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우승포수, 방출 후 한화행 소식에 오원석, "정말 편하게 리드해준 선배님, 많이 아쉬워요"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12.28 18: 40

SSG 랜더스 구단에 스스로 방출을 요청했던 베테랑 포수 이재원(35)이 한화 이글스로 갔다. 그는 18년 동안 뛴 고향팀을 떠나 한화에서 불꽃을 태워보고자 한다.
한화는 28일 “베테랑 포수 이재원과 연봉 5000만 원에 입단 계약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한화 구단은 “한국시리즈 우승 등 경험이 풍부한 이재원을 영입해 최재훈, 박상언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고 기대했다.
손혁 단장은 "최재훈과 박상언 외 경험 있는 포수가 부족하고, 부상에 대한 대비와 뎁스를 강화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영입했다"며 "유망주 허인서가 내년 시즌 후반기에 상무에서 복귀할 때까지 이재원이 포수진에 무게감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SSG를 떠난 이재원이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 OSEN DB

이재원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고교 시절 대형 포수로 기대를 모았고, 2006년 1차 지명권을 갖고 있던 SSG 전신 SK 선택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인천고 졸업 후 지역 연고 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입단 후 순탄하지는 못했다. 박경완, 정상호라는 뛰어는 포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공격면에서 가능성을 꾸준히 보여줬다. 신인이던 첫해 23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4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이듬해에는 6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3홈런 21타점으로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7년, 2008년에는 SK가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잡으며 통합 우승을 이뤘다. 이재원은 SK 왕조 시절의 주역이다. 박경완, 정상호 등 주전급 포수가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음에도 이재원은 1군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런 그는 상무에 다녀온 뒤 2014년부터 주전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SSG를 떠난 이재원이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 OSEN DB
이재원은 그해 120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 12홈런 83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공격형 포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정적인 투수 리드로, 동료 투수들의 믿음도 쌓았다.
2015년 1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에 17홈런 100타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8시즌에는 주장을 맡아 주전 포수로 팀을 잘 이끌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재원은 2018년 우승 이후 FA 자격을 얻어 4년 69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FA 계약 후 첫해, 2019년에는 139경기에서 타율 2할6푼8리 12홈런 75타점으로 괜찮았다.
이후 성적이 떨어졌다. 입지도 좁아졌다. 비시즌, 캠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는 직접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고, 새 팀을 찾았다. SSG 구단에 방출 요청 후 이재원은 OSEN과 통화에서 “18년 동안 함께 한 프런트에게 미안하다. 동료 선수들에게는 고맙다. 좋은 팀에서 뛰었다. 우승도 많이 했고, 주축 선수로 행복한 기억이 많다. 여기서 은퇴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몸 상태는 좋다. 그래서 더 해보려고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새 팀에서 불꽃을 태워보고자 한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던 이재원이다. 그런 그의 한화행에 SSG 좌완 오원석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정말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해주는 선배님이다. 그간 잘 리드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재원 선배님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정말 안정감이 있다”고 고마워했다. 또 “따뜻한 선배님이다. 많이 아쉽다”고 전했다.
SSG를 떠난 이재원이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 OSEN DB
이재원이 타격 부침으로 애를 먹었지만, 투수 리드만큼은 한화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등 큰 무대를 많이 겪어본 경험 많은 포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즌을 보내면서 투수들이 많이 의지할 수 있는 포수다.
은퇴한 옛 동료 투수로 야구 아카데미에서 투수 코치로 활동 중인 정영일과 김태훈은 “우리 투수들은 다 알고 있다. 이재원이라는 포수는 얼마나 투수들이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게 해 주는지 안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정든 팀을 떠나는 것도, 그간 응원해 준 팬들을 위해 다 보답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게 그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새 팀에서 좀 더 야구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게 그의 의지다.
그는 1월에 대구에서 운동을 하다가 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몸 상태도 좋고, 자신감도 다시 회복하는 중인만큼 새로운 팀에서 고향을 떠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