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영원히 기억될 것"...'한화행' 류현진 향한 작별인사, 토론토와 4년 동행은 왜 아름답게 기억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2.22 15: 40

한화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화는 류현진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국내 최고 대우를 안겼다. 
2012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12년 만에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은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 선수로 나서게 된다.
류현진이 한화와 계약할 것이라는 소식은 이미 미국에도 퍼졌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류현진의 한화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사실상 끝났다”라면서 “류현진은 마지막 2시즌 부상의 영향을 받았다. 2022년 초반에는 팔뚝 문제와 싸웠고 6월에는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2023년 8월 류현진은 복귀했고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탄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에게 딱 한 번만 5이닝을 넘게 소화하라고 요구했다”라면서 “이는 37세 시즌에 맞이하는 FA 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샌디에이고와 뉴욕 메츠에게 빅리그 계약을 제안 받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예상만큼 시장의 관심이 견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토론토 SNS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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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 한화의 류현진 지명은 KBO리그와 한국 야구 역사의 시작이었다.
2006년 데뷔시즌, 30경기 201⅔이닝 18승6패 1세이브 204탈삼진으로 충격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신인왕과 MVP, 골든글러브를 모두 석권하면서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190경기 1269이닝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1238탈삼진이라는 기록과 함께 KBO리그 최정상에 섰다. 이 과정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쿠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면서 금메달을 이끈 주역이 됐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태극 에이스의 위상을 뽐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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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류현진은 어깨 관절 와순 파열 수술, 팔꿈치 웃자란 뼈 제거 수술 등으로 굴곡을 겪었지만 2019년 29경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면서 빅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126경기(125선발) 740⅓이닝 54승33패 평균자책점 2.98의 성적을 남기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선 류현진. 
리빌딩 과정을 겪고 있고 이제 선수단을 이끌 확실한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던 토론토가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시장에 뛰어들었고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동행을 시작했다. 
당시 토론토는 구단의 FA 투수 최고액 계약을 류현진에게 안겼다. 류현진을 향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었다.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서도 2006년 버논 웰스(7년1억2600만 달러), 2014년 러셀 마틴(5년 8200만 달러)에 이어 구단 역사상 3번째 규모의 대형 계약이었다.
토론토 로스 앳킨스 단장은 류현진을 영입하면서 “선발진을 어떻게 강화할까 계속 고민했다. 류현진보다 더 나은 선발 투수를 데려오기는 어렵다”라면서 “류현진에 대해 예전부터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인간으로서도 훌륭했다. 알면 알수록 정말 좋은 선수일 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면서 류현진이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베테랑 선수로서 젊은 선수단에 경험을 전수해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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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첫 시즌, 코로나19라는 악재와 마주했다. 단축시즌으로 리그가 펼쳐졌는데 유일한 캐나다 구단이었던 토론토는 국경 폐쇄로 토론토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 홈구장을 쓰는 악조건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러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의 성적을 거뒀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3위에 들었다.
토론토는 류현진 효과를 톡톡히 체험했다. 에이스로서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것은 물론 당시 어린 선수들의 멘토로서 자리매김했다. 
로스 앳킨스 단장은 2020년 시즌 도중, “정말 대단한 선수다. 유달리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특히 야구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서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환경 속에서 높이 평가받는 유머 감각을 갖고 있다”라고 류현진을 평가했다.
이어 “류현진은 모든 사람들을 밝게 만드는 방법을 갖고 있다. 매우 존경스럽고 사람들에게 잘 대해준다”며 “ 배우려고 하는 어린 투수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들 모두에게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들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항상 일관된 태도를 보여줬다. 류현진을 얻었을 때 생각했던 가치들보다 훨씬 낫다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류현진이 팀 내 엄청난 영향력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는 토론토가 씀씀이가 큰 빅마켓 구단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던 구단이었다. 그런데 류현진을 기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류현진을 영입한 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 확신을 얻은 토론토 구단은 좀 더 많은 돈을 선수단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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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론토가 영광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자 류현진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2021시즌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을 거둔 뒤 2022시즌 6월,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빅리그 커리어에 위기가 찾아왔다. 
모두가 빅리그 커리어가 이대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현지에서도 내심 복귀를 기대하면서도 부상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공존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불굴의 의지로 14개월 만에 돌아왔다.
2023년 8월에 돌아온 류현진은 11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으로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냈다. 후반기 다소 선발진이 흔들렸던 토론토는 류현진의 합류로 안정감을 되찾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등판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류현진과 토론토는 서로에게 아름다운 기억과 추억을 남기고 4년 간의 동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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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구단을 통해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류현진은 "저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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