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힘들어 본' 황인범의 메시지 "비난 너무 신경 쓰지 않길...모두가 늘 응원해"[오!쎈 인터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1.21 10: 31

"26명 모두 누군가 힘들면 마음속으로 늘 응원한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득실+2)으로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승점 4점(득실 +4)으로 1위를 지켰다. E조 1위의 주인공은 마지막 3차전에서 정해지게 됐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은 바레인과 만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요르단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후반 대한민국 황인범, 손흥민이 요르단 자책 동점골에 기뻐하고 있다. 2024.01.20 /jpnews@osen.co.kr

어려운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 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흐름을 내줬다. 그러더니 전반 38분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에 전반 종료를 눈앞에 두고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까지 내줬다.
패색이 짙던 한국을 구한 건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황인범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이 됐다. 그 덕분에 한국은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요르단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후반 대한민국 황인범이 교체되고 있다. 2024.01.20 /jpnews@osen.co.kr
이날 황인범은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맹활약을 펼쳤고, 상대의 거친 견제에 수 차례 쓰러지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중원에 있다 보니까 부딪히는 일은 익숙하다. 원래 안 좋았던 부위에 같은 타박상을 입어서 좀 많이 불편했다. 마지막에 교체되긴 했지만, 끝까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만족하긴 어려운 결과. 황인범은 "우리가 원한 결과는 아니지만, 다행히 승점 1점이라고 가져온 부분은 조금 긍정적이다. 전반엔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더 소통하면서 도와주려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 않나. 그게 내가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옆에 있는 선수들이 희생해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런 부분을 잘 얘기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황인범은 "아시아에서 경기를 하면 모든 사람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매 경기 승리하려 하면서 침착하자고 다짐한다. 그러나 사람인 만큼 조급해질 수 있다. 축구는 개인이 아니라 팀 스포츠다. 어떻게든 서로 잘 소통해 도와야 한다. 오늘 얻은 교훈을 토대로 탄탄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황인범은 "훈련에서부터 토너먼트를 진행하면서 좋아질 수 있는 몸 상태로 준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걸 떠나 우리는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어떤 팀이든 이겨야 하는 팀이다. 경기 끝나고 다 같이 얘기했듯이 오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시안컵은 월드컵 예선과 또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황인범은 마지막 3차전만 생각한다. 그는 "감독님이 처음부터 '평가전 포함 8경기를 하고 가야 한다'라고 인터뷰를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에겐 '눈앞에 있는 한 경기 한 경기만 먼저 생각하자. 그것만 잘 헤쳐나가면 너희 능력을 믿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다"라며 "16강에 올라가면 어느 팀을 만나는 건 중요치 않다. 말레이시아전을 어떻게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비판을 넘어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는 선수들도 몇몇 있다. 황인범은 "어떤 선수든 좋은 피드백도 받지만, 안 좋은 피드백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 팀이 잘해야 그런 비난도 줄어들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내가 제일 힘들어봤던 선수다. 전혀 문제가 될 만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란 말을 해주고 싶다. 벤치를 포함해 명단에서 제외되는 3명, 그리고 (김)승규 형까지 26명 모두 누군가 힘들면 마음속으로 늘 응원한다. 모두들 누구나 그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걸 잘 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팀으로 잘 준비해서 결과를 낸 뒤 모든 피드백을 받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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