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DF가 김민재" 분노했던 무리뉴, 3년 만에 소원 성취?..."투헬 자르고 무리뉴 데려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02 07: 19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 경질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 대안으로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그가 3년 전 강력히 원했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와 결국 만나게 될까.
바이에른 뮌헨은 31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7라운드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데어 클라시커'에서 0-2로 완패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리그 기준 홈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패한 건 지난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공식전 3연승이 끊긴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60점에 머물렀다. 선두 레버쿠젠(승점 73)과 격차는 무려 13점으로 벌어졌다. 이제는 오히려 3위 슈투트가르트(승점 57)와 4위 도르트문트(승점 53)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실상 리그 우승은 물건너갔다. 이제 레버쿠젠은 3승만 더 거두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분데스리가 12연패를 노리던 바이에른 뮌헨으로선 생각도 못했던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해리 케인과 김민재를 데려오며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기대를 받았지만, 현실은 무패 우승에 도전하는 레버쿠젠의 들러리 신세였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이미 우승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도르트문트전 패배 후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은 분명히 끝났다. 당연하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우리는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다. 몇 점이나 뒤처져 있나? 13점?"이라며 "레버쿠젠의 우승을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투헬 감독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시즌 내내 이어진 부진한 경기력, 선수단과 불화로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합의했다. 최근에는 라치오와 마인츠, 다름슈타트를 상대로 3연승을 달리며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투헬 감독은 이번에도 김민재 대신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우려한 대로 뒷공간 커버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무릎 꿇었다. 팬들도 후반 막판 추가골을 내주자 우르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카를하인츠 루메니게의 말대로 리그 최하위 팀들을 잡아내고 좋아할 때가 아니었다.
투헬 감독을 지금 당장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빌트'의 칼럼니스트 알프레드 드락슬러는 바이에른 뮌헨이 투헬 감독을 즉시 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도르트문트전 이후 투헬을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가 떠나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더 빨리 그렇게 했어야 했을 수도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드락슬러는 "경기 후 투헬이 한 말은 그야말로 무력감이었다. 그가 더 이상 이 팀을 통제할 수 없고, 일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라며 "바이에른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 지금 같은 경기력과 태도라면 아스날과 UCL 두 경기 다 패할 것이다. UCL 우승을 원한다면 계속 나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했던 디트마어 하만도 "구단은 무엇이 최선이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투헬이나 막스 에베를 단장, 해리 케인, 요주아 키미히가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에 관한 이야기다. 이 팀은 유럽 최고의 8팀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 현재 아스날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조합인지 확인해야 한다. 보드진은 앞으로 몇 주 동안 투헬과 함께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이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최하위권 두 팀과 흔들리는 라치오를 이겼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아스날과 격돌한다. 하만은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할 수 있을지 묻는 말에 "아니다. 어제 경기를 봤을 것이다. 몇 주 동안 새로운 감독을 데려올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시장에는 여러 감독이 있다"라고 답했다.
하만이 추천하는 소방수는 바로 경험 많은 무리뉴 감독이었다. 그는 포르투와 첼시,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수많은 팀을 거치며 우승 청부사로 활약했다. 최근 AS 로마에서 경질당하긴 했지만, 지도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하만은 "나는 무리뉴를 생각하고 있다. 그에 대해 무엇이든 생각할 수 있지만, 첼시에서는 선수들이 그를 사랑했다. 기술적 관점에서도 뛰어난 사람이다. (무리뉴의) 2년, 3년 또는 5년 계약은 최근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도르트문트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약간의 자극이 필요하다"라며 단기 계약을 주장했다.
과거 바이에른 뮌헨에서 선수단 관련 업무를 맡았던 미하엘 레쉬케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는 "무리뉴는 동기 부여의 예술가이고 카리스마도 있다. 말할 것도 없이 그가 해결책이다. 이게 바로 바이에른 뮌헨이 추구해야 할 접근 방식이다.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라고 지지를 보냈다.
누가 오든 간에 투헬 감독이 떠난다면 김민재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유독 다이어-더 리흐트 조합에 굳은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새로운 감독이 온다면 처음부터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이미 벤치로 밀려난 김민재로선 나쁜 소식이 아니다. 
특히 무리뉴 감독은 김민재의 실력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로마에 부임한 뒤 "나는 토트넘 시절(2019~2021) 김민재를 원했고, 그와 영상통화도 했다. 당시 베이징은 1000만 유로(약 145억 원)를 요구했다. 700만 유로(약 102억 원)에서 800만 유로(약 116억 원)면 그를 영입할 수 있었지만, 토트넘은 500만 유로(약 73억 원)만 제시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나폴리에서 뛰는 쓰레기 같은 수비수가 바로 김민재"라는 반어법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만과 레쉬케의 말대로 무리뉴 감독이 소방수로 부임한다면 김민재를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는 다이어나 더 리흐트와 달리 빠른 발과 뛰어난 예측 능력으로 넓은 뒷공간을 수비하는 데 강점을 가진 선수다. 아스날을 비롯한 강팀과 맞대결에서 진가를 보여줄 수 있다.
일단 무리뉴 감독은 감독직 복귀 의사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최근 유럽축구 이적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와 인터뷰를 통해 "난 소속팀이 없고 자유롭다. 여름에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다. 축구에선 절대 거절이란 없다. 난 어디서든 지도할 수 있다.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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