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1507억 계약 첫 해’ 美로 향하는 이정후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 떨림보다는 기대가 크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02.01 18: 0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스프링 트레이닝이 열리는 애리조나로 이동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투수와 포수가 먼저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지에 모이고 야수는 21일 소집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먼저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빠르게 미국행을 결정했다.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데뷔 첫 해부터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커리어의 시작을 알렸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5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정후는 2022년 커리어의 방점을 찍었다.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으로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25)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출국했다.이정후가 출국장으로 향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2.01 / rumi@osen.co.kr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하며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을 기록했다.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고 이정후의 포스팅과 동시에 수 많은 팀들이 영입을 위해 달려들었다. 고민 끝에 이정후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이정후의 시즌 최종전을 지켜봤을 정도로 진심을 보인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7억원)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대 계약이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25)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출국했다.이정후가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02.01 / rumi@osen.co.kr
“이제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라고 출국 전 인터뷰에서 말한 이정후는 “원래는 항상 팀원들과 함께 출국을 했는데 오늘은 혼자 출국한다.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시고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기분이 조금 이상한 것 같다”라며 출국 소감을 밝혔다. 
이정후는 “이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했다. 밖에서 해야하는 기술 훈련만 남았다. 빨리 따뜻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구단에서 시설을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바로 애리조나로 넘어가 훈련을 할 생각이다. 마음가짐은 이미 실전에 가깝다고 봐도 된다. 야구만 하면 될 것 같다. 일찍 가서 동료들도 만나고 시설과 동선 같은 것도 익히기 위해 일찍 출발한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25)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출국했다.이정후가 출국장으로 향하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2.01 / rumi@osen.co.kr
“첫 시즌 목표는 적응이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적응을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응만 잘한다면 거기에 맞춰서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려고 한다. 가장 쳐보고 싶은 투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다. 야마모토 선수가 같은 지구로 오게 됐는데 국가대표 경기에서 만났을 때와 리그 경기에서 만났을 때 또 다른 느낌일지 궁금하다. 한 번 맞붙어보고 싶다”라고 메이저리그에서 성사될 한일 라이벌전을 기대했다. 
이정후는 단순히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 중 최대 계약일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대 계약으로도 5위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 역사에서 이정후보다 더 큰 계약을 맺은 선수는 버스터 포지(9년 1억6700만 달러), 자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맷 케인(6년 1억2750만 달러),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 달러) 뿐이다. 
“솔직히 책임감은 있지만 부담감은 없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내가 많은 돈을 받고 가서 잘해야 내 이후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후배들과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김)하성이형이 잘해서 좋은 대우를 받은 것처럼 나도 잘한다면 앞으로 한국선수에 대한 기대치나 대우가 더욱 좋아질 것 같다. 그런 책임감은 있지만 부담감은 없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25)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출국했다.이정후가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02.01 / rumi@osen.co.kr
7년 전 키움 신인선수로 처음 미국으로 향했던 이정후는 “사실 지금보다 그 때가 더 떨렸던 것 같다. 지금은 사실 기대감이 더 크다. 그 때는 프로선수로서의 첫 시작이어서 긴장이 됐는데 지금은 나의 꿈을 이루고 미국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가 된다”라며 웃었다. 이어서 “몸 상태는 너무 좋다. 수술을 받은 부위도 너무 좋고 이제 바로 실전에 들어가야 한다. 실전 감각만 익히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공항까지 나와주신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팬들에게 인사한 이정후는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는데 많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내가 꼭 잘하겠다. 한국에서 보여드렸던 모습을 미국에서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감사하다”라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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