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12’의 연관… FIFA 푸슈카시 어워드에 담긴 숫자의 비밀은? [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4.01.14 17: 28

푸슈카시 페렌츠(1927~2006년·헝가리)는 ‘전설의 골잡이’다. 축구 역사상 지구촌 팬들로부터 사랑받은 최초의 월드 스타다. 1950년대 초반 전 세계 축구계를 휩쓸며 ‘마법의 마자르 군단(Magical Magyars)’으로 불린 헝가리 축구 국가대표팀의 중핵이다. 한 시대를 주름잡은 MM 포메이션을 앞세워 무적으로 군림하던 마자르 군단의 선봉장으로서 맹활약한 당대 으뜸의 골잡이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축구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푸슈카시를 잊지 않고 기린다. 한 해 동안 A매치, 대륙 간 클럽 선수권 대회, 국가별 최상급 리그 경기에서 나온 득점 중 가장 뛰어난 골을 결실한 선수에게 FIFA 푸슈카시 어워드를 수여한다. 2009년 제정된 이 상은 골잡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최고 영예라 할 만하다.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The Best FIFA Football Awards)의 한 부문으로서 더욱 권위를 인정받는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가 첫 수상자였다. 하지만 호날두와 함께 ‘득점 천하’를 나눠 가진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 CF)는 아직 역대 수상자 반열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2위에만 세 차례(2011·2015·2019년) 뽑히면서 끝내 정상을 밟지 못했다. 그만치 어려운 수상이기에, 더욱 감격을 만끽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은 푸슈카시상을 품에 안았다. 2020년 가장 빼어난 골을 터뜨린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19-2020시즌 번리전에서 70여m를 질주한 뒤 작렬한 골로서, 그 시점부터 유력한 후보로 손꼽힐 만큼 엄청난 득점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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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을 앞두고, FIFA는 한 가지 재미있는 통계로 이 상을 조명해 눈길을 모은다. 숫자로 역대 수상 골을 되돌아봄으로써, 흥미를 더하며 관심을 증폭했다.
12
번리전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터치 수다. 역대 수상 작품 중, 유례가 없는 횟수다. 손흥민이 얼마나 치달린 끝에 골을 터뜨렸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2022년까지 다른 13명 수상자 가운데, 8명이 퍼스트 터치로 작품을 완성했다. 2023년 후보자 중, 마드루가와 산투스는 첫 번째 터치로, 엔시소는 세 번째 터치로 각각 골을 넣었다. 당연히 역대 최고 자리를 한 해 더 지킬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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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포르투전에서, 첫 수상자 호날두가 터뜨린 골의 평균 시속(㎞/h)이다. 놀라운 빠르기로, 역대 최고 속도다. 이번 후보작들도 이에 필적할 만한 게 없어,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기록은 1년 더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당시 골은 40야드(약 36.6m) 거리에서 터진 중거리 슈팅에서 나왔는데, 이 역시 가장 먼 거리에서 터진 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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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 주인공인 다이넬 조리(23·MTK 부다페스트)가 2019년 수상작으로 뽑힌 골을 잡아냈을 때 나이이다. 헝가리 최상위 리그인 넴제티 버이녹샤그 1 2018-2019시즌, 데브레첸 VSC에 몸담고 있던 조리는 페렌츠 바로시 TC를 상대로 기록을 창출했다. 더구나 자신의 프로 데뷔골이어서 감격은 더욱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11
역대 수상자 중 4명의 배번이다. 네이마르(31·알힐랄·2011년)를 비롯해 웬데우 리라(2015년), 모하메드 살라(2018년), 에리크 라멜라(2021년)가 11번을 달고 뛰며 영광을 일궜다. 손흥민과 호날두는 7번이다. 만약 산투스가 2023년 수상자가 되면, 배번 11번 기록은 5회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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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푸슈카시 어워드와 인연이 없는 메시의 비운을 상징하는 숫자다. 2010년을 필두로 7번씩(2011·2012·2015·2016·2018·2019년)이나 수상 후보에 올랐지만, 메시는 2위에만 두 번 올랐을 뿐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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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수상작을 낸 무대로, EPL이 영광을 품에 안았다. 2016-2017시즌 올리비에 지루(아스널·이하 당시 소속 팀)가 스타트를 끊은 뒤, 2017-2018시즌 살라가, 2019-2020시즌 손흥민이, 2020-2021시즌 라멜라가 각각 그 계보를 이어 가며 EPL이 세계 으뜸 무대임을 다시금 증명했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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