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김민재, '혹사 논란 딛고' 세계 최고 센터백 등극했는데.. 뮌헨 전설의 '깎아 내리기' 희생양 됐다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12.26 06: 30

'철기둥'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구단 전설로 여겨지는 로타어 마테우스(62)로 부터 또 외면 당했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스포츠키다’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올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센터백 5명을 선정해 공개하면서 김민재가 그중 1위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뮌헨의 레전드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외면했다.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 그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먼저 '스포츠키다'는 올 시즌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구단의 33년 만의 우승에 크게 일조한 것이 그를 올해 세계 최고 센터백으로 선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진] 김민재와 로타어 마테우스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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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민재는 피지컬을 넘어 평정심과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며 “뮌헨 이적 뒤 꾸준히 선발 멤버로 뛰고 있다. 후방 라인을 지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리더십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에 이어 센터백 2위는 맨체스터 시티의 후벵 디아스다. 그는 지난 시즌 맨시티의 3관왕에 힘을 보탰다. 3위는 다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 4위는 윌리엄 살리바(아스날), 5위는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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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기복 없는 수비력으로 전 소속팀 나폴리의 33년 만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그 능력으로 올 시즌 직전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에서 김민재는 시즌 내내 보여온 꾸준한 활약으로 지난해 9월 세리에A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 10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김민재는 이러한 활약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6월 이탈리아 세리에A가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2018-2019 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상이 우승팀 멤버에게 돌아간 첫 사례였다. 더불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김민재가 해당 상을 받았다.
나폴리에서의 활약으로 김민재는 지난 7월 ‘독일 명문’ 뮌헨과 5년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 시즌 뮌헨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꾸준히 선발로 출격하던 김민재는 지난 18일 치러진 슈투트가르트와의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뽑아냈다. 슈투트가르트전(3-0 승리)에서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공수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민재는 초반부터 슈투트가르트의 공격을 번번이 막아내며 단단함을 뽐냈다. 그는 전반 9분 박스 안 데니스 운다브의 슈팅을 육탄방어로 막아냈고, 전반 19분 상대의 역습 시도도 한 발 빠르게 차단했다. 1분 뒤엔 중앙선을 훌쩍 넘어가 강한 압박으로 공을 끊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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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망도 흔들었다. 전반 24분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프리킥을 올렸고, 김민재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함으로 아쉽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일부 카메라가 고장 나면서 오프사이드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공격에서도 공중을 지배했다. 그는 후반 10분 파블로비치의 프리킥을 머리로 떨어뜨렸고, 이를 해리 케인이 다시 헤더로 연결하며 마무리했다. 경기 후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김민재의 도움으로 인정했다. 뮌헨에서 첫 공격 포인트였다. 그러나 하루 뒤(19일) 김민재의 '도움' 기록은 사라져 있었다. 정정된 것으로 보인다.
도움이나 다름없는 활약 후 그는 뮌헨 데뷔골까지 쏘아 올렸다. 김민재는 후반 18분 파블로비치가 올린 코너킥에 뛰어들며 머리를 갖다 댔고, 공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VAR 결함에 따른 억울한 골 취소를 딛고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알리안츠 아레나를 가득 메운 팬들은 "킴"을 연호했다.
이후로도 공은 김민재 앞에서 멈췄다. 그는 후반 22분 한 발 빠른 태클로 상대 패스를 끊어냈고, 잠시 후에도 세루 기라시의 움직임을 미리 읽어내며 전진 패스를 차단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리그 16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기라시와 리그 8골을 기록 중인 운다브를 앞세워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철벽' 김민재 앞에선 아무 힘도 쓰지 못했다. 기라시와 운다브 둘 다 유효 슈팅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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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역시 김민재였다. 그는 90분 동안 1골, 패스 성공률 93%(39/42), 드리블 성공 1회, 롱패스 성공 1회, 태클 성공 1회, 걷어내기 6회, 가로채기 6회, 공 소유권 회복 6회 등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에게 평점 8.6점을 줬다. '소파 스코어'는 8.2점으로 양 팀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모든 독일 매체들이 최고 평점인 1점을 부여했다. 언제나 점수를 짜게 주던 '키커'와 '빌트'도 김민재에게 나란히 1점을 주면서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았다. 
경기 후 축구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지난 22일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로 뽑았다. 그는 리그 15경기에서 평균 평점 7.14점을 받으면서 오딜롱 코수누, 타(이상 레버쿠젠, 7.01점)와 함께 스리백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앞서 19일에도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사무국으로부터 15라운드 베스트 11에 선정됐단 소식도 들었다. 그는  3-5-2 포메이션으로 구성된 명단에서 수비 한 자리를 꿰찼다. 
[사진] 로타어 마테우스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마테우스로부턴 '베스트11' 평가를 받지 못한 김민재다.
마테우스는 24일 '스카이 스포츠 독일'을 통해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김민재 대신 바이엘 레버쿠젠 수비진으로 명단을 꾸렸다.
레버쿠젠 후방을 지키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에드몽 탑소바-요나탄 타-제레미 프림퐁 4명이 마테우스가 선정한 전반기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중원에도 레버쿠젠 선수가 2명이나 포함됐다. 마테우스는 에제키엘 팔라시오스와 플로리안 비르츠(이상 레버쿠젠), 사비 시몬스(라이프치히), 리로이 자네(뮌헨)로 미드필드를 구성했고, 최전방 공격수로는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와 해리 케인(뮌헨)을 뽑았다. 골키퍼에선 그레고어 코벨(도르트문트)이 마테우스의 선택을 받았다.
11명 중 레버쿠젠 선수가 6명이나 된 반면 뮌헨 선수는 케인과 자네 둘 뿐이었다.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단이긴 하다. 레버쿠젠은 리그 16경기에서 13승 3무를 거두며 단독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유럽 5대리그 기준 유일한 무패 팀이다. 반면 뮌헨은 15경기에서 12승 2무 1패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한 경기 더 치른 레버쿠젠에 4점 차로 뒤져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김민재의 탈락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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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파트너인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으로 쓰러지는 와중에도 꾸준히 뮌헨 수비를 지켜냈다. 게다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팀 상황을 고려하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외면당했다.
출전 시간도 김민재가 레버쿠젠의 탑소바와 타를 능가한다. 뮌헨은 레버쿠젠보다 리그 1경기를 덜 치렀지만, 오히려 김민재가 더 많이 뛴 것. 김민재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22경기에서 1903분을 소화했고, 타는 23경기 1851분, 탑소바는 22경기 1705분을 뛰었다. 김민재가 뮌헨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테우스는 지난 달에도 김민재를 향해 날을 세운 바 있다. 그는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뛰어난 모습이 아니다. 그는 뮌헨의 '불안 요소’”라고 지적하며 “김민재는 먼저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쌓은 위대한 영예를 고려하면 아직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김민재는 이런 비난을 증발시키는 '데뷔골' 맹활약을 펼쳤다. 마테우스도 김민재를 향한 쓴소리를 자제하는 듯싶더니 전반기 베스트11에서 제외시켰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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