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의 ‘배구 천재’ 배유나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긋지긋한 4연패 탈출과 함께 올 시즌 5전 5패로 절대적인 약세를 보였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6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현대건설과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가져왔다. 1승 이상의 의미가 담긴 승리였다.
30득점을 올린 부키리치를 비롯해 전새얀(14득점), 배유나, 문정원(이상 12득점), 김세빈(11득점) 등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배유나는 경기 후 SBS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저희가 올 시즌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오늘은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생각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같이 좋은 경기를 보여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배유나는 “감독님께서 ‘중간에 안 좋아도 마무리가 좋으면 좋은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좋은 경기로 올 시즌을 마무리 짓는다면 다음 시즌에는 초반부터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 승리가 더 기쁘다”고 했다.
또 “저희 팀이 범실이 많이 나와 범실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양효진과 모마의 공격을 어떻게 막을지 대비한 게 잘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막내 김세빈의 활약에 누구보다 기뻐했던 배유나는 “오늘 (이)윤정이가 분배를 잘해줬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에 임했다. 특히 (김)세빈이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저도 뿌듯했다. 세빈이에게 ‘네 덕분에 이겼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환히 웃었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배유나는 베테랑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 “봄 배구를 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쉽고 저희보다 팬들이 더 아쉬운 시즌일 것 같다. 저희가 다시 잘 준비해 다음 시즌에 봄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종민 감독은 “연패도 길었고 현대건설을 상대로 한 번도 못 이겼기 때문에 한 번은 이기고 끝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건 홈에서 마지막에 이기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