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아는 황선홍 감독의 '겸직' 문제, KFA는 등한시...지나친 부담감은 오로지 황선홍 몫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2.28 08: 36

외신도 황선홍(56) 감독의 '겸직' 문제를 알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 뒤 브리핑을 통해 3월 동안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임시 감독'으로 황선홍 감독을 낙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월 21일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를 치른다. 5일 뒤인 26일엔 태국 원정 길에 오른다. KFA 관계자는 오는 3월 11일, 태국전에 나설 황선홍 체제의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 감독이 기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엔 빨간불이 켜졌다. U-23 대표팀은 당장 4월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해성 위원장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KFA 소속이거나 경험은 많지만, 현재 팀을 맡지 않고 있는 지도자가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라고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미 U-23 대표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현재 팀을 맡지 않고 있는 지도자'가 아니다. 황선홍 감독은 당장 4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U-23 아시안컵에 나서야 한다.
정 위원장은 "다른 나라 협회에서도 필요한 경우 A대표팀 감독이 23세 이하 동시 역임하기도 한다"라며 황 감독 선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대회를 앞두고 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치를 마지막 전초전에 매진하지 못하게 막은 꼴. 이런 상황은 결코 흔치 않다.
황선홍 감독은 당장 3월 말 아시안컵 전 마지막 평가전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KFA의 결정으로 A대표팀을 맡으면서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 U-23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에 속해 조 2위까지 올라가는 8강 토너먼트 진출도 쉽게 자신할 수 없다.
아시안컵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곧바로 따낸다. 4위로 대회를 마친다면 아프리카 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U-23 대회 특성상 변수가 많다. 어떤 팀이 어느 전력으로 대회에 나설지 예상하기 힘든 연령별 대회다.
한국 A대표팀은 태국과 2연전을 앞두고 있다. 아시안컵을 통해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보여준 태국 대표팀이지만,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한국 대표팀은 승리가 당연시되고 있다. 여기에 4월 치를 U-23 아시안컵 대회까지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황 감독에게 부여된 부담이 지나치게 큰 상황이다.
이러한 황 감독의 부담은 외신도 알고 있었다. 나이지리아 매체 '더윌'은 27일 "황선홍은 A대표팀 감독 이외에도 4월부터 열리는 AFC 아시안컵에 나설 U-23 대표팀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이번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하기에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외신도 아는 지나친 부담을 KFA와 전력강화위원회는 애써 무시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 예선이 촉박해 우려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코치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4월 예선을 치르는 데 부족함 없이 준비할 것이다. 대표팀도 잘 추스러 태국 2연전을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갑자기 지나친 부담을 짊어지게 된 황 감독이다.
올림픽 예선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월드컵 지역 예선 2경기까지 황선홍 감독이 떠맡게 됐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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