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은 불안 요소"→전반기 베스트 제외...바이에른 전설, 김민재 또 외면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25 19: 11

독일 축구와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62)가 다시 한번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를 외면했다.
마테우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스카이 스포츠 독일'을 통해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는 16라운드가 끝난 현재를 기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1명을 직접 뽑았다.
마테우스가 택한 11명 중에 김민재는 없었다. 그는 수비진을 모두 바이엘 레버쿠젠 수비수로 꾸렸다. 레버쿠젠 후방을 지키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에드몽 탑소바-요나탄 타-제레미 프림퐁 4명이 그대로 전반기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민재.

[사진] 로타어 마테우스.

중원에도 레버쿠젠 선수가 2명이나 포함됐다. 마테우스는 에제키엘 팔라시오스와 플로리안 비르츠(이상 레버쿠젠), 사비 시몬스(라이프치히), 리로이 자네(바이에른 뮌헨)로 미드필드를 구성했고, 최전방 공격수로는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뽑았다. 골키퍼에선 그레고어 코벨(도르트문트)이 마테우스의 선택을 받았다.
[사진] 바이엘 레버쿠젠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사비 알론소 감독.
11명 중 레버쿠젠 선수가 6명이나 된 반면 바이에른 뮌헨 선수는 케인과 자네 둘뿐이었다.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결과다.
레버쿠젠은 리그 16경기에서 13승 3무를 거두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유럽 5대리그 기준 유일한 무패 팀이기도 하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15경기에서 12승 2무 1패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한 경기 더 치른 레버쿠젠에 4점 차로 뒤져 있다.
마테우스는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알론소 감독은 많은 이들이 레버쿠젠이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을 만한 위대한 일을 실제로 해냈다. 이적시장도 정말 잘 보냈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 모두 100% 성공했다"라고 극찬했다.
[사진]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 선정된 김민재 / 후스코어드닷컴 소셜 미디어.
하지만 김민재의 탈락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으로 쓰러지는 와중에도 꾸준히 바이에른 뮌헨 수비를 지켜냈다. 게다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팀 상황을 고려하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출전 시간도 김민재가 탑소바와 타를 능가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레버쿠젠보다 리그 1경기를 덜 치렀지만, 오히려 김민재가 더 많이 뛴 것. 김민재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22경기에서 1903분을 소화했고, 타는 23경기 1851분, 탑소바는 22경기 1705분을 뛰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재는 2023년 전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뽑히기도 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 키다'는 24일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중앙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피지컬뿐만 아니라 평정심과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라며 "바이에른 뮌헨 이적 뒤에도 꾸준히 선발로 뛰고 있다. 후방 라인을 지키는 데 탁월한 능력과 리더십을 지녔다"라고 강조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으로 뽑았다. 그는 리그 15경기에서 평균 평점 7.14점을 받으면서 오딜롱 코수누, 타(이상 레버쿠젠, 7.01점)와 함께 스리백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김민재는 그만큼 2023년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그는 지난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이후로 '지옥 같은' 강행군을 소화했고, 겨울 들어 조금씩 흔들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프랑크푸르트 원정에서 5실점을 허용하며 1-5 참패의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단 한 경기 만에 진가를 증명했다. 김민재는 바로 다음 라운드였던 18일 슈투트가르트전에서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김민재는 90분 내내 한발 빠른 예측 수비와 적극적인 압박, 빠른 공간 커버로 상대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분데스리가 득점 2위(16골) 기라시와 데니스 운다브(8골) 모두 김민재의 철벽 수비에 막혀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사진] 데뷔골 직후 해리 케인과 함께 포효하는 김민재.
공격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후반 18분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하며 바이에른 뮌헨 데뷔골을 터트렸다. 사실 멀티골까지 가능했다. 김민재는 전반 24분에도 파블로비치의 프리킥을 머리에 맞추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함으로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한 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경기 후 찬사가 쏟아졌다. '키커'와 '빌트'를 포함해 모든 현지 매체가 김민재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줬고, '아벤트자이퉁'은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공중을 홀로 지배했다. 뮌헨에서 최고의 경기"라고 극찬했다. '스포르트1'도 "괴물이 살아난다"라며 "그는 슈투르가르트와 중요한 상위권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의심하는 이들을 침묵시켰다"라고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럼에도 '독설가' 마테우스의 마음을 돌리기엔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는 지난 9월에도 김민재를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마테우스는 라이프치히전 무승부(2-2) 후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뛰어난 모습이 아니다. 그는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다"라고 혹평했다.
또한 그는 "(김민재는) 먼저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를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탈리아에서 쌓은 위대한 영예를 고려하면 아직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사실 마테우스는 김민재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 전체와 사이가 좋지 않다. 그는 꾸준히 친정팀을 비판하면서 분위기를 흐렸고, 여러 선수들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바이에른 뮌헨은 율리안 나겔스만 시절보다 나은 게 없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잘못하면 라커룸 통제력을 잃을 것" 등의 발언을 일삼으며 심기를 건드렸다.
[사진] 토마스 투헬 감독.
결국 투헬 감독과 크게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도르트문트전 4-0 대승 이후 "팀에 균열이 있고, 발전도 없는데 어떻게 이겼냐고? 마테우스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말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하시라. 우린 4-0으로 이겼다. 이제 180도 바뀐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다. 잘해봐라"라고 분노했다. 바로 옆에 있던 마테우스는 당황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마이크를 놓고 떠나는 투헬 감독을 붙잡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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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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