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단축 위해 투수에 불리한 규정 도입 아이러니해” 김광현의 소신발언, 로봇심판·피치클락 성공할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01.26 08: 40

SSG 랜더스 김광현(36)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되는 피치클락과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김광현은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선발대로 출발했다. “작년이 1988년생 삼재(三災)였다고 한다. 진짜 빨리 한 해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할 정도로 힘들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후배들과 함께 몸을 만들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원래 오키나와가 비가 많이 오는 날씨인데 올해는 갈 때, 올 때 한 번씩 오고 딱 쉬는 날에만 비가 와서 운동을 잘했다. 몸은 잘 만들어진 것 같다"라며 시즌 준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KBO리그 통산 356경기(2015⅓이닝) 158승 88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한 한 김광현은 2020년과 2021년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베테랑 선발투수다. 그런데 올해 KBO리그는 김광현도 경험하지 못했던 규정들이 새롭게 도입된다. 

SSG 랜더스 김광현. /OSEN DB

KBO는 지난 24일 “2024년 제 1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및 피치 클락(시범 운영)에 대한 세부 운영 규정을 확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4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됐던 ABS가 1군 리그에 도입된다. ABS가 1군 리그에 도입되는 것은 KBO리그가 세계 최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입된 피치클락도 함께 시행한다. KBO는 “투구 간 시간 제한은 주자가 루상에 없을 시 18초, 있을 시 23초를(MLB 기준 15초, 20초) 적용한다.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하며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가 남았을 때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수비측에는 볼, 공격측에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라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김광현. /OSEN DB
김광현은 새롭게 도입되는 규정에 대해 “아직 한 번도 해보지를 않아서 잘 모르겠다. 다만 투수에게 자꾸 불리한 룰이 생기는 것 같아서 참 그렇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피치클락을 하는 이유가 가장 첫 번째가 시간 단축이다. 그런데 투수에게 불리한 룰을 적용하면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정확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한 김광현은 “원래 12초룰에서는 투수만 볼로 판정되는 상황이 있었다. 그런데 피치클락은 타자들도 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타자들도 패널티가 될 수 있는게 중요할 것 같다. 견제도 제한이 생겨서 투수들이 힘들어질 것 같다. 그래서 이닝이 길어지면 경기 시간도 길어지니까 참 아이러니하다”라고 말했다. 
SSG 랜더스 김광현. /OSEN DB
“제가 총재님께 직접 말씀드릴 기회가 없었다”라며 웃은 김광현은 “투수 입장을 대변해서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팬들은 뻥뻥 치는 걸 좋아하고 점수가 많이 나는 야구를 좋아하니까 또 모르겠다. 지금 당장은 새로운 규정이 좋다 나쁘다 이야기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쨌든 빨리 적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만약 빨리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된다면 후배들에게 빨리 알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새로운 규정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O 허구연 총재는 그동안 KBO리그에 피치클락, ABS 등 새로운 규정을 도입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ABS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ABS를 도입하는 이유를 팬들이 이해를 해주셔야 한다. 현재 선수, 구단, 심판, 팬들 모두 불만이 많이 쌓여있다.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못하겠다는 심판이 나올 정도로 중압감이 크다. 아직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지만 도입 초반에는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 팬들께서 이해를 해주시고 모두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라고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새로운 시스템이 KBO리그에 잘 정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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