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메시, 다시 한번 호날두 따돌렸다… 생일 주기 득점에서, 호날두 제쳐 [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4.02.06 09: 21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 CF)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는 축구 역사에 눈부신 발자취를 남긴 두 영웅이다. 한 세기 반을 넘어선 현대 축구 역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존재임이 분명하다. 오죽하면 ‘신계의 사나이’로 불리겠는가.
당연히 누가 더 뛰어난지에 대한 갑론을박은 21세기 전 세계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두다. 아직 명쾌한 해답을 구하기 힘든 의문형 명제라는 데 중론이 모인 듯 보인다. 결론이 나지 않아, 호사가들만 애를 태우고 있지 않나 싶다.
금세기 최고 스타로서 우뚝 서려는 두 사람의 자존심 각축은 여전히 불꽃을 튀긴다. 20년 가까이 뭇 축구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현재 진행형 경쟁이다. 이제 내일모레면 40대를 바라보는, 축구 선수로서는 ‘할아버지’에 접어든 나이건만, 식지 않는 열정을 바탕으로 축구판을 휩쓸며 겨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두 월드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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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5일), 호날두는 서른아홉 번째 생일을 맞았다. 우리 나이로 치면 불혹(不惑:40세)이다. 일반적 축구 선수라면, 이제 나이와 득점력은 반비례하기 마련인 시절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들어가는 나이를 비웃듯 매한가지의 몸놀림을 뽐낸다.
특히, 호날두의 기세는 아연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일반 범주의 선수들과 180°대척점에서, 비례 양상을 띠는 호날두다. 최근 폭발적 득점포가 다소 주춤한 형세의 메시와도 대조된다. 
메시, 호날두 돌아보며 줄곧 독주… 누적 골 수에서, 초라한 호날두 
5일(현지 시각),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은 흥미로운 통계를 발표했다. 메시와 호날두가 나이를 먹어 가며 득점력에서 어떤 흐름을 보였는지를 대조했다. 아울러 그 격차가 담고 있는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두 걸물이 어떤 형세의 각축전을 벌여 왔는지를 엿보았다(표 참조). 각각의 생일을 기준으로 한 득점 추이였다.
호날두는 1985년 2월 5일생이고, 메시는 1987년 6월 24일생이다. 호날두가 2년 4개월 19일 더 빨리 태어났다. 프로 1군 무대에도, 호날두가 나이만큼 두 시즌 더 빨리 데뷔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2002-2003시즌 모레이렌스전(2002년 10월 7일)에서, 메시는 스페인 라리가 2004-2005시즌 RCD 에스퍄뇰전(2004년 10월 16일)에서 각각 프로 마당을 밟았다. 지금까지 호날두는 21년 4개월간, 메시는 19년 4개월간 그라운드를 누벼 왔다.
막연히 엎치락뒤치락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으리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전체적으로, 메시가 앞서 나간 그림이었다. 특히 매해 생일을 기준으로 한 누적 골 수에선, 메시의 일방적 독주가 펼쳐졌다. 18세 한 해만 호날두가 앞섰다(5:1). 곧바로 19세 때 역전(11:6)을 이룬 메시는 이후 단 한 번도 누적 골 수에서 호날두에게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누적 골 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던 시기는 26세 때였다. 26세 생일까지 메시는 348골을 터뜨려 213골을 넣는 데 그친 호날두를 135골 차로 크게 따돌렸다. 1년 전, 25세 때 처음으로 세 자릿수 골 차(119골=279-160)를 만들었던 데서 더욱 간격을 벌렸다.
1년의 생일 주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메시가 가장 많은 골을 뽑아낸 시기도 이 무렵이었다. 25세에 82골을, 26세에 69골을 각각 그라운드에 수놓았다. 한마디로, 엄청난 골 폭발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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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힘입어 5년씩 묶은 연령대 득점에서도, 메시는 이때 호날두를 가장 큰 차로 제쳤다. 23~27세 시기에, 메시와 호날두의 격차는 물경 92골에 달했다(302-210골).
생일 주기로 50골 이상 넣은 해에선, 호날두가 한 번 더 많았다. 호날두는 메시보다 1년 늦은 26세 때 첫 50고지(53골)에 올랐다. 이후 27세(59골), 28세(67골), 29세(64골), 30세(60골), 31세(58골), 32세(54골), 33세(53골) 등 8년 연속 등정의 놀라운 기염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39세가 된 지난 1년 사이에 다시 한번 50고지(53골)를 밟았다.
메시는 24세 때 첫 ‘50고지’(57골)에 오른 뒤 25세(82골), 26세(69골), 28세(64골), 29세(50골), 30세(57골), 31세(51골), 32세(55골) 등 여덟 번 등정의 자취를 남겼다.
이상에서 엿볼 수 있듯, 계속 늘어나던 두 사람의 격차는 26세를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25~30세 보였던 세 자릿수 간격은 31세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37세에 이르러선 18골 차까지 확 줄어들었다. 물론, 메시가 37세가 되려면 아직 4개월 남짓 남았긴 해도, 그 차가 많이 감소했음이 엿보인다.
“나이야, 물러가거라!” 두 사람이 토하는 사자후는 여전히 전 세계 축구계에 진동한다. 더욱 높이 우뚝 솟으려는 두 거봉(巨峯)의 치열한 각축에 비례해 팬들은 갈수록 열기의 늪으로 깊숙이 빠져들어 가고 있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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