균 수준의 수비력과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면서 “타격에서도 공까지 배트가 짧게 나오며, 인사이드-아웃 스윙으로 스프레이 히터라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철매직’ 이강철 감독이 MVP급 선수로 호평했고 이승엽 감독도 원한 라모스는 과연 두산 타선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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