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엔 야유→공 없어도 "골! 골! 골!"...'1대1000' 사우디 4만 관중은 상상 이상[오!쎈 알라이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1.31 01: 48

무엇을 상상했든 그 이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4만 관중이 압도적인 목소리로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고 있다. 양 팀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한국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정우영-손흥민-이강인이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황인범-이재성이 중원에 자리했다. 설영우-김태환이 양쪽 윙백에 나섰고 김영권-김민재-정승현이 중앙 수비에 섰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30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열렸다.사우디아라비아 응원단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4.01.31 / jpnews.osen.co.kr

30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가 열렸다.사우디 응원단이 열띤 관중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4.01.31 / jpnews.osen.co.kr

사우디는 3-5-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살렘 알다우사리-살레 알셰흐리가 공격 조합을 맞췄고 모하메드 칸노-압둘라 알하이바리-나세르 알다우사리가 중원을 맡았다. 모하메드 알브레이크-사우디 압둘하미드가 양쪽 윙백에 섰고 알리 알불라이히-알리 라자미-하산 알탐바크티가 수비에 섰다. 아메드 알카사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경기 시작도 전부터 사우디 팬들이 경기장 부근을 점령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가 넘어가자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사우디 팬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길을 뒤덮었다.
예고된 일이었다. 사우디는 처음부터 F조 1위를 예상하고 미리 숙소와 경기 티켓을 대거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메인 미디어 센터(MMC)가 있는 도하는 물론이고 며칠 전부터 사우디 팬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사우디 팬들은 3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응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라고 경계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사우디 팬들은 에듀케이션 시티 역 근처를 가득 메우고 노래를 불렀다. 마치 개선 행진을 연상케 했다. 그들은 한국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향해 "너네는 진다", "우리가 이길 거야", "손흥민은 어디 있나?" 등의 도발도 서슴치 않았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관중석도 초록 물결로 뒤덮였다. 좌석까지 초록색이라 더 많은 것처럼 느껴졌다. 사우디 팬들은 꽉 채우고 킥오프 전부터 목이 터져라 응원을 외쳐댔다.
한국을 향해선 야유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의 이름이 호명될 때도 애국가가 연주될 때도 사우디 팬들이 다수 자리한 골대 뒤에선 "우우~"하는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사우디 팬들의 목청은 전반 45분 내내 그칠 줄 몰랐다. 이들은 확성기까지 동원해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했다. 사우디가 공격할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 수비할 때도 한 목소리로 "골! 골! 골!"을 외치며 선수들을 북돋웠다. 공을 걷어내기라도 하면 골이라도 넣은 듯 환호를 질렀다. 특히 박수 소리와 북 소리가 압권이었다.
한국은 사우디의 우렁찬 응원 소리에 기가 죽었는지 힘겨운 전반을 보냈다. 깜짝 스리백을 중심으로 버티는 데 급급했다. 전반 막판 살레 알셰흐리와 알리 라자미의 헤더가 연이어 골대에 맞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선제골을 내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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