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려고 비행기 시간까지 바꿨다!” 대만 유소년팀의 열정, 트로피로 보상받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4.02.19 07: 01

우승하려고 비행기 시간도 바꿨다. 대만도 유소년농구 육성에 진심이다.
아시아 각국의 유소년들이 모여 최강 클럽팀을 가리는 ‘NH농협은행 2024 아시안 유소년 농구 슈퍼컵’이 16일 강원도 홍천군에서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12개국, 90개팀, 4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홍천군과 홍천군체육회가 주최하고 KXO(한국3x3농구연맹)가 주관을 맡았다.
대회 3일째를 맞아 18일 오후 홍천군종합체육관에서 결승전이 개최됐다. U12부 결승전에서 토모농구교실(한국)과 피닉스(대만)가 맞붙었다. 한 쿼터 6분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피닉스가 토모농구교실을 64-22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사진] KXO 제공

피닉스는 빠른 속공을 주무기로 골밑을 주로 공략하는 팀이다. 선수들이 화려한 드리블 돌파로 저돌적으로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했다. 유소년농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유로스텝에 이은 리버스 레이업슛까지 구사했다.
대만팀이 개인기가 좋은 이유가 있었다. NBA G리그 산타크루즈 워리어스에서 뛰었던 키위 가드너(31)가 대만팀 스킬트레이너를 맡고 있었다. 가드너는 신장이 170cm에 불과하지만 대학시절 NCAA 파이널포 덩크슛 컨테스트까지 초청되었던 프로선수다. 2022년 호주프로농구 일라와라 호크스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스킬트레이너로 활약하며 대만과 인연을 맺었다.
[사진] 대만 코치와 키위 트레이너
우승 후 만난 키위는 “모든 경기는 다 경쟁적이다. 결승전도 좋은 분위기였다. 대만에서 훈련한 대로 경기에서 보여주려고 했다. 대만농구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 계속 발전하고 싶다”며 기뻐했다.
대만 선수들이 개인기가 좋은 이유를 물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게 최대한 강하게 훈련하려고 한다. 터프하고 피지컬하게 한다. 그러면 경기에서 더 쉽게 경기할 수 있다”며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승 뒷이야기가 있다. 원래 대만팀은 결승전이 열리는 날 오후에 대만으로 돌아가기로 비행편을 예약한 상태였다. 하지만 대만이 결승전에 올라가면서 비행기를 놓칠 수 있었다. 대만은 비행기 시간까지 조정하면서 우승에 진심을 보였다. 결국 피닉스는 슈퍼컵 트로피를 들고 대만에 가게 됐다.
키위는 “맞다. 원래 일찍 떠나려고 했지만 결승전이 있어서 비행기 시간을 조정했다. 우승이 더 중요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대만 피닉스는 처음 참가한 슈퍼컵에서 우승하며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 키위는 “난 원래 미국 오클랜드출신이다. 한국은 처음인데 아름다운 나라다. 특히 홍천은 눈도 있고 스키와 스노보드도 탈 수 있다. 주최측에서 우리를 잘 대해줘서 감사드린다. 한국에서도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온다고 들었다. 전세계가 스포츠로 소통하는 것이 보기 좋다”며 엄지척을 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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