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기 전 먼저 입 연 황선홍 감독, "이강인-손흥민 갈등, 코치진 포함 모든 구성원 문제..책임감 필요하다"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3.11 12: 09

황선홍(56) 대표팀 임시 감독이 이번 갈등이 손흥민(32, 토트넘)과 이강인(PSG)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목소리 높였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월드컵 2차예선 2연전에 나설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을 공식 발표, 황선홍 임시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명단 발표는 이강인의 발탁 여부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과 마찰을 빚어 징계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있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시안컵 당시 선수단 불화 문제는 국내 언론사가 아닌 외신에서 처음 보도됐다. 지난 14일 영국 '더 선'은 "손흥민은 아시안컵 탈락 전날 대표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더 선은 "본지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 스쿼드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활용되는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이강인도 손흥민이 불만을 제기한 '젊은 선수'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KFA는 "더 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다"라고 인정하며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자리를 일찍 뜨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현했고, 젊은 선수들이 이에 반발,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에 누가 얽혔고 무슨 상황이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당시 KFA와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KFA는 이강인과 손흥민의 불화를 인정한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잠적했다. 이에 따라 오현규, 조규성 등 일부 '젊은' 선수들의 소셜 미디어엔 추측성 '악플'이 달렸다.
이에 관해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16일 "징계 사유 조항을 살폈다. 소속 선수가 아니기에 소집을 안 하는 징계밖에 없다"라고 설명한 뒤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그가 이 방안을 잘 논의해야 한다"라며 협회가 아닌 감독 개인에게 선수들의 분쟁 및 징계 문제를 떠넘겼다.
징계는 없었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믿었다. 이강인은 사건 이후 대표팀 멤버 전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사과를 전했고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과 만남을 가졌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다시 한 번 이강인과 합을 맞추게 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 선발과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궁금해하시는 이강인과 관련해서는 두 선수와 직접 소통했다"라며 이강인, 손흥민과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이강인은 축구팬 여러분들과 선수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 손흥민도 선수를 보듬고 화합해서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 그래서 선발했다"라고 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어 "이런 일이 두 선수만의 문제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등 모든 팀 구성원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태국 2연전을 다시 하나된 모습으로, 국민분들께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황 감독은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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