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내 육신을 바치겠다” ‘엘린이’는 ‘낭만 야구’를 꿈꾸다...50억 대박 FA 계약, 옵션 50%도 OK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12.25 18: 40

 "제가 올해처럼 잘해서 꼭 다 받아가야죠."
FA 임찬규는 LG와 FA 대박 계약을 했지만, 최근 성대 결절 수술 영향으로 말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임찬규는 계약 직후 옵션이 50% 가까이인 FA 계약에 대해 묻자, 문자 메시지로 "올해처럼 잘해서 꼭 다 받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LG는 지난 21일 임찬규와 FA 계약을 발표했다. 임찬규와 4년 최대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24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세부 사항을 보면 옵션이 50% 가까이 되는 이례적인 계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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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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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과정에서 임찬규가 제안한 결과였다. 당초 LG가 제시한 보장 금액은 26억원보다 컸다. 그러나 임찬규는 보장 금액을 낮추고 성적에 따른 옵션 금액을 늘려달라고 제안했다. 그 결과 옵션이 늘어났고, 총액도 40억원대에서 최종 50억원으로 늘어났다. 
임찬규의 에이전트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는 "임찬규 선수가 자기가 건강하게 잘 뛰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옵션을 많이)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임찬규 선수의 그런 모습이 굉장히 멋지고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차명석 단장은 "옵션은 매년 달성하면 주는 방식이다. 선수가 자신있게 하겠다, 잘 하겠다고 하니까 믿고 해줬다. 올 시즌 정도만 하면 충분히 받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돈 보다는 낭만을 선택했다. 임찬규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돌아가신 아버지가 돈을 좇지 말고 낭만 있게 살라고 하셨는데, 올해 낭만있게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계약 후 자신의 SNS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아버지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아빠가 원하는 모습대로 살기를 선택했고 낭만있게 잘 살아갈게. 아…그리고 옵션 다 챙겨갈 수 있게 하늘에서 모든 기를 넣어줘. 사랑해 아빠”라고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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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는 올해 커리어하이 성적을 거뒀다. 수 년간 선발투수로 뛴 임찬규는 올해 롱릴리프 보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 등 젊은 신예들을 3~5선발로 낙점됐다. 그러나 젊은 선발진들이 4월부터 부진, 부상으로 계획대로 되지 않자, 염 감독은 임찬규를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임찬규는 4월말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데뷔 후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30경기(26선발)에 등판해 144⅔이닝을 던지며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로는 최다승이자 다승 3위(14승), 승률 2위(.824)를 차지했다.
올해 성적은 뛰었났으나 최근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최근 4년 성적을 보면 기복이 심했다. 2020년 27경기에서 10승 9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2011년 데뷔 후 2번째 10승 기록이었다. 이후 2년간은 부진했다. 2021년은 17경기(90⅔이닝)에서 1승 8패 평균자책점 3.87에 그쳤다. 2022년에는 23경기(103⅔이닝)에서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임찬규는 FA 자격을 취득했으나 신청하지 않고 포기, FA 재수를 선택했다. 그에 앞서 2018년 11승(11패) 평균자책점 5.77로 데뷔 첫 10승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2019년에는 30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4.97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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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11년 동안 임찬규의 퍼포먼스는 꾸준함에서 아쉬움이 있었기에 총액 50억원이었지만, 옵션이 50% 가까이 되는 계약으로 성사됐다. 
임찬규는 성적에 따른 옵션을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야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임찬규는 14승을 거둔 정규 시즌 막판에 “매년 이렇게 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부침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같이 좋은 감동도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저에 대해 높게 평가하신 것 같다”며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감독님이 내 능력을 높게 평가하셨고 내 장점을 계속 살리려고 했다. ‘직구를 더 세게 던져라’고 하셨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했던 것이다. 체인지와 변화구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한복판 보고 직구 던져라’ 하셨는데 감독님이 매의 눈으로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찬규의 직구는 140km 초반, 직구 보다는 날카로운 체인지업과 커브가 주무기였다. 염 감독은 임찬규의 직구가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볼끝이나 무브먼트 움직임이 좋다고 직구 활용을 권유했다. 임찬규는 자신의 직구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체인지업 커브와 함께 피칭 디자인으로 타자를 잘 제압했다. 올해 거둔 14승 결과가 반짝 활약이 아니라는 자신감과 믿음을 갖고 옵션 50%인 FA 계약을 성사시켰다. 
엘튜브 캡쳐
엘튜브 캡쳐
계약을 마친 임찬규는 구단을 통해 ”엘린이 출신으로서 자랑스러운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른 구단은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LG 트윈스 선수로 남고 싶었는데 좋은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팬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팬들이 항상 웃을 수 있도록 내년, 내후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계약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임찬규는이후 구단 유튜브를 통해 말이 아닌 글로 더 다양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해주신 구단주님과 사장님, 단장님. 항상 신경써주시는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많이 부족하지만 늘 함께 해주신 김용일 코치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무적 엘지 트윈스 팬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고 글로 적었다. 
이어 FA 협상 기간 동안 고민을 했는지 질문에 “고민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엘지와 해달라고 에이전트를 통해 부탁했다”고 적었다. 종신 LG로 향하는 소감으로는 “가슴이 뜨거워진다. 은퇴하는 날까지 내 모든 육신을 바치겠다+성대”라고 위트를 잃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임찬규에게 LG 트윈스란’ 질문에 “6살때 처음 야구장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26년 동안 사랑해온 사이. 짝사랑이 아닌 서로 사랑하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사랑한다. 트윈스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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