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고민은 불펜” 우려가 현실로…밀어내기 볼넷→ERA 27.00, 제2의 오승환 왜 맥없이 무너졌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3.24 08: 15

‘58억 FA’ 김재윤(삼성)의 뒤를 이어 KT 위즈 마무리를 맡은 박영현이 개막전에서 대거 4점을 헌납하는 악몽을 경험했다. 
박영현은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 최악투로 패전투수가 됐다. 
박영현은 2-2로 팽팽히 맞선 9회 손동현의 뒤를 이어 바통을 넘겨받았다. 시작은 깔끔했다. 선두 강한울의 헛스윙 삼진을 시작으로 후속 김영웅을 좌익수 뜬공, 김지찬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손쉽게 이닝을 끝냈다. 직구, 체인지업 투피치를 앞세워 공 10개로 9회를 이른바 ‘순삭’했다.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공식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이날 경기는 삼성 라이온즈가  KT 위즈를 상대로 연장 혈전 끝 6-2 승리를 거뒀다. 연장 10회초 1사 만루 케이티 박영현이 강판되고 있다. 2024.03.23 / ksl0919@osen.co.kr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공식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연장 10회초 2사 만루 삼성 김영웅의 2타점 적시타 때 2루주자 김현준이 득점을 올린 뒤 더그아웃에서 박진만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03.23 / ksl0919@osen.co.kr

개막전부터 멀티이닝은 무리였을까. 박영현은 여전히 2-2 동점이던 연장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구자욱, 데이비드 맥키넌 상대로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강민호를 자동고의4루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택했지만 대타 김현준 상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류지혁에게 6구 끝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박영현은 위기에서도 과감히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데뷔 3년 만에 마무리를 꿰찼지만 이날은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공식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연장 10회초 1사 만루 KT 박영현이 삼성 류지혁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아쉬워하고 있다. 2024.03.23 / ksl0919@osen.co.kr
박영현은 2-4로 뒤진 10회 1사 만루에서 강건과 교체되며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23개. 이후 강건이 김영웅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는 불운까지 겪었다. 박영현의 평균자책점이 27.00까지 치솟은 순간이었다. 
신인 시절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로 전국구 스타가 된 박영현은 지난해 한층 향상된 기량을 앞세워 68경기(75⅓이닝) 3승 3패 4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2.75의 호투를 선보였다.
베테랑 노경은(SSG)을 2개 차이로 따돌리고 KBO 최연소 홀드왕을 차지했고, 노경은, 임기영(KIA), 김명신(두산)에 이어 불펜 최다 이닝 4위에 올랐다. 여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라는 귀중한 경험까지 쌓았다.
박영현은 2024시즌 KT 뒷문을 책임질 클로저로 전격 발탁됐다. 부동의 마무리투수였던 김재윤이 스토브리그서 4년 총액 58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며 공백이 생겼고, 이강철 감독은 장고 끝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에서 박영현에게 마무리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공식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KT 이강철 감독이 미소짓고 있다. 2024.03.23 / ksl0919@osen.co.kr
박영현은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던 작년 스프링캠프와 달리 올해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왔다. 기장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늘 “내가 원하는 수준만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라고 고민했던 그였다. 시범경기 또한 첫 경기였던 9일 LG전에서 1⅓이닝 1실점으로 흔들리며 고민을 가중시켰던 터. 
박영현은 12일 SSG전과 15일 한화전에서 나란히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시 시즌 전망을 밝혔지만 개막전에서 종전 3실점을 넘어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경신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공식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4.03.23 / ksl0919@osen.co.kr
박영현 뿐만이 아니었다. 오프시즌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110순위 신화’ 강건마저 시범경기 막바지 부진이 개막전까지 이어졌다. 스프링캠프에서 남다른 구위를 뽐내며 데뷔 첫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는 기쁨을 안았지만 만루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취재진과 만나 “불펜진의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았다. 걱정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리고 그 우려는 안타깝게도 개막전에서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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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공식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이날 경기는 삼성 라이온즈가  KT 위즈를 상대로 연장 혈전 끝 6-2 승리를 거뒀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삼성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0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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