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평양 경기 취소' 북한, 0-3 몰수패 사실상 확정...FIFA 징계위 회부된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24 10: 35

 막무가내 행보를 펼치던 북한 축구가 0-3 몰수패라는 철퇴를 맞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IFA 월드컵 예선 사무국은 북한과 일본 경기를 치르거나 일정을 재조정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 북한축구협회가 3월 26일로 예정된 일본과 예선전을 더 이상 개최할 수 없다고 발표한 뒤 이 문제는 FIFA 월드컵 예선 사무국에 회부됐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FIFA는 "북한축구협회가 확정한 대체 홈 경기장이 없고, 이번 경기를 연기할 수 있는 일정적 여유도 부족하다. 해당 사항 및 경기 결과는 FIFA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북한의 0-3 몰수패 확정이나 다름없다. FIFA가 해당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고 못박은 만큼 경기 주최 책임이 있는 북한 측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AP 통신도 "FIFA는 북한이 0-3 몰수패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라고 전했다.
북한과 일본은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4차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 측에서 갑자기 홈 경기 개최 불가를 선언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는 일본이 홈에서 북한을 1-0으로 잡아낸 지난 21일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표팀은 22일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해 북한으로 넘어갈 계획이었나 모두 꼬이게 됐다.
다토 윈저 존 AFC 사무총장은 "경기는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라며 중립지 개최를 추진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AFC는 22일 "북한-일본 경기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라며 "FIFA와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내린 결정이다. 이제 이 문제는 FIFA 관련 위원회에 회부된다"라고 전했다.
일본 선수단은 어쩔 수 없이 해산을 택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이번 결정에 따라 대표팀은 3월 22일로 (3월 A매치) 활동을 종료하게 됐음을 알린다. 이번 경기에 대해 어떤 처분이 나올지는 확정되면 다시 알리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일본 축구계의 예상대로 경기가 전면 취소되면서 사실상 북한의 몰수패가 선언됐다. 일본으로서는 평양 원정 경기를 소화하지 않고도 3-0 몰수승을 거두게 된 셈. 이로써 일본은 승점 12점(4전 전승)을 확보하며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반면 북한은 1승 3패로 승점 3점에 그치면서 3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26일 열리는 시리아(승점 4)와 미얀마(승점 1) 경기 결과에 따라 최하위가 될 수도 있다. 
한편 북한이 일방적으로 홈 경기 개최 불가를 통보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신영남 북한 감독도 21일 일본전에서 0-1로 패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에서 앞으로 일에 대해서 말하는 건 삼가고 싶다"라며 말을 아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북한은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극증성 용혈성 연쇄상구균 감염증(STSS) 확산 방지 조치를 이유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측에서 일본을 직접 방문한 점과 일본 내 STSS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여러 추측이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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