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다녀와서 패스에 눈 떴다…성장세 나도 깜짝 놀라” 전희철 감독이 극찬한 오재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4.03.06 07: 24

오재현(25, SK)의 성장세에 전희철 감독마저 깜짝 놀랐다.
서울 SK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105-76으로 크게 이겼다. 2연승을 달린 4위 SK(28승 18패)는 3위 LG(28승 17패)를 바짝 추격했다.
김선형이 여전히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SK를 받치고 있는 선수는 오재현이다. 주전 포인트가드로 올라선 오재현은 생애 최초 태극마크까지 달고 아시안컵 예선을 뛰었다.

[사진] KBL 제공.

오재현은 3일 KCC전에서 인생경기를 했다. 어시스트 9개를 뿌리면서 실책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3점슛도 3개 중 2개를 넣었다. 오재현은 13점을 올렸다. “오재현은 냅둬”라며 그의 슛을 견제하지 않았던 상대팀도 이제 큰 고민에 빠졌다.
누구보다 흐뭇한 사람은 전희철 감독이다. 김선형의 부재가 오히려 오재현의 성장을 돕는 촉매가 됐다. 전 감독은 “오재현이 정말 열심히 한다. 핑계를 대지 않는다. 공수에서 다 늘었고 속공전개 판단이 좋다. 미들슛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반겼다.
지난 시즌까지 벤치멤버였던 오재현이 이제 김선형 공백을 메우며 SK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전희철 감독은 “한 시즌 만에 이렇게 성장한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3라운드만에 확 성장했다. 비시즌에 오재현에게 1번을 맡겼는데 ‘앞으로 1번은 도저히 못 쓰겠다’고 했다. 국가대표에 다녀오고 패스까지 눈을 떴다”고 칭찬했다.
오재현은 불과 1년 만에 SK의 주전으로 도약했을 뿐만 아니라 태극마크를 달면서 올스타급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디까지나 김선형이 없기에 온 기회다.
전희철 감독은 “아무래도 워니가 있다보니 상대편이 오재현에 대한 견제가 덜하다. 더 편하게 경기하는 면이 있다. 그래도 이제 수비수 1.5명 정도를 당기다보니 어시스트도 많이 하는 것이다. 앞으로 김선형 같은 S급이 되려면 수비수들을 더 끌어모을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도 오재현의 성장을 인정했다. 그는 “오재현이 많이 성장했다. 예전에는 새깅(슛을 막지 않는 수비)을 했었는데 이제는 안한다”면서 인정했다.
현대모비스전에서도 오재현은 돋보였다. 그는 박무빈과 미구엘 안드레 옥존을 틀어막으면서 SK 공격을 이끌었다. 골밑에 빈틈이 생기면 과감하게 치고 들어가는 돌파도 좋았다.
3쿼터 후반 오재현이 공격리바운드를 따낸 뒤 골밑의 오세근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골이 되지 않았지만 오세근이 엄지척을 했다. 그만큼 오재현의 시야가 넓어지고 한층 여유가 생겼다. KBL 가드 중 오재현의 피지컬과 운동능력은 최고수준이다. 그는 원래 좋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까지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이날 오재현은 10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1스틸로 활약했다. 야투율도 45%로 준수했다. 최근 2경기에서 무려 16개의 어시스트를 뿌리며 실책은 단 2개였다.
오재현은 “국가대표에서 좋은 선수들과 뛰다 보니 농구하기 쉽다고 많이 느꼈다. 길이 너무 잘 보였다. SK에서도 좋은 선수들 많다. 혼자 해결하기보다 형들을 이용하면서 농구하면 더 쉽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턴오버 2개에도 만족 못한 오재현은 “안일하게 패스했다. 좀 더 성장하려면 그 부분도 없어야 한다. 비디오분석 하면서 패스타이밍을 본다. 한타임 빨리 패스해서 형들이 득점하면 팀이 더 잘 돌아간다”며 팀을 먼저 생각했다.
전희철 감독은 ‘오재현이 이 정도 선수로 클 줄 알고 뽑았냐?’는 질문에 “솔직히 몰랐다. 우리가 선수를 잘못봤다”면서 웃었다. 재능에 노력이 더해진 오재현은 4년차 시즌에 가능성이 터졌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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