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A도 아니고 더블A 강등이라니…고우석 마이너 거부권은 내년부터, 구단 배려에 응답해야 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3.23 06: 35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한 고우석(26)이 마이너리그 트리플A가 아니라 더블A에서 시즌 시작한다. 두 단계나 강등됐지만 알고 보면 샌디에이고 구단의 배려가 담겨져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고우석의 개막 로스터 탈락 소식을 전하면서 트리플A가 아니라 더블A로 보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타자 친화적인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PCL)가 아니라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고우석이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가 속해 있는 PCL은 몇몇 곳을 빼고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들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에도 리그 타율 .272, OPS .822로 타자들이 득세했다. 리그 평균자책점이 5.69에 달한다. 또 다른 트리플A 리그인 인터내셔널리그의 타율(.261), OPS(.794), 평균자책점(5.17)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타고투저 리그인지 알 수 있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2024.03.16 /sunday@osen.co.kr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3.20 /jpnews@osen.co.kr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야구운영사장 겸 단장은 “고우석은 예년보다 몸 상태를 완전하게 끌어올리는 게 약간 늦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는 약속을 했고, 이것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라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고우석을 얻고 싶다”고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프렐러 단장은 “2021년 김하성도 학습 곡선을 그리며 적응하는 과정이 있었다. 첫 해에는 메이저리그 게임 스타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곳은 매우 재능 있는 리그”라며 “고우석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KBO에서 보여줬던 능력을 이제는 조금 더 일관성 있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샌디에이고는 시즌 초반부터 고우석이 불펜에서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짧은 오프시즌과 스프링 트레이닝으로 인해 KBO에 익숙했던 것과 다른 야구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고척돔을 4년 만에 찾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우석은 친정팀 LG 상대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게임에서 5-2로 승리했다. 김하성이 투런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해결사였다. 고우석이 9회 마무리로 등판해 투런 홈런을 맞았지만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이로써 샌디에이고는 전날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팀 코리아'에 1-0 승리에 이어 스페셜 게임 2연승을 기록했다. 9회말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2024.03.18 /jpnews@osen.co.kr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진행됐다.9회말 1사 1루에서 샌디에이고 고우석이 LG 이재원에 투런포를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4.03.18 / jpnews@osen.co.kr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도 지난 20일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앞두고 고우석의 로스터 제외를 결정한 뒤 “우리 불펜 뎁스가 상당히 깊어졌다. 이 점이 고우석 탈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오프시즌을 조금 늦게 시작했고, 캠프에서 다른 선수들만큼 빨리 몸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시즌 중 어느 시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고우석의 몸 상태가 아직 완전치 않다는 평가다.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 1월4일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에 계약했다. 비자 발급이 늦어 2월9일에야 출국한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스프링 트레이닝 투수조 소집 일정은 가까스로 맞췄지만 시차 적응 등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에 샌디에이고 구단도 고우석에게 시간을 주고 시범경기 첫 7경기를 건너뛰었다. 지난 1일에야 시범경기 등판에 나선 고우석은 그러나 5경기 1패 평균 자책점 12.46으로 크게 부진했다. 4⅓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8개를 맞으며 2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흔들렸다.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스페셜 게임에서도 옛 동료 이재원에게 홈런을 맞으며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한 게 결정타였다. 
고척돔을 4년 만에 찾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고우석은 친정팀 LG 상대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게임에서 5-2로 승리했다. 김하성이 투런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해결사였다. 고우석이 9회 마무리로 등판해 투런 홈런을 맞았지만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이로써 샌디에이고는 전날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팀 코리아'에 1-0 승리에 이어 스페셜 게임 2연승을 기록했다. 경기를 마치고 샌디에이고 마차도가 고우석을 격려하고 있다. 2024.03.18 /jpnews@osen.co.kr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2024.03.19 /sunday@osen.co.kr
개막 로스터 탈락도 충격 속에 덕아웃만 지키다 서울시리즈를 마친 고우석은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시즌을 맞이한다. 타자 친화적인 트리플A PCL보다 부담은 덜하지만 여기서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진짜 입지가 위험해질 수 있다. 내년 시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에 포함한 고우석이지만 올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 이게 독이 될 수 있다. 
마이너 거부권이 없다면 옵션을 통해 마이너리그에 남을 수 있지만 거부권에 대한 부담으로 구단이 아예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보장 575만 달러에 계약하며 2년차 시즌부터 마이너 거부권 넣은 투수 윤석민이 트리플A에서 1년만 뛰고 방출돼 KBO리그로 복귀한 케이스가 있다.
고우석으로선 어떻게든 반등해서 빅리그에 올라가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시즌 계약도 장담할 수 없다. 서울시리즈 개막 2경기에서 구원 평균자책점 6.94로 불펜이 불안했던 샌디에이고로서도 고우석이 빠르게 반등해 콜업되는 게 가장 좋다.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 앞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고우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03.20 /jpnews@osen.co.kr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2023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샌디에이고 고우석이 캐치볼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4.02.12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