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았는데, 큰 의미는 없는데"…김형준은 자연스럽게 '양의지 후계자'의 길을 밟는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1.19 14: 40

NC 다이노스 포수 김형준(25)의 2023년은 절망으로 시작했다가 희망으로 마무리 됐다. 김형준은 지난 2022년 8월,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으면서 장기간 재활에 돌입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측 발목 인대 손상 부상을 당했다. “멘붕이었다. 아무 생각도 안들었다”는 게 당시 김형준의 심정이었다. 
하지만 김형준은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이겨냈다. “흘러가는대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빨리 복귀하려고 하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았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재활을 했고 8월 말 복귀했다. 
이후 김형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전 포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NC의 포스트시즌 전경기에 선발 출장하면서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리그 젊은 포수의 대표주자로 거듭났다. 향후 국가대표 단골 안방마님으로 향하는 초석을 다졌다. 절망은 희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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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와 오랜 시간 함께했고 또 지금은 김형준을 지켜보고 있는 박건우는 “양의지 선수가 ‘형준이 하는 것 봐라. 남다른 선수다라고 한 적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형준 이전의 국가대표 안방마님은 양의지(두산)이었다. 김형준은 ‘포스트 양의지’로 불릴 정도의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양의지가 NC에서 두산으로 떠나면서, 그리고 국가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김형준이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이미 ‘후계자’로 불렸던 김형준은 어느덧 대선배의 길을 밟아가고 있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맞대결 이후 김형준은 양의지에게 다가가서 방망이를 얻기도 했다. 양의지는 이 과정에서 김형준을 대견한 듯 바라보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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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와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NC에서 25번을 달았던 양의지의 번호가 올 시즌 김형준에게 넘어간 것. 지난해 25번의 주인은 외야수 김성욱이었고 김형준은 47번을 달았다. 하지만 올해 김형준에게 양의지의 25번이 넘어간 것. 양의지는 두산에서도 25번을 달고 있다. 
김형준은 “포수이니까 2번이 들어가는 것을 하고 싶었다. 22번은 용찬 선배님이 갖고 있어서 못 달고 25번은 (김)성욱이 형이 안 단다고 했다. 그래서 25번을 달게 됐다”라면서 “의도적으로 양의지 선배님 번호라서 단 것은 아니다. 등번호에 엄청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 비시즌 운동도 같이 하고 있다. 서울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양의지, 양석환 등과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이 역시 김형준은 “의도치 않게 같은 센터, 같은 시간대에 운동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등번호가 이어진 것도, 같이 운동을 하는 것 모두 우연이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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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김형준에게 이 시간은 소중하고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는 “양의지 선배와 같이 눙동을 하다 보니까 동기부여도 생기는 것 같고 좀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특별한 운동은 없지만 양의지 선배님인 운동을 엄청 열심히 하신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하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께 운동을 하면서 풀타임 노하우나 몸 관리, 그리고 선배님이 느꼈던 저의 문제점 이런 부분들을 얘기를 해주신다. 야구 외에 다양한 얘기들을 공유한다”라고 덧붙였다.
차기 국가대표 포수의 길을 밟아가고 있는 김형준은 팀의 안방마님 경쟁에서도 조금이나마 앞서는 모양새다. 이제는 다치지 않으면 된다. 최근 잦았던 부상에 대해 “작년에 액땜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다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라면서 안 좋은 기억을 떨쳐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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