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아프면 무조건 자신있다"…'두부 골절→건초염→군 복무' 불운 다 잊은 롯데 196cm 히든카드, 4년 전 임팩트 재현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3.07 18: 40

“더 이상 손가락은 안 아팠으면 좋겠다. 안 아프면 정말 자신있다.” 
롯데 팬들이가 구단 관계자들은 모두 2020년 5월 17일 경기를 잊지 못한다.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던 이승헌(26)이 엄청난 구위를 뽐내면서 경기를 지배해 나가고 있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뒤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밸런스를 확실하게 잡았고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1군 선발 기회를 잡았다.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을 형성했던 패스트볼 구속은 140km 중후반까지 상승했다. 196cm 장신에서 내리 꽂는 공이 투심성 테일링이 걸리면서 묵직함을 뽐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배가 되면서 2이닝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3회말 1사 1,2루에서 정진호의 강습 타구에 머리를 강타 당했다. 이승헌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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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을 터뜨리려는 찰나 불운이 찾아왔다. 두부 미세골절에 미세한 출혈 소견까지 보였다. 구단 모두 이승헌의 구위에 놀라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9월 말 1군에 복귀한 뒤 7경기 더 등판했고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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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이승헌은 2020년의 구위를 더 이상 되찾지 못했다. 공을 던지는 오른손 중지 건초염 증세가 고질병이 되면서 꾸준한 피칭을 펼치지 못했다. 2022년 4월8일 두산전 선발 등판해 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이 해 8월, 군대를 해결하기 위해 현역 입대를 결심했다. 군 입대 전까지 그리고 지난 1월31일 전역했다.
군대라는 대한민국 남성의 최대 관문을 넘었다. 이승헌은 전역 후 곧바로 상동 재활군에 합류해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리고 건초염도 해결하기 위해 군 복무 기간 동안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7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이승헌은 “손가락이 조금 쉬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군대에서 몇개월 쉬어도 똑같았다.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휴가 기간 동안 민간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손목의 인대를 떼어내서 손가락으로 이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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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받았기에 당장 손가락 통증은 없다. 피칭을 할 때는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이승헌의 최대 스트레스가 사라진 상황. 수술도 했고 군 복무 기간에도 공을 거의 던지지 않았기에 다시 공 던지는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했다. 그는 “이제 손가락은 많이 나아졌고 괜찮다. 보강 운동도 계속 하고 있다”라면서 “공을 오랜만에 던지다 보니까 어색했고 적응이 잘 안됐다. 그래서 가볍게 던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제 막 길게 던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강하게 안 던지고 있다. ITP를 하면서 천천히 강도를 올리고 손가락 체크도 하고 있다. 웨이트도 많이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과거와 비슷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장 통증도 없기에 구단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롯데 구단은 5월에 맞춰서 이승헌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승헌도 동료들을 보면서 의욕을 다지고 있다. 현재 1군 투수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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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선수단 사이에서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군대가기 전보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라면서 “지금 1군 투수진이 너무 좋다. 각오를 단단히 해야할 것 같다”라면서 “지나간 과거는 잊고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손가락만 아프지 않으면 저는 정말 자신있다. 부상 안 당하는게 가장 간절하다. 부상만 아니면 전 정말 자신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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