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끝자락에 홀드 2위+불펜 최다 83이닝…'철인' 노경은의 겨울은 어떻게 흘러가나 [오!쎈 인터뷰]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12.28 08: 40

“내가 30홀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2003년 프로에 데뷔 SSG 랜더스 베테랑 투수 노경은(39)은 21년 차에 가장 많은 홀드를 쌓았다. 두산 베어스 시절 12승, 10승을 올린 적도 있었지만,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SSG에 온 그는 삼십 대 마지막에 필승조 노릇을 하며 20세, 2년 차 어린 투수 박영현(KT 위즈)과 홀드왕 경쟁도 해봤다.
홀드왕은 32개로 박영현의 차지였지만, 노경은은 올해 정규시즌 76경기 등판해 83이닝을 책임지며 9승 5패 2세이브 30홀드, 65탈삼진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 SSG 불펜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SSG 투수 노경은. / OSEN DB

OSEN과 통화에서 노경은은 “내가 30홀드를 할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마음을 비워 이뤄진 듯하다. 내가 필요할 때, 편하게 마음을 먹고 매 경기 임했다. 그러다 보니 한 시즌이 끝났다. 성적도 이렇게 쌓여 있더라”고 되돌아봤다.
비시즌 때부터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한 선수다. 후배 투수들의 본보기가 될 정도로 열심히 했고, 잘했다. 그 결과는 성적으로 보여줬다. 시즌 준비를 철저하게 잘했기 때문에 자신도 놀랄만한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우완 불펜 최민준은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면서 ‘선배’ 노경은에 대해 “이것저것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선배다. ‘대단한 선배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거듭 말했다.
SSG 투수 노경은. / OSEN DB
30대 끝자락에 30개 홀드를 쌓았고, 꾸준히 구속 145km를 찍으며 리그에서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83이닝을 던졌다. ‘철인’으로 불렸다. 시즌 후반에 다소 흔들림이 보이자, ‘체력적으로 힘이 든 것인가’라고 묻자, “체력은 거뜬하다. 투구 밸런스가 좀 흐트러졌을 뿐이다. 문제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렇게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는 것은 나름의 고민을 하고, 실행을 한다. 노경은은 거듭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고 강조한다. 그는 “시즌 종료 후 5kg 정도 체중이 줄었다가 지금은 다시 3kg 정도 늘어났다”면서 “몸을 가볍게 해야 하는지, 근력을 더 키워야 하는지 생각을 했다. 지금 잘 챙겨 먹으면서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겨울에는 야구공을 잡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야구공보다 훨씬 무거운 것을 든다. 그는 “야구공보다 10배 정도는 무거운 것을 든다. 그 무게를 내 몸이 적응하도록 한다. 무거운 것을 한 달 넘게 들면, 그 이후 내 근력이 생긴다. 그다음 야구공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공을 가볍게, 편하게 던지는 자신만의 루틴인 것이다.
그는 “오타니 쇼헤이도,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자신만의 운동법이 있지 않은가”라며 “요즘 트렌드가 스트렝스다. 고중량으로 저반복하는 것이다. 스트렝스를 하면 겉모습은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단단해진다. 힘이 강해진다”고 했다.
스트렝스는 단순 근력을 키우는 훈련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스쿼트, 벤치프레스 등이 있다.
1984년생 노경은은 나이 마흔에 2024시즌을 준비한다. 가족과 시간도 보내고, 꾸준히 야구장에서 운동을 하며 추운 겨울을 이겨낸다. 그는 “빨리 야구하고 싶다”며 “내년에도 매 경기, 주어진 상황에 잘 맞춰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SSG 투수 노경은.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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