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후유증' 지우기 나선 황선홍...선수단 면담부터 '차근차근' [오!쎈 고양]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3.19 06: 50

황선홍(54) 대한민국 대표팀 임시 감독이 반창고 붙이기에 나선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 소재의 호텔에 소집했다. 소집 완료 후 오후 4시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에 대비한 첫 훈련에 임했다.
21일 태국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를 경기는 북줌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C조 3차전, 26일 원정에서 치를 경기는 4차전이다. 태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를 5-0, 중국을 3-0으로 꺾으며 승점 6점을 확보한 상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18일 대표팀은 총 23명의 소집 인원 중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즈베즈다),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헨트) 6명을 제외한 17명이 모여 훈련에 돌입했다.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은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홍현석과 조규성, 이강인은 19일 한국 땅을 밟는다.
아시안컵이 마무리되고 3월 소집을 앞둔 현재까지 A대표팀은 둘러싼 논란,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아시안컵 내내 졸전을 펼쳤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달 16일 정몽규 KFA 회장은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서서 클린스만의 경질을 발표했다.
당시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클린스만의 경질 이유를 알렸다.
클린스만의 경질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들이 불화 문제도 터졌다. 팀의 '주장' 손흥민과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의 마찰이 알려진 것.
손흥민의 손가락 테이핑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달 6일 한국과 요르단의 AFC 아시안컵 4강 경기다. 손흥민은 오른손 중지와 검지를 테이핑한 채 경기에 나왔다.
지난달 영국 '더 선'은 "본지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 스쿼드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활용되는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이강인도 손흥민이 불만을 제기한 '젊은 선수'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직접 만나 화해했다. 지난달 21일 손흥민은 "이강인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어릴 적에는 많은 실수를 했다.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을 다시 하지 않도록 나를 포함한 대표팀 선배와 주장 모두가 더 좋은 사람,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살펴 주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강인은 손흥민 이외에도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모든 멤버들에게 연락해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끝이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카드 게임 논란'이 불거졌다. KFA는 "통상적으로 장기간의 합숙 훈련을 하는 경우 마련하는 휴게실서 진행된 것이다"라면서 "금액도 목적도 모두 도박이 아닌 건전한 교류에 가깝다"라며 빠르게 해명했다. 
선수단 외적으로 어수선했던 한 달이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여기에 선수단 구성 변화도 크다. KFA는 지난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과 비교해 12명이 빠지고 9명이 승선했다.
바뀐 멤버를 살펴보면 아시안컵 내내 경기력 비판에 시달렸던 박용우(알아인)와 이기제(수원삼성)가 빠졌고 정승현(알와슬), 김태환(전북현대), 김주성(서울),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 김승규(알샤밥), 이순민(대전), 문선민(전북현대), 황희찬(울버햄튼) 12명이 빠졌다.
추가된 멤버는 주민규, 이명재(이상 울산), 송민규(전북), 정호연(광주), 백승호(버밍엄), 김문환(알두하일),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수원FC), 이창근(대전)으로 총 9명.
잡음도 많았고 바뀐 멤버도 많다. 선수단 내-외적으로 신경쓸 것이 많은 황선홍 감독이다. 
18일 만난 황선홍 감독은 선수단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하나된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은 "먼저 다 소집이 안 된 상태기 때문에 긴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교감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 감독은 "운동장에 나오면 좀 밝고 유쾌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이야기했다. 전체 선수들이 다 모이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먼저 우리가 실망시켜드린 부분에 대해 만회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얘기했을 때 굉장히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심적으로도 어려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나 축구 팬 여러분들께서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집중해서 경기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와 우리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소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모두 합류한 시점에서 명쾌하게 해석하고 훈련하고 경기할 생각"이라며 짚어야 할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이야기했다.
황선홍 감독은 '주장' 손흥민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볼 생각이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이 마무리된 직후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 미래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에 팬들은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황선홍 감독은 "제가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갖고 있는 생각도 듣고 싶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라며 손흥민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황 감독은 "손흥민 선수는 주장으로 계속 간다"라며 손흥민의 주장 체제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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