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겹다" 아스날 DF, 국대 소집 거절→비난 폭발..."다시는 조국을 위해 뛰지 마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16 12: 17

"역겨운 일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 다시는 그를 뽑아선 안 된다."
벤 화이트(27, 아스날)가 잉글랜드 대표팀 발탁을 거부한 뒤 맹비난을 받고 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15일(한국시간) 3월 A매치(브라질, 벨기에전)를 앞두고 소집 명단 25인을 발표했다. 주장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해 '초신성'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PL) 1위팀 핵심 수비수 화이트는 제외됐다. 대신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A매치 경험이 없는 재러드 브랜스웨이트(에버튼)와 루이스 덩크(브라이튼)과 조 고메즈(리버풀), 에즈리 콘사(아스톤 빌라), 존 스톤스(맨체스터 시티), 매과이어로 수비진을 꾸렸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를 벤치로 보낸 에릭 다이어는 포함되지 않았다.
화이트가 뽑히지 않은 이유는 차출 거부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 따르면 화이트 본인 스스로 대표팀 발탁 거부 의사를 밝혀서 소집할 수 없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형식상으로는 화이트가 발탁될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지난 주 존 맥더모트 잉글랜드축구협회(FA) 디렉터가 에두 아스날 디렉터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화이트는 지금 대표팀에 포함되고 싶지 않다고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말 망신스러운 일이다. 화이트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수다. 그가 브라이튼에서 뛸 때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대회에 데려갔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함께했던 선수"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카타르 이후에 화이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왜냐하면 그를 선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화이트 측은 분명히 말을 아꼈다. 왜 그런지 완전히는 모르겠다"라며 "하지만 존중해야 한다. 난 그가 돌아올 길을 열어두고 싶다. 그는 좋은 선수고, 대표팀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지금은 그를 선발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우리 사이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화이트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뒤 갑작스레 중도 하차했다. 당시에는 개인 사정이라고만 알려졌지만, 추후 스티브 홀랜드 대표팀 수석코치와 불화를 겪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화이트는 홀랜드 수석코치와 언쟁을 벌였고, 폭언을 듣기까지 했다. 팀 미팅 도중 홀랜드 수석코치가 공개적으로 그를 지적하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화이트가 UEFA 유로 2020과 카타르 월드컵에서 1분도 뛰지 못한 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홀랜드 코치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사에서 언급됐지만, 난 좋아하지 않는다. 감독으로서 어떤 이유에서든 나에 대한 거짓말은 참아야 한다. 하지만 내 핵심 코칭 스태프에 대해선 준비되지 않았다. 그건 화이트가 함께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대로라면 화이트의 UEFA 유로 2024 출전도 어려운 상황.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일단 가능성을 닫진 않았다. 그는 "화이트가 유로 2024에 출전하는 문이 활짝 열리길 원한다. 그는 이 팀에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있는 선수들에게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적다.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분명히 지금으로선 (화이트의) 6월 합류가 어려울 것이다. 다른 선수들은 계속 팀에 합류해 꾸준히 뛸 것이다.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여정을 끝까지 함께한 선수들을 평가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상황에서 그렇게 해왔다"라고 인정했다.
잉글랜드 현지에서도 화이트의 대표팀 거부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대표의 무게를 무시했다는 것. 다이어처럼 공개적으로 대표팀 승선 희망을 밝히고도 아쉬움을 삼킨 선수들이 있기에 더욱 비교되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선배인 스탄 콜리모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디 애슬레틱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말 수치러운 일이다. 모든 선수들이 화이트처럼 행동한다면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나라를 대표해 소집된 건 영광스러운 일이고, 주전이든 후보든 뽑히고 싶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콜리모어는 "한 선수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믿을 수 없도로 실망스럽다. 하지만 대표팀에 큰 손실은 아니다. 화이트는 아스날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확실히 다재다능한다. 그러나 카일 워커나 존 스톤스를 제칠 방법은 없다"라며 "화이트는 기회를 거절했기 때문에 누가 감독이든지간에 다시는 그를 소집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리 레드냅 전 감독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는 '토크 스포츠'에 출연해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아직 문은 열려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을 아주 쾅 닫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레드냅은 "화이트는 조국을 위해 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는 월드컵에 갔다가 팀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다"라며 "미안하지만, 기회는 끝났다.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뛰고 싶지 않은가? 100경기 넘게 뛴 바비 무어에게 말해보라"라고 덧붙였다.
레드냅은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조국을 위해 뛰고 싶지 않은 모든 위대한 선수들에게 가서 말해라. 내 생각엔 역겨운 일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만약 화이트가 출전하고 싶지 않다면, 괜찮다. 더 이상 출전하지 마라. 정말 고맙다"라고 조롱했다.
끝으로 레드냅은 "당신은 조국을 위해 뛰는 일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만약 뛰고 싶지 않다면, 잉글랜드를 위해 뛸 다른 사람들이 많다. 만약 출전하길 원치 않는다면, 그게 끝이다. 내가 지금 사우게이트감독이라면 '정말 고맙다. 다시는 널 귀찮게 하지 않으마'라고 말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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