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군 입대, 그래도 6월까지 후회는 없다..."팀을 더 높은 곳에 올려놓고 가겠다" [오!쎈 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2.18 06: 40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25)는 후회 없는 두 달을 보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한동희는 2024년 2차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지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8일 서류전형에 합격하면서 오는 20일 체력 측정을 실시한다. 괌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동희는 지난 16일 청백전을 끝으로 괌 스프링캠프를 마무리 했다. 17일 휴식일을 보내고 18일 새벽, 귀국했다. 체력 측정을 치르고 한동희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다시 합류해 실전 연습경기에 나선다. 
한동희에게 피할 수 없는 시간이 왔다. 그동안 군 입대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들을 했지만 시기를 놓쳤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과 금메달을 노렸지만 대표팀 문턱에도 다가서지 못했다. 한동희에게 가장 중요했던 시기, 최악의 부진과 마주했다. 지난해 한동희는 108경기 타율 2할3푼3리(319타수 71안타) 5홈런 32타점 OPS .583의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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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더 이상 입대를 미루기 힘든 시점이 된 한동희는 올해 시즌 중 상무 입대를 결정했다. 구단, 김태형 감독과 논의를 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중 핵심 자원이 될 수 있는 선수가 군 입대로 이탈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들의 모든 의무를 저버릴 수도 없기에 운명에 순응하기로 했다. 만약 한동희가 6월까지 훌륭한 성적을 거둔다고 하더라도 상무 입대를 포기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듯 하다. “아마 그런 상황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올해 잘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라고 설명하는 한동희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운명을 조금이나마 밝게 만들기 위해 겨우내 부지런히 움직였다. 한동희의 야구가 6월에 끝나는 것도 아니기에 겨우내 꾸준히 자신을 가다듬었다. 특히 한동희의 롤모델이자 정신적인 지주와 다름이 없는 이대호의 도움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위치한 강정호 아카데미로 향해 타격 메커니즘을 뜯어 고쳤다. 지난해 손아섭(NC)의 부활을 이끌었고 올 겨울에도 김재환(두산), 박세혁(NC), 황재균(KT) 등이 타격 ‘일타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한동희도 정훈과 함께 강정호의 도움을 받기 위해 태평양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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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한동희는 좋은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미국에 다녀온 뒤 강정호 선배님과 했던 것들을 잘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치님도 적극적으로 치고 자신있게 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강정호 선배에게 듣고 배운 것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강정호에게 배운 중심이동과 메커니즘이 한동희가 아예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방황하며 잊고 있었던 점들을 다시 일깨워줬다. 그는 “원래도 알고 있었던 부분들이다. 하지만 경기를 계속 뒤다 보니까 약간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강정호 선배와 함게께하고 나서 이제 확실히 와닿는 느낌이다”라며 “내 능력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주찬 타격코치도 한동희가 배워온 부분을 크게 터피하지 않는다. 그는 “타이밍에만 신경쓰면 좋겠고 힘만 안 들이고 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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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과 함께하는 첫 시즌. 부임과 동시에 한동희를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지만 군대라는 수긍해야 하는 운명과 마주해야 했다. 한동희도 김태형 감독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다. 그는 “한 시즌을 다 치르고 가면 좋을텐데 중간에 가는 상황이이다. 어쩔 수 없지만 죄송한 마음도 크다. 팀에도 미안하다”라고 전했다.지난해와 같은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2022년 4월의 자신감과 지금의 자신감이 비슷하다”라고 말하는 한동희다. 2022년 4월, 한동희는 타율 4할2푼7리(89타수 38안타) 7홈런 22타점 OPS 1.249의 성적으로 월간 MVP를 수상했다. 김태형 감독도 “작년보다는 잘할 것이다”라는 말로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날 것이라고 믿었다.
한동희는 “작년이 많이 아쉬웠지만 이런 상황도 나에게 온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님과도 얘기를 하면서 작년과 같은 시즌이 다시는 안 나올 것 같다는 자신감도 되게 많이 주신다”며 “지금 좋다고 말씀도 해주시고 더 공격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선배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던 한동희였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동생들을 더 많이 챙기고 있다. 한동희도 이제 마냥 어리지만은 않은 선수다. 그렇기에 이제는 후배들에게 다가서려고 한다. 그는 “후배들도 많이 들어오고 선배님들에게 받아왔던 것을 이제는 후배들에게 베풀고 또 대화도 많이 하면서 힘든 게 없는지도 물어보고 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병규 코치님도 마무리캠프 때부터 ‘이제는 네가 후배들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후배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밥도 많이 사주고 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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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한동희다. 그래도 6월, 자신이 떠날 때 팀이 높은 곳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정말 좋았을 때의 느낌으로 6월까지 제가 잘 한다면 팀도 더 높은 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을 더 높은 곳에 올려놓기 위해 도움을 많이 주고 후배들도 잘 챙기면서 다녀와야 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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