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아닌 놀이' WC 예선 앞둔 韓, 선수들 보호 필요한 시간.. 아르헨&레알도 결승 전날 카드 즐겼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3.14 05: 44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3일 언론에 보도된 대표팀 카드놀이에 대해서 "통상적으로 장기간의 합숙 훈련을 하는 경우 마련하는 휴게실서 진행된 것이다"라면서 "금액도 목적도 모두 도박이 아닌 건전한 교류에 가깝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대회 중 하나로 손꼽힐만 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야심차게 나섰지만 조별리그부터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

조별리그에서도 1승 2무에 그쳤던 한국은 16강 사우디 아라비아전(승부차기 승)과 8강 호주전(연장 2-1 승) 모두 극적으로 살아남아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러나 4강서 조별리그서 만났던 요르단에게 0-2로 패하면서 그대로 탈락했다.
대회가 끝나고 진정한 악몽이 시작됐다. 클린스만 감독을 두고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던 와중에 해외 외신에서 이강인과 손흥민의 불화설이 보도됐다. 이는 이강인과 손흥민의 화해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로 종결됐지만 한국 축구에게는 최악의 한 달이었다.
이러던 중 아시안컵 기간 도중 선수단과 KFA 직원이 카드 게임을 한 것이 알려졌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전지훈련 중에, 선수 3~4명과 직원 A씨가 한국에서 가져온 칩을 사용해 카드 놀이를 한 것이 알려졌다.
이를 두고 선수들이 대회 기간 동안 도박을 즐겼다는 등 여러 가지 추측성 의혹이 제기됐다. 단 이는 사실과 다르다. 취재 결과 어디까지나 소액이였고 '칩'은 교환의 목적이었다. 실제로 한국을 떠나 모든 팀도 훈련 이후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이 당연지사다.
또한 대표팀도 평소 다른 국제 대회 기간 훈련 기간말고 휴식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도박이 아닌 단순한 카드 게임에 가깝기에 비난할 이유가 없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축구를 못했다는 '괘씸죄'로 괴롭히는 것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아시안컵에 뽑힌 '성인' 선수들은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되는 아이나 로보트가 아니다. 여가 시간 동안 카드를 포함해서 충분히 유희 거리를 즐길수도 있다. 특히 전지 훈련 기간이라면 오히려 팀워크를 위해서 서로 어울리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표팀 휴게실에는 단순히 카드말고도 게임기나 보드 게임, 노래방 기기, 윷놀이 등이 마련된 곳이었다. 실제로 선수들은 해당 카드 게임을 즐기고 승자가 근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함께 논 선수들의 커피를 주문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건전한 교류 활동의 일환이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우승팀 아르헨티나는 결승 전날 선수들끼리 카드를 쳤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전날 루카 모드리치나 토니 크로스, 카세미루 같은 베테랑들이 카드를 치기도 했다. 적당한 여가 활동은 오히려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 역시 월드컵이나 다른 아시안컵, 올림픽, 아시안 게임 등에서 훈련 시간을 제외하곤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만약 각자 개인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훈련에 악영향을 끼치면 모를까 적어도 이번 대표팀 게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KFA 관계자는 OSEN과 전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선수단 내에서 카드 게임을 한 것은 맞다"라면서 "하지만 절대 도박이 아니다. 장소나 금액 등 모두 선수들의 교류 활동의 연장선이었다. 그러니 선수들에 대한 무분별한 추측이나 비난은 자제해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선수 보호를 최우선으로 부탁한 KFA 관계자는 "선수들끼리 단순한 내기를 통해 몇 만원 정도를 걸고한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선수들만 들어갈 수 있는 휴게실에 지원 스태프도 들어간 것이 확인되어 대회 종료 후 내부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고 전후 사정에 대해 공개했다.
KFA 관계자는 "대표팀 기간 내에 발생한 이슈로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길 요청드린다"라면서 "선수들이 대회 기간 동안 무리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여가 시간에 한 행동이다. 순수한 교류 활동에 가깝다"라면서 강조했다.
이번 대표팀의 아시안컵이 분명히 실패한 것은 맞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선수 탓만은 절대 아니고 한국 축구 모두의 실패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전 대회에 대한 비판보다는 이제 이런 일이 없도록 한국 축구 전반의 각성이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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